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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호기심과 관심.

 

헤로데가 주님을 만나보고 싶어 했다는 것은 루카복음에만 나옵니다.

주님께서 사형선고 받기 전 헤로데에게 보내졌다는 것도

루카복음에만 나오는데 헤로데가 보고 싶은 것은

소문으로 들은 주님의 기적들을 자기 눈으로 보고 싶은 거였고,

주님께서 소문으로 들은 바로 그런 분이신지 보고 싶었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복음의 다른 곳에서

기적을 요구하는 세대를 악한 세대라고 꾸짖으신 적이 있는데

헤로데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고

그래서 실제로 헤로데와 주님께서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주님께서는 무 대꾸 하셨고 헤로데도 주님을 조롱만 하고 돌려보냅니다.

 

주님께서 왜 헤로데에게 무 대꾸 하셨겠습니까?

그것은 헤로데가 기적만 구하는 악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뿐 아니라

그가 보고 싶어 한 것이 관심이 아니라 호기심일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은 옛날 수덕생활에서는 삼가 해야 할 것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호기심이란 사전적인 정의로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이고,

영성적으로는 하느님이 아닌 세상 것들을 쫓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전자기기가 나오면 무척 궁금해 하고

결국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것도 이런 호기심 현상입니다.

그런데 늘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소유하려고 하니

이미 갖고 있는 것은 금시 싫증이 나고 나쁜 것, 곧 악이 되잖겠습니까?

 

그러니 호기심과 관심의 차이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과의 차이와 같습니다.

대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는

좋아하는 것이나 사랑하는 것이 마찬가지만

좋아하는 것은 소유하기까지의 일시적인 좋은 감정이고

이미 소유하고 나면 싫증이 나 악 감정으로 바뀌고 마는 것이

좋아하는 것이 사랑하는 것과 중요하게 차이가 나는 점이지요.

 

제 생각에 호기심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심은 사랑이지만 호기심은 사랑이 아닙니다.

호기심은 일시적인 관심이고, 사랑이 아니기에 소유적입니다.

다시 말해서 호기심만으로는 인격적인 만남이 일어나지 않고,

하여 헤로데는 주님을 만났어도 구원이 발생치 않았습니다.

 

그러니 호기심은 새로운 것에 대한 단순한 마음 작용만이 아닙니다.

그것이 모르는 것이 많아 호기심도 많은 어린이의 그것이 아니라면

헤로데의 호기심과 같은 호기심은 반구원적이거나 적어도 비구원적입니다.

 

그러니 호기심 많은 수도자가 있다면

내가 어린이와 같은 호기심의 소유자인지,

헤로데와 같은 호기심의 소유자인지 자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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