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24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 선

토요일마다 수녀원으로 미사를 드리려 갑니다.
미사에 가기 전 새벽 6시가 좀 못 되어 저 아래 저수지까지
산보하기 위해 걷습니다.
새벽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차가운 초겨울 공기에 흠뻑 취해선지
그 맑음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북두칠성과 함께 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을 보며 밀어를 속삭일 때마다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며 사랑할 수 있는 내 자신의 존재감에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절로 감사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내리막 길 양 쪽으로 빽빽히 들어찬 나목들을 의식하면
무엇보다도 한겨울에 잔뜩 채비 차리는 인고(忍苦)의 모습에
차라리 그 거룩한 면전에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리곤 엊그제만해도 곱고 화사했던 단풍들 빛갈들의 추억이
새삼스러워져 내 인생 여정을 다시금 반추하게 됩니다.
내 인생 역시 고왔던 추억들이 얼마나 많았던가...하는...

한편 질서정연한 자연의 행보에 비하면 시간에 얽매어 살아가는
우리네 속 사정엔 낙엽처럼 떨구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연의 일부분이면서도 자연이지 못하게 살아 온 부끄러움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낙엽을 통해, 별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 초겨울 날씨에
연못의 비단 잉어들도 물밑 동면에 들어가는지 아예 먹는것도 접어두고
바닥에서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 걸 보면, 곰같은 동물 만이
겨울 잠을 청하는 것이 아니가 봅니다.
나목들 역시 낙엽을 훌훌 떨어버리는 것은 최소한의 생명을 유지한 채
동면에 드는 것일 테지요.

이렇듯 겨울나기를 위한 자연의 갖가지 동면(冬眠)처럼,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나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내 인생 여정 역시 어디만큼 와 있을까도 고려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동면이 아닌 영면(永眠: 영원히 잠드는)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 함을 생각하라."
아무것도 남김없이 떠날 적에
죽음에서 부활로 옮아가는 절묘한 이치를
자연의 질서 앞에서 깊이 깨닫게 됩니다.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참 행복...?

    T 온 누리에 평화 행복을 생각하면 예수님의 이 떠올려지지만 실생활에 실천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식자입네 하는 사람들이 아는 지식이 많아 곧잘 남을 가르치기 위한 지식은 많아도 정작 실천하는 데는 미흡하기 짝이 없어, 자칫 파리...
    Date2011.12.15 By김맛세오 Reply0 Views2374
    Read More
  2. No Image

    물고기 형제 자매들

    T 평화/ 선 여기 막바지 길가엔 작은 계곡이 있어 오르내릴 때마다 심심치가 않습니다. 우선 조잘거리는 계곡물이 늘 가던 길 멈추게 하며 곧잘 말을 건넵니다. "형제여, 또 어디를 그렇게 잰 걸음으로 가는 거지요?" "응, 오늘은 저 먼 나라의 아는 친지들께 ...
    Date2011.12.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2594
    Read More
  3. No Image

    우리는 어떤 그리움으로 만나는 걸까

    T 평화가 샘처럼...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엔 특히 누군가 그리워집니다. 더우기 이렇듯 비와 더불어 산을 감싸고 있는 안개가 폭은하게 느껴지는 날엔...! 엊그제 27년 만에 찾아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6살적 아이가 자라 33살 신랑이 되...
    Date2011.11.2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530
    Read More
  4. No Image

    웃으시는 예수님

    T 주님의 평화 내 방, 눈높이 거리엔 '웃으시는 예수님' 사진이 붙여져 있습니다. 그 밑엔 가장 사랑하는 분들의 사진도 몇 장 있구요. 그래서 잠들 때나 일어날 땐 언제나 자연스럽게 그 사진들을 보며, 예수님처럼 웃고 기도하게 되어 마음이 절로 평온해 집...
    Date2011.11.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3583
    Read More
  5. No Image

    위령의 달을 보내면서...

    T 평화/ 선 토요일마다 수녀원으로 미사를 드리려 갑니다. 미사에 가기 전 새벽 6시가 좀 못 되어 저 아래 저수지까지 산보하기 위해 걷습니다. 새벽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차가운 초겨울 공기에 흠뻑 취해선지 그 맑음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북두칠성...
    Date2011.11.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2443
    Read More
  6. No Image

    "섀(새)가 날아갔다!"

    T 평화와 선 며칠 전 저의 축일을 축하하려 보나네가 미사에 왔었습니다. 두 살 아이, 보나를 어쩌다가 만나면, 날로 귀여워 가는 모습에 그 표정만 봐도 "아유, 귀여운 보나!"하며 절로 내 맘도 밝아 집니다. 그날도 예쁜 보나에게 무얼 줄까 망설이다가, 언...
    Date2011.11.24 By김맛세오 Reply1 Views2650
    Read More
  7. No Image

    어미 방아깨비

    T 온 누리에 평화 어디 산고(産苦)가 사람 엄마들 만이 겪는 고통일까. 오늘 선배님들의 묘지 주변을 거닐다가 하마트면 밟힐뻔한 방아깨비 1마리가 눈에 띄었다. 입동이 지난지가 언젠 데...그래서 메뚜기 종류들이 사라진지 오래건만, 이 녀석은 아직도 꿈뜨...
    Date2011.11.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885
    Read More
  8. No Image

    지극히 복된 망중한(忙中閑)의 하루

    T 평화와 선 지난 토요일, 언제부턴가 약간의 치매기로 입원중이신 양마리아(OFS) 할머니를 뵈어야겠다는 생각에, 오후에 안성형제회에 갈 일이 있기에, 마침 집을 나서는 형제들 틈에 끼어 천안 시내로 향하였다. 평소 신앙 생활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살아...
    Date2011.11.21 By김맛세오 Reply0 Views2574
    Read More
  9. No Image

    어느 모녀의 죽음

    T 평화가 강물처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 세상살이 욕심을 내려 놓으라는 교훈이겠다. 각양각색의 삶처럼 죽음의 모습도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 어느 모녀가 차 사고로 동시에 임종했다. 치매 증세가 약한 90세 노모와 그 어머니...
    Date2011.10.28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17
    Read More
  10. No Image

    아버지같은 형제님들

    T 평화가 온 누리에... 한루까 형제님- 어제가 성루까 축일이라, 수원의 요양원에 계신 루까 형제님을 축하해 드리려 세류동의 형제들과 일부러 찾아 뵈었다. 건강을 많이 회복하시어 옛 이야기를 상기하시면서 교훈의 말씀들을 잘 해 주시니, 참으로 주님께 ...
    Date2011.10.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277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3 Next ›
/ 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