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르피의 성모 (Madonna del Arpia)(1517)
작가 : 안드래아 사르토( Andrea del Sarto : 1486- 1530)
크기 : 유채 목판화 208 X 178cm
소재지 : 이태리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새로운 표현 양식이 계속 나타나면서도 아직도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것은 가족상이나 모자상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나 공공장소에 이런 주제의 조각이 서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성화에 있어서도 가장 많이 접근한 주제가 성모님이며 그중에도 아기 예수님과 함께 있는 성모자 상은 너무 다양이 제작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 작품이다.
작가는 르네상스 전성기에 활동하던 작가로서 성모자상을 성서적인 내용이 아닌 당시 피렌체에서 유행하던 신플라톤 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피렌체가 살기가 나아지면서 지도자 역할을 하던 코시모 메디치(1389- 1464)는 피렌체 공국의 위상을 키우기 위해선 경제적 성장에 걸맞는 학문과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정을 하고 당시 신플라톤 학파의 대가였던 마르실리오 피치노(1433- 1495)를 초대해서 플라톤 철학을 강의케 했고 이것은 피랜체 시민들에게 대단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신플라톤 주의는 세상을 천상계인 이데아의 세계와 지상의 영역인 현상계로 나뉘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계승하여 인간다운 삶은 이데아의 세계를 향한 끝없는 추구임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정신과 육신을 분리시켜는 착오도 했으나 천상세계인 영혼에 대한 관심을 키움으로서 자연스럽게 교회 영성생활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피렌체 공국은 이런 메디치 가문의 거시적인 안목의 접근으로 많은 천재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행운을 맞게 된다.
,이들은 비례, 조화 , 반복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시기를 거쳐 플라톤 사상에 기초한 초월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작가는 이 경지에 대표적인 작가였다.
예수 아기를 안은 성모님은 아래 두 아기 천사들이 옹위하는 가운데 받침대 위에 계신다.
성모님이 입으신 옷 색깔은 르네상스가 추구하던 조화의 표상이며 벌거벗은 몸으로 성모님께 안긴 아기 예수와 대조되어 균형과 조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름다움의 원천은 바로 하느님이시며 성모님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여인의 표징으로 더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그런데 성모님은 손에 성서로 보이는 책을 쥐고 계시는데, 이것은 바로 성모님이 지혜의 어머니이심을 상징하는 것이며 , 지혜는 플라톤 철학이 추구하던 이상적인 가치였다.
작가는 성서가 나타나는 겸손이나 순종과 같은 덕목을 지닌 여인으로서의 성모님이 아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심취하던 플라톤 철학의 가치를 성서와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성서의 내용을 이교도의 학문이었던 신 플라톤 철학과의 접목을 통해 더 풍요롭고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작가는 지혜의 어머니로서의 성모님을 이용해서 참된 지혜의 원천이신 그리스도께로 모든 것을 돌리고 있다.
모든 지혜의 원천은 바로 예수님이시기에 예수를 낳은 육신의 어머니로서 예수를 세상에 보인다는 것은 바로 참 지혜의 원천을 관람객들에 전하는 어떤 의미의 복음 임을 표현함으로서
이교 철학인 신플라톤 사상을 통해 성서의 내용을 표현하는 획기적 시도를 싱공시켰다.
이 작품은 피렌체 이웃의 한 프란치스꼬 수녀원에서 요청으로 제작하면서 성모님께 대한 각별한 신심이 있던 성 프란치스꼬을 성모님 옆에 등장시켰다.
프란치스꼬 수도회는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신앙교리로 선포했기에 그 공덕을 기리는 뜻으로 프란치스꼬를 등장시켰다.
성 프란치스코 맞은편에 복음에서 가장 예수님의 사랑을 받은 제자이며 요한 복음의 저자로 전하는 사도 요한이 더 없이 청순하면서도 준수한 모습으로 서 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서판엔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님이 요한에게 하셨던 말씀이 적혀 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는 제자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이십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 요한 19: 26)
요한 복음은 성서 전체에서도 신비적인 성격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복음인데 이 표현 역시 플라톤 철학과 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성모님이 서 계신 받침대를 두명의 어린 천사가 붙들고 있는데, 이것이 작품의 특징인 신플라톤 주의 영향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통 이런 받침대는 십자가의 형상이나 아니면 성모님께 관련된 상징을 새기는게 보통인데, 어기에선 엉뚱하게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고 있는 형상을 새기고 있다.
아르피아(Arpia)는 희랍신화에 나타나고 있는 새의 몸둥이와 인간의 얼굴을 가진 신화적 존재인데, 작가는 이것을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는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Athena)로 각인시켜 , 성모님이야 말로 당시 사람들에게 대단한 관심과 매력을 끌고 있던 희랍 신화에 나오는 아테나 여신과 같은 존재로 부각시켰다.
중간 부분에는 성모승천 대축일 찬미가의 다음 구절이 쓰여져 있다.
"서광이 밝아오듯 빛을 발하며 저하늘 높은 곳에 자리하시니 "
작가는 당시 유행하던 신플라톤 철학 개념으로 성모자의 위상를 보여줌으로서 당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설득력있게 멧세이지를 전할 수 있었다.
구세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성모님의 역할을 당시 사람들에게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와 연결시킴으로서 성모님이 지혜의 어머니이심을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었다.
결국 작가는 성모님을 통해 다음 성서의 내용을 전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지혜이십니다." ( 1코린트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