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07.11.01 18:44

11월의 시작

조회 수 204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모든 성인대축일인 오늘,
한국의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면서
뒷 산, 줄무덤 성지로 11시 미사를 드리려 갔다.
옆 능선으로 하여 40여분 걸려 등산을 하다 보면
성지가 나오는데,
오늘따라 바람이 심상치가 않아 손이 시려울 정도.

곱던 단풍들이 겨울 초일기에 들어
춥다고 아우성이고 참나무 잎들은 진작부터 바싹 말라
켜켜이 쌓여 서걱 소리를 내며 눈길 이상으로 미끄러웠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천흥리 저수지와 파아란 하늘은
매서운 삭풍엔 아랑곳없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지막 가을을 보내는 한 편의 시를 뿌려놓은 것 같다.

어쩌면 그 옛날 병인박해 시절,
박해를 피해 이 깊은 산 속, 옹기종기 마을을 이뤄
오롯한 하느님 신앙만이 여기 신자들 삶의 희망이었으리...
그러다 어느날 매서운 삭풍처럼 불어닦친 치명의 칼바람에
누구는 목이, 뉘는 팔다리가... 추풍의 가을 낙옆처럼
피바람을 일으켰을 테니, 아이들의 울음 소리하며
심지어는 짖어대는 동네 개들까지도
하나 둘 미운 털 뽑듯이 모조리 없애버렸다지!!!
그 때의 참상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그렇게 성거산 자락이 피바다를 이뤘었고
비로서 몇년 전에야 오랜 침묵을 깨고
순교 성인 성녀들의 왜침이 줄무덤 성지로 겨우 밝혀진 것.
이젠 조용히 세월의 뒤안길에
성거산 골짜기마다 새초롬히 야생화로 피어난 분들.

그 시절의 정황이 파노라마처럼 피어올라
뭉클해지는 가슴...
아, 11월의 시작은
날씨만큼이나 스산해지는...
그러나
모든 돌아가신 분들을 특별히 기억하는 <위령의 달>,
오늘 성거산 줄무덤 성지에서의 미사는
매 순간, 매일을 잘 갈무리하라는 성령의 깊은 뜻이려니...

먼저 가신 님들이여,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 수호천사 2007.11.02 22:48
    살롬~~
    성거산 자락의 울긋불긋 자태를 보면서
    무명 순교자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리듯, 신앙의 길을 보여 주는것 같습니다.
    작은 식물친구들을 받고도 고맙다는 소리를 못했군요?
    죄인이 잘 키울 수 있을까요? 걱정이 됩니다.
    사랑이 담긴 소중한 선물,감사합니다.
    나눔으로 예쁜 결실을 맺는 수사님 건강 조심하세요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벌써 대림절...

    T 평화와 선. 이번 토요일부터가 교회 절기로 . 작년, 춥지만 밖에서 파랗게 자라는 이끼들을 뜯어다가 대림초 화환을 만들었 때가 엊그제 같건만, 성탄, 연말이 한 달도 안남은 게다. 인 오늘, 미리 대림초 화환을 준비해야겠다는 한 생각. 더 추워지기 전에 ...
    Date2007.11.29 By Reply0 Views2022
    Read More
  2. No Image

    일상의 만남들

    T 각 가정의 평화를 빌며. 그젠 등촌동의 율리에따 할머니가 따님과 함께, 그리고 어젠 3회원이신 두 자매님이 위령성월의 끝자락에 연도를 하시러 이곳을 다녀 가셨다. 그렇게 정정하시던 율리에따 할머니는 봄, 가을...그 좋은 계절에 한 번쯤 다녀 가시겠노...
    Date2007.11.29 By Reply0 Views1983
    Read More
  3. No Image

    '돐' 잔치에 다녀 오면서.

    T 주님의 평화. 어제, 세째 외삼촌의 첫 손녀 돐잔치가 있었다. 요즘 세상이 그러하듯이 어느 유명 음식점을 빌려서 했는데, 그야말로 조촐함과는 거리가 먼 거창한 자리였다. 순진무구한 아기를 위한 축원의 자리라기보다는 어른들 과시(誇示)의 장(場)이라고...
    Date2007.11.25 By Reply0 Views2438
    Read More
  4. No Image

    춥지만 훈훈한 겨울...

    T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 그제는 성거산에도 첫 눈이 내렸고 어찌 긴 추운 겨울을 날꼬...걱정했었는데, 쌓아놓은 장작이 없어도 (실은 악양으로 간 형제가 마른 장작을 몽땅 실어가 버렸다) 세라...형제의 결행으로 마루에 장작난로를 놓아 우선 잔가지들과 ...
    Date2007.11.22 By Reply1 Views2109
    Read More
  5. No Image

    가을아, 안녕!

    T 평화가 온 세상에... 곱게 차려입은 성거산의 가을, 마지막 단장이라도 하 듯 소소한 바람에도 샛노란 은행잎이 한껏 찬란한 춤사위로 한창이다. 가을이 어디 성거산 뿐이랴! 시내 가로수의 나뭇잎에도, 높고 낮은 산야에도 이 시기 어디를 가든 그야말로 거...
    Date2007.11.10 By Reply2 Views2160
    Read More
  6. No Image

    소녀같으신 어른들

    T 평화/ 선 며칠 전 L.A 로 이민 가시어 살고계신 호데레사 자매님이란 분이 다녀 가셨다. 자매님을 알고 지낸지도 20년은 족히 넘었으리. 단짝 친구 분인 이프란치스카 자매님과 함께 약속이 되어 셋이서 모처럼 가을 단풍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형형색...
    Date2007.11.09 By Reply3 Views1990
    Read More
  7. No Image

    무소유의 평화로움

    T 온누리에 평화. 참, 사람들은 뭐든 왜 자기 소유로 하고 싶어 하는겔까? 연못 속의 고기를 보면 흔히들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야, 고것들 맛있게 생겼다!" 산 속의 토끼나 노루를 발견하면, "야, 야들야들 맛이 일품이겠는 걸!" 우리 조상들이야 지독히 어...
    Date2007.11.03 By Reply1 Views1974
    Read More
  8. No Image

    11월의 시작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모든 성인대축일인 오늘, 한국의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면서 뒷 산, 줄무덤 성지로 11시 미사를 드리려 갔다. 옆 능선으로 하여 40여분 걸려 등산을 하다 보면 성지가 나오는데, 오늘따라 바람이 심상치가 않아 손이 시려울 정도. 곱던 ...
    Date2007.11.01 By Reply1 Views2041
    Read More
  9. No Image

    속 깊은 꼬마

    T 평화가 강물처럼. 여기 아랫 동네는 바로 '성거읍'이다. 그 성거읍에 최근 관할 본당에 갔다가 알게된 한 가정이 있으니, 바로 초등 1년생인 '요한'이라는 꼬마가 사는 집이다. 매우 열심한 엄마 아빠를 닮아선지 그 아이는 부모가 집을 비어 혼자일 때도 뻐...
    Date2007.10.30 By Reply1 Views2166
    Read More
  10. No Image

    루까 수사님 축일에...

    T 평화가 수사님과 함께. "쩌,쩌,쩌...맛..!" 루까 수사님의 불호령과 함께 쥐구멍이라도 찾아야 했던, 까마득한 지원기 시절...수사님은 철없어 길들여지지 않은 우리들에게 그렇듯 매사에 호랑이 존재로 통하셨던 수사님! 그러면서도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신 ...
    Date2007.10.21 By Reply2 Views297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