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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가상 설문조사를 제가 해봤습니다.

“<나의 집>하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듭니까?”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다.

다른 사람이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다.

다른 어떤 집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나의 집이다.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고, 나를 반기는 사람이 있는 곳이다.

너무 쓸쓸하고 삭막하여 들어가고 싶지 않다.

돌아가긴 해야 하지만 빨리 나오고 싶은 곳입니다.

 

이것이 제가 예상한 답들인데 그렇다면 여러분의 집은 어떤 집입니까?

비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곳일 뿐입니까?

건물일 뿐 아니라 가족들이 이루는 가정입니까?

가정이긴 하지만 냉랭한 기운이 도는 가정입니까?

가족 간에 사랑이 훈훈한 따듯한 가정입니까?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열린 가정입니까?

 

나의 집은 가족 간에 사랑이 넘치는 따듯한 가정이기를 바라고,

그럴 수만 있어도 나의 집은 꽤 괜찮은 집이라고 생각들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성가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나의 집이 주님을 배제하고 가족끼리만 알콩달콩 산다면 성가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로 성가정은 나의 집이 아니고 하느님의 집입니다.

가정의 중심이 내가 아니라는 얘기이고,

나 뿐 아니라 하느님 아닌 그 누구도 중심이 아니라는 얘기이며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는 집이라는 얘기입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한 유대인 가정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집에는 쉐마 이스라엘이 선포되는 식탁 자리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집에 들어가자마자 식탁에 특별한 의자가 있는 것을 보고,

이것이 금요일마다 집의 어른이 신명기의 이스라엘은 들으라.”

읽는 자리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유대인에 대한 저의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는 유대 가정을 보면서는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유대 가정과 비교하여 우리의 가정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성체를 가정에 모실 수 없으니 성체 방은 없어도

가능하다면 말씀의 방이 있어 거기서 기도할 수 있으면 제일 좋을 것이고,

기도의 방을 따로 마련할 수 없다면 적어도

티브이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집의 중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가족이 매일 같이 읽음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살기 위해서지요.

그럴 수 없다면 요즘 세상에 카톡으로 하느님 말씀을 들려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성가정은 또한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가정이겠지요.

가족 모두가 만유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족들이 사랑 차게 되고,

하느님의 사랑이 차게 됨으로써 가족 서로 간에서 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는 가정입니다.

 

이것은 부부가 손자 보는 재미로 하느님 사랑도 팽개치고,

자기 가족만 무탈하면 세월호 유가족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그런 가정이라면 성가정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므로 성 가정 축일 지내는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갑시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의 가정이 본기도의 내용처럼 사랑과 성덕의 성 가정을

본받아 하느님의 집에서 끝없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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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풍경소리 2014.12.28 10:36:06
    그렇습니다.
    제 작은 삶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잘산다는 것은 나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이를 잘 살게 할 때
    나에게 기쁨, 보람, 행복이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인간의 행위에는 무의식의 그림자가 묻어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심층 심리의
    뿌리 깊은 이기심을 너무도 잘 아시는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깊은 헤아림이
    숨어있었다는 걸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학생에게 진로선택을 하게 할 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이러한 숨은 맥락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참된 삶의 원리를 깨달은 사람이 모인 곳이면 그 곳이 어디든
    성스러운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으로 위의 성경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새 아침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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