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사도행전에서 가말리엘이라는 바리사이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바리사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론 지난 며칠 간 복음에 나왔던 니코데모라는 바리사이도 있고,

주님을 자기 집에 초대해 식사대접을 한 바리사이도 있긴 하지만

복음을 보면 대부분의 바리사이가 주님의 적대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리사이 중에서 오늘 사도행전에 나오는 가말리엘은

참으로 신중하고 지혜로울 뿐 아니라 신앙이 깊은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바오로 사도도 그의 문하생이었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사도행전 223절에서 자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지요.

나는 유다 사람입니다. 타르수스에서 태어났지만 예루살렘에서 자랐고,

가말리엘 문하에서 엄격한 율법에 따라 교육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여러분이 그렇듯이 나도 하느님을 열성으로 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바리사이를 도매금으로 나쁘게 얘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가말리엘의 제자였는데

어찌 스승과 달리 주님의 적대자가 되었을까?

나도 부지불식간에 주님의 적대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먼저 바오로 사도의 경우를 봐야겠습니다.

스승 가말리엘은 사도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바오로 사도는 그의 교육을 받았음에도 어찌 사도들을 박해하였을까요?

 

제 생각에 바오로 사도는 우선 너무 젊었고,

너무 열심하고 자신만만하여 신비에 열려있지 못해서 그랬을 겁니다.

어쩌면 가말리엘도 젊었을 때는 바오로 사도처럼 그랬을 텐데

바오로 사도는 자기가 알고 믿는 하느님에 대해서 너무 확신이 커서

자기가 하느님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모르고,

하느님의 뜻과 섭리가 자기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하느님을 믿은 것이 아니라

자기 믿음이었거나 자기를 믿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바오로 사도보다 신앙심이 훨씬 보잘것없는 저를

한 번 제대로 성찰해 봐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겠지만 저도 하느님께 의도적으로 대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하느님께 대적치 않고 다만 사람과 대적했을 뿐인데

사람에게 대적한 것이 하느님을 대적한 것이 되는 경우는 많습니다.

평양에 종합복지관인 평화봉사소를 세울 때 저는 이 사업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건지 욕심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수차례 북한의 미사엘 발사나 협상결렬과 같은 암초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가말리엘의 말처럼 제가 하려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면

아무리 어려움이 많아도 결국은 평화봉사소가 문을 열게 될 것이고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제가 아무리 하려고 해도 안 될 거라 생각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다른 중요한 난제들은 다 풀렸는데

마지막으로 복지관의 이름 때문에 또 결렬될 형국이 되었습니다.

다시 또 끝장이라 생각하고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데 보름 정도 지나

북에서 다시 연락이 왔고, 더 높은 간부가 타협점을 제시해 온 겁니다.

 

공산당 간부라고 하면 다 인민을 착취하는 빨갱이 나쁜 놈들뿐이고,

나만 하느님 사업의 도구이고 그들은 방해자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들도 하느님 사업의 도구였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모든 사람을 당신 도구로 쓰시는데

저는 인간에 대한 편견 때문에 당신의 일을 이루시는 넓은 뜻을 모르고

하느님 사업을 접으려고 했고, 하느님 사업의 적대자가 될 뻔 했습니다.

 

하느님 따로 사람 따로 대할 때,

하느님 상관없이 내가 뭘 할 때,

그때 나도 모르게 하느님과 대적하게 된다는 것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8Apr

    부활 2주 금요일-나도 하느님을 대적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 사도행전에서 가말리엘이라는 바리사이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
    Date2016.04.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8
    Read More
  2. No Image 07Apr

    부활 2주 목요일-어느 형제의 강론

    T. 평화를 빕니다.   얼마 전, 저는 학교 도서관에서 심리학 관련 책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급한 상황을 맞게 되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방책, 곧 방어 기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방어 기제에는 억제, 합리화, 부...
    Date2016.04.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841
    Read More
  3. No Image 07Apr

    부활 2주 목요일-나도 하느님의 증인이 될 수 있을까?

    오늘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는 유대 지도자들에게 하느님이 아닌 인간에게 순종할 수 없다며 덧붙여 자기들은 예수께서 하신 일의 증인이라고 답합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   여기서 저는 증인, 증거, 증언...
    Date2016.04.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68
    Read More
  4. No Image 06Apr

    부활 2주 수요일-내 죄는 내가 단죄하겠다는 교만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지만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구원은 받지 못하고 심판이나 받는 불쌍한...
    Date2016.04.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05
    Read More
  5. No Image 05Apr

    부활 2주 화요일-초월치 않으면 자유롭지 않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모두 큰 은총을 누렸다.”   오늘 주님께서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고 해서 바람이 불고 싶은 곳이 따...
    Date2016.04.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614
    Read More
  6. No Image 04Apr

    주님 탄생 예고 축일-주님을 수락하는 나.

    오늘은 마리아가 천사의 예고를 받아들여 주님을 잉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예고를 받아들일 때 결코 쉽게 ‘Yes’한 것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쉽게 주님을 받아들이신 것이 아닙니다. 숙고나 식별도 없고, 망설임도 없이 듣...
    Date2016.04.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5
    Read More
  7. No Image 03Apr

    부활 제 2 주일-혼자서는 안 된다.

    저는 오늘 주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공동체적인 하느님 체험. 공동체적인 주님 부활의 체험.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토마 사도만은 함께 있지 않아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
    Date2016.04.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3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30 831 832 833 834 835 836 837 838 839 ... 1321 Next ›
/ 132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