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2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T 평화와 선.

지난 8월, 여기 한국은 폭염으로 시달려야 했단다.
그때 나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바스크> 지방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바스크 전체가 고원 지대요 첩첩 우람한 산맥으로 이어져 있어
백두산보다 높은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들이 즐비했다.
<아란자쯔>는 바로 그런 고원의 약 1천미터 중턱에 자리잡은
스위스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특히 <아란자쯔>는 성모님이 발현한 성지이기도 하고,
현재 한국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있는- 배요셉,서라파엘,강알렉산델,...등의 형제들- 바스크 몇 형제들의 수도원 요람으로서,
어린시절 소신학교 때부터의 수도생활 추억이
서리서리 담겨진 곳이기도 하다.

<아란자쯔> 성지 수도원은
수십년 전 과거엔 수백명의 작은형제회 수도자들이
기거했었지만, 다른 구라파 나라처럼 급격한 성소 감세로
현재 20여명 정도의,그것도 대부분 평균 70세 이상의 고령층
수도자들이 지내고 있다.

그런 그곳이지만
아직도 역사와 전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어
수도원 깐또레(성가 주창자) 역을 맡고 있는 신부님의 연세가
작으만치 85세란다. 고령이심에도 여전히 풍부한 성량이며 어찌나 곱게 고음 처리를 잘 하시는지, 자체로서 감동적이었다.
또 젊은이들 못지 않은 우렁찬 성무일도 톤이며 미사 성가를 부르시는데는, 평균 70세 이상의 노인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주말엔 성지라선지 수많은 순례객들이
그 큰 성당에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섰다.
10명의 수도원 노인 형제들이 주일 합동 미사를 집전하는데,
그래도 수십년 동안 들어와 닳고 닳은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천상적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가끔 내노라 하는 성악가들의 아리아 따위를 들어 보아 감탄을
불러 일으키곤 했었지만,
지금까지 들어본 중에 아란자쯔 형제들의 성음악은
으뜸중에 으뜸이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의 화음이 얼마나 멋졌던지!

그리고 산악 지방이라선지,
7,80세 고령이면 이제 죽음의 문턱을 서서히 바라보는
골골하기 짝이 없는 대부분의 노인들에 비하면,
잦은 눈에 비친 그곳 노인들의 등산하는 모습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꼿꼿하니 매우 활달하였다.

어쩌면 삶이란,
어쩔 수 없는 세월에 순응함보다는
죽음에 임박해 힘 없을지라도 강인한 의지로 강건하게 살아야 하리.
<아란자쯔>의 할아버지 신부님처럼 말이다.
내가 85세 할아버지가 된단들,
결코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나약한 존재로서만 살아갈 필요가 없음을...

아름다운 바스크 산악 지방이 내내 아련히 다가온다.
특히 고원지대 <우르비야>라는 고원에 펼쳐진 광대한 목장은
한번쯤 더 가고픈 장엄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그후부터 내 맘 자리엔
바스크 민족의 독립에의 오랜 염원처럼
늘 아란자쯔의 성모님이 발현이나 하시듯,
"아란자쯔 성모여,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로자리오를 바치게 된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성거산에서의 첫 성탄

    T 축, 성탄! 지극히 가난하시고 하느님 아드님이시면서도, 스스로 겸비(謙卑:겸손하고 비천함)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시어 그것도 말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님! 죄많은 우리를 구원하시려 이렇듯 신비의 모습으로 오시다니, 어찌 놀랍고도 탄복할 경탄이 아니...
    Date2006.12.26 By김맛세오 Reply2 Views2207
    Read More
  2. No Image

    부산, 봉래동 성당

    T 평화를 빌며... 지지난 주일 대림절 특강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좀체로 가기 힘든 부산엘 다녀왔다. 사실 어쩌다 무슨 강의를 한다는 게 나로서는 무척 부끄러운 일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씀에 어림한푼 해당되지 않는 내 존재임을 알고 있고 실...
    Date2006.12.20 By Reply2 Views3334
    Read More
  3. No Image

    까만 밤, 하이얀 길

    T 평화가 강물처럼... 어제는 정말 하루 종일, 언덕 길 눈을 쓸었다. 쓸지않음 해빙기까지 겨울 내내 빙판길이 될 것이기에... 아래 성거읍 동네만 하더라도 여기 성거산과는 평소 기온이 4-5도는 달라, 언제 왔었냐는 듯 다 녹아버린 마을 눈에 비해 쉽게 녹...
    Date2006.12.18 By김맛세오 Reply3 Views2350
    Read More
  4. No Image

    참으로 희한한 만남

    T 온누리에 평화를 고대하며. 할머니, 그리고 젊은이 두 분 다 하느님 품으로 가신 분들. 전자의 할머니는 가까운 안성 분으로서 바로 오늘이 장례날이시라 어제 연도를 바쳐드렸고, 오늘 연미사를 바쳐드렸다. 할머니를 위해 연미사를 바치면서 도 함께 기억...
    Date2006.12.12 By Reply7 Views2330
    Read More
  5. No Image

    기다림의 행복

    T 온누리에 평화를. 눈이 살짝 덮힌 여기 성거산 겨울과 함께 이 시작되는 시기. 대림초 주변에 꾸밀 소박한 소재를 찾아 헤메다 드디어 졸졸 흐르는 계곡 근처 새파란 이끼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도란도란 모여있다. 빈 한과판에 마사흙으로 채워 뜯어온 ...
    Date2006.12.04 By Reply9 Views2885
    Read More
  6. No Image

    감사해야 할 추억들

    T 온누리에 평화가. 지난 17일, 내 영명 축일에 값진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하기사 요즘엔 메일을 쉽게 주고 받는 세상이라 편지 따위는 어쩌면 구시대의 유물처럼 나부터도 선뜻 써지지 않는 터에, 글라라 성녀가 그려진 카드와 함께 오랫만의 편지는 잃어버...
    Date2006.11.24 By Reply2 Views2196
    Read More
  7. No Image

    꼬마야, 널 만나 가슴이 찡한 걸!

    T 평화가 강물처럼... "아저씨, 뭐해요...?" 향나무를 다듬고 있는 내 곁에 그렇게 한 남아 꼬마가 다가와 묻는다. "응, 너 가끔 머리 깍지? ...그럼 예쁘지 않니? 이 나무들도 가끔 이렇게 다듬어 주면 훨씬 예쁘게 보이거든." "그렇구나, 그면 저도 해 볼 수...
    Date2006.11.22 By Reply1 Views2402
    Read More
  8. No Image

    얼마나 아팠을까...!!!

    T 평화를 빌며. 며칠 전, 위 큰 집에서 혼자 피정을 하던 성소자 형제가 놀랜 목소리와 함께 내 방을 두드렸다. 아니 밤 10시가 넘은 이 시각에 웬일...? 자초지정인즉은- 큰 염소가 마루 뒷켠에서 신음하고 있단다. 프래쉬를 비추며 올라가 보니 가끔 수도원...
    Date2006.11.16 By Reply0 Views2052
    Read More
  9. No Image

    오메, 가을이 흠뻑 물들었네!

    T 온누리에 평화. 올 가을 단풍은 오랜 가뭄 탓으로 전국이 별로란다. 며칠 전 실재로 지리산 곁을 지나칠 때 나뭇잎들이 물들지도 못하고 마싹 말라 떨어지는 걸 보았었다. 그러나 지금 성거산의 가을은 늦게나마 내린 비로 함빡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주일 ...
    Date2006.10.29 By Reply1 Views2090
    Read More
  10. No Image

    아란자쯔의 할아버지 신부님

    T 평화와 선. 지난 8월, 여기 한국은 폭염으로 시달려야 했단다. 그때 나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지방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바스크 전체가 고원 지대요 첩첩 우람한 산맥으로 이어져 있어 백두산보다 높은 2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들이...
    Date2006.10.24 By Reply0 Views223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