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1.05.24 08:27

공존의 법칙

조회 수 27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와 선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자연에 관한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얼마 전 줄무덤 성지의 야생화 축제에 갔다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앵초를 사와 습지에 한창 피고 있는
분홍색 앵초들 사이에 심어 놓았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가 보니,
심술궂은 어느 동물의 짓인지...
그 많은 자연산 분홍색 앵초들은 하나도 건드리지도 않고
유독 한 그루 뿐인 그 빨간 앵초의 꽃을 댕강 잘라 놓았고
잎들을 전부 짓이겨 놓았으니 아연할 수 밖에...
필시 고라니 따위가 그랬으려니 짐작할 수 밖에 없지만,
분하고 미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갸들도 튀는 색갈을 구분할 줄 아는 게 신기했고,
공산당이면 무조건 도깨비로 주입시켰던 어처구니 없는 반공 사상이
횡행했던 지난 시절처럼,
그 동물도 빨간 앵초를 새빨간 공산당으로 여겨 미웠던 것일까 하는
자위적 생각으로 웃읍기도 했다.

이곳엔 다람쥐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경당 옆엔 잘 익어가는 딸기가 익기가 무섭게
없어지는 거였다.
알고보니 주범이 바로 다람쥐들...
아마도 달콤한 그 맛을 가장 가까이 쉽게 볼 수 있으니 웬떡인가!

그래서 고놈들과 싸우느니
그냥 고 귀엽게 먹는 모습을 너그럽게 봐 주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비록 딸기 농사는 허방이어도
다람쥐들이 오가는 활기찬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기 짝이 없지 않은가.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리라.
내가 취해야 할 작은 몫을 타인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밉고 분한 맘이 가리워, 그때부터 원수처럼 생각되리라.

비록 겸비의 자세엔 못미칠지라도
한발짝 떨어져 대할 수 있는 작은 양보, 겸허의 맘이면
자연이건 사람이건 서로가 잘 지낼 수 있지 않까 하는...

고라니나 맷돼지들에게 한 해 농사 작물을
여지없이 파작당하는 농부들의 심정 또한 어떠할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피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요즘 이곳 성거산 숲 속엔
'큰 꽃 으아리'가 우아한 품위를 자랑하 듯 피고 있어
지나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니,
얄미운듯 귀여운 다람쥐에 대한 관심을
느긋하게 돌릴 수 있는 작은 행복 또한 간과할 수가 없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얼마만인 별들과 달인가!

    T 평화와 선 지난 6월부터 긴 장마와 태풍으로 근 두 달간의 끊임없는 비,비,비,...! (덕분에 이곳 중정의 계곡은 마를 날이 없어 멋진 폭포와 시원한 물소리를 실컷 들었지만...) 좀처럼 맑은 하늘을 대할 수 없어, 무엇보다도 벼나 과일들의 알갱이가 제대로...
    Date2011.08.23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49
    Read More
  2. No Image

    무궁화 일념(一念)

    T 온 누리에 평화! 3년 전이었으리... 어느 할아버지가 10Cm 정도의 무궁화 묘목을 가져다 주셨다. 얼마나 잘 자라는지, 어느 녀석은 내 키만큼이나 튼실하게 자라 제법 꽃을 잘 피우고 있다. 그것도 한가지가 아닌 여러 종류의 꽃 빛갈로... 무궁화가 이렇듯 ...
    Date2011.08.14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12
    Read More
  3. No Image

    인생

    T 평화가 온누리에... 아침부터 무섭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보고 있노라니 여기저기 인명 피해가 많으리란 생각에, 염려한들 자연재해 앞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때로는 서글픈 맘이 들기도 하고 '인생'이란 근원적 물음에 직면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기...
    Date2011.07.27 By김맛세오 Reply2 Views2751
    Read More
  4. No Image

    꿈-열정-도전

    T 평화와 선 예전, 30대 초반이었다. 먼 여행에서 돌아 와, 런던의 빅토리아 스테이션에 도착한 시각이 예정보다 넘 늦은 밤 11시쯤이었으니, 그 시간에 수도원이나 은인 집 문을 두드릴 수가 없어 그냥 역사 내에서 밤을 지새기로 맘을 먹었다. 12월 초의 쌀...
    Date2011.07.26 By김맛세오 Reply2 Views2643
    Read More
  5. No Image

    잠자리 묵상?

    T 평화와 선 지난 두 주간은 고통의 날들이었다. 한 번이 아닌 두 번씩이나 벌에 쏘인 것이 병원엘 가도 소용이 없었고, 오히려 민간 요법인 부황을 떠 독을 뽑아 내어 겨우 심했던 부기가 가라앉았던 것. 장마가 지나간 자리에 대신 연일 찾아오는 무더위! 한...
    Date2011.07.20 By김맛세오 Reply2 Views2839
    Read More
  6. No Image

    타래난초

    T 온누리에 평화 벌에 쏘여 퉁퉁 부은 오른 팔이 회복할 기미가 없더니 설상가상으로 감기 몸살까지 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요즘. 아마도 풀뽑느라 여념이 없는 심신에 좀 쉬라는 신호인가보다. 동병상린(同病相隣)이랄까, 기력이 쇠하니 먼저 돌아가신 형제님...
    Date2011.07.12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65
    Read More
  7. No Image

    작년에도 그렇더니...?

    T 평화/ 선 아유, 아파 죽겠네! 풀을 뽑다가 그만 벌집을 건드려 한 방 금침을 맞았다. 작년엔 경당 어둠 속에서 불을 키려다 말벌에게 발등을 쏘여 3일 만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야 통증과 붓기가 가라앉더니, 올 해 역시 말벌은 아니어도 금새 팔목이 퉁...
    Date2011.07.0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79
    Read More
  8. No Image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T 온누리에 평화... 인생의 좌우명처럼 늘 가슴에 와 닿는 아래의 귀절: "생래일진청풍기(生來一陳淸風起) (태어남은 한 줄기 맑은 바람이 이는 것) 멸거징담월영심(滅去澄潭月影沈) (죽음이란 달 그림자가 못에 잠기는 것) 오늘따라 한창 자고 있을 시간에 눈...
    Date2011.06.16 By김맛세오 Reply2 Views3035
    Read More
  9. No Image

    공존의 법칙

    T 평화와 선 이곳 성거산에 살면서 자연에 관한한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얼마 전 줄무덤 성지의 야생화 축제에 갔다가 빨간 꽃을 피우고 있는 앵초를 사와 습지에 한창 피고 있는 분홍색 앵초들 사이에 심어 놓았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가 보니...
    Date2011.05.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64
    Read More
  10. No Image

    엄마의 달

    T 평화/ 선 어젯 밤 한밤중 단잠을 자다가, 성거산 등걸 휘영청 걸려있는 보름 달 빛에 더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으니... 인류가 존재해 온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달 빛에 감동을 받았을까. 오죽하면 '이태백이 놀던 달...!이라 할만큼 달과 함...
    Date2011.05.18 By김맛세오 Reply2 Views251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