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지난주 우리는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파견에서 돌아온 제자들이 돌아와 보고하는 것으로부터
복음은 시작되는데 주님께서는 피곤한 제자들을 쉬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주님께 찾아와 밥 먹을 겨를조차 없어
배를 타고 외딴 곳으로 피해 가는데 사람들이 그곳까지 따라옵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진드기처럼 들어붙는 그들이 귀찮다고 하기보다는
가엾이 여기시며 많은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왜 주님께 그리 몰려들었고
주님께서는 왜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지 않고 가르쳐주셨을까?
사람들이 주님께 몰려드는 이유에는 빵의 기적이나
병자의 치유, 악령의 퇴치와 같은 기적도 한 몫 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더 큰 이유는 주님께서 참 목자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 예레미야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양떼를 보살피지 않아 파멸시키고 흩어버리는 목자는 벌하고
양들을 잃어버리지 않고 흩어진 양떼를 다시 푸른 풀밭과
시원한 물가로 인도할 목자를 새로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마치 이와 같습니다.
원래 양들이 평화로이 풀을 뜯던 목장을 돈에 눈이 먼 주인이
팔아 골프장으로 만들고 양들을 목장에서 쫓아내려고 하는데
목자는 그렇게 양들이 죽고 흩어지는 것을 나 몰라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런 목자를 내치시고 당신의 양떼를
끝까지, 그러니까 죽기까지 보살필 목자를 세워주시겠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목자, 예수 그리스도이시지요.
이런 목자를 오늘 1독서 예레미야서와 2독서 에페소서는 각기
<우리의 정의>와 <우리의 평화>라고 얘기합니다.
정의의 주님이시고, 평화의 주님이시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교회는 어떻습니까?
목자들이 주님처럼 정의롭고 정의의 길로 양들을 잘 인도합니까?
양들인 신자들은 사회정의를 외치는 목자의 인도를 잘 따릅니까?
저를 비롯하여 사제들 가운데 사제 자신이 정의롭지 않고
비겁하게도 세상을 향해 정의를 외치지 않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제들은 자기의 본당에서 왕처럼 군림을 하면서
자기의 안일과 보신을 위해 세상의 불의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신자들은 어떻습니까?
사회의 정의를 외치는 사제들을 정치 사제라고 몰아붙이며
강론 때 세상의 불의에 대한 예언의 강론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에게 예언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습니다.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예언자 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불의에 대해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얘기해야 했기 때문이고,
그렇게 불의를 질타하고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얘기할 때
불의한 권력자들과 무지한 백성 모두에게서 배척과 박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예언이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는 것인데
점쟁이들과 달리 하느님의 예언자들은 지금 이 불의를 고치지 않으면
세상을 망할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입니다.
점쟁이가 개인의 미래를 가지고 자기 돈벌이를 하는 것에 비해
예언자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죽기까지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4대강 공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자연이 파괴될 것이고
재앙으로 되돌아올 거라고 예언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교회가 이것을 예언했을 때 일부 신자들은 뭐라고 했습니까?
왜 교회가 이런 정치적인 행위를 하냐고,
성당에서 하느님 말씀만 전하지 왜 정치적인 발언을 하냐고 했지요.
맞습니다. 교회와 사제가 정치적인 판단을 하고,
정치적인 행위를 하며, 정치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교회와 사제가 반대가 두려워 비겁하게 예언을 안 해서도 안 됩니다.
모여든 사람들에게 주님께서 가르치셨다고 하는데 무엇을 가르치셨을까요?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셨을 것이고,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에 대해서 가르치셨을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로 말하면 사회회칙과 사회교리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일찍이 사회회칙을 내고 그 교리를 가르쳤으며
프란치스코 현재 교황도 교회가 이 역할을 충실히 하라고 촉구하는데
진정 우리 교회와 사제들은 이런 가르침을 충실히 살고 가르쳐야 하고,
신자들은 이런 가르침을 잘 알아듣고 따라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에 대해서 가르치셨을 것입니다"
우리 프란치스칸들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우선 나부터 더 낮아지고, 더욱 작아지고, 더욱더 가난과 겸손을---.
평화와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