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는 무엇을 청해야 할지에 대해서 나눔을 하였습니다.
오늘 야고보서는 우리의 ‘청함’과 ‘얻게 됨’의 관계에 대해서 말합니다.
야고보서는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 가지지 못하는 것은 여러분이 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이런 뜻입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다면
-얻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거나,
-얻기 위한 노력이 잘 못 됐거나
-옳게 또 충분히 노력했지만 운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 청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깁니다.
진실한 신앙인의 믿음으로 보면 당연한 얘기지요.
지금까지 자기가 벌은 것은 아무리 자기가 노력해서 벌었다 해도
사실은 다 하느님께서 주셔서 얻게 된 것인데
마치 자기 힘으로 얻은 것으로 생각하기에 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청하지 않는 정반대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보다도 더 잘 아시고,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알아서 주시기에 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청하지 않음은 하느님의 좋으심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주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가 해야 할 노력은 다 하면서
그러나 주님께서 주셔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겸손한 믿음으로,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며 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야고보 사도는 또 다른 얘기를 합니다.
“여러분은 청하여도 얻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욕정을 채우는 데에 쓰려고 청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앞의 얘기와 정 반대의 얘기를 하는 것인데
사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우리가 갖기를 원하는 게 있다면 주님께 청해야하지만
청한다고 아무 것이나 다 주지 않으신다는 말씀입니다.
먹고 죽겠다고 독약을 달라는데 그것을 줄 아비가 어디 있고,
누굴 죽이겠다는데 칼을 줄 어미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부모보다 더 좋으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나쁜 것을 주실 리 없으시고
우리 부모보다 더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나쁜 것을 착각으로 주실 리 없으십니다.
사실 우리 부모들은 그 자신이 욕망에 휘둘려
좋고 나쁜 것을 가릴 줄 모르기에 나쁜 것을
나쁜 줄 모르고 자기 자식에게도 주십사고 조릅니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선거 때 온 가족이 나와서 표를 호소하고,
하느님께도 자기 아들이 국회의원 되도록 미사를 봉헌하는데
그것이 국민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자기 권력을 위한 거라면
하느님께서 그 청을 들어주실 리 없으시지요.
그런 것은 국회의원이 되었다 해도
하느님께서 청을 들어주셔서 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생각이나 욕망들이 엉켜서 된 것이거나
하느님의 뜻이 작용했다 해도 더 높은 뜻이 있으셨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청하되
네게건 내게건 참으로 좋은 것을 청할 줄 아는,
지혜로운 청원자가 우리는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