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조심하여라.”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걱정하지 마라.”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중에 겪게 될 일을 미리 알려 주시며
몇 가지 당부하시는 말씀인데 그 골자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조심은 하되 그러나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선 사람들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제자들은 어린양 같은데 사람들은 이리 떼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모든 사람이 다 이리 떼 같다는 말씀입니까?
사람은 누구나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말씀인 것입니까?
하면 누구에게 복음을 전하고 어떻게 전한다는 말씀입니까?
의심하고 조심만 하다가는 아무에게도 복음을 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심하라는 말씀은 조심만 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조심도 하라는 말씀일 것입니다.
이제 가서 만나게 될 사람들 중에는
복음 선포에 우호적인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적대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인 것입니다.
며칠 전에 저를 아버지처럼 여기는 젊은 부부를 만났습니다.
명절 때면 아이들하고 늘 찾아오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저와 상의도 하러오는 부부지요.
한 번은 동업을 하겠다고 해서 동업자를 조심하라고 했더니
좋은 사람이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 사기 비슷한 것을 당하였습니다.
다른 사업을 또 시작한다고 하며 그 사업이 유망하다는 거였습니다.
제가 또 꼼꼼히 따져보라고 했을 때 따져봤기 때문에 문제없다 하였습니다.
역시 또 일이 잘못 되었습니다.
왜 조심을 하지 않고, 왜 이런 일이 거듭 일어나는 걸까요?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조심치 않고 속는 이유는
뭣을 하려고 할 때는 다 좋게 보이거나 안 좋은 면이 보이더라도
큰 문제가 없거나 그쯤은 자기가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안 좋은 것만 보이고 그것이 크게 보이면 누가 그것을 시작하겠습니까?
그러므로 누구나 뭔가를 하려고 할 때는 좋은 것만 보게끔 되어 있는데
복음 선포의 환경도 그리 좋은 것만 아님을 주님께선 말씀하시는 겁니다.
다음으로 주님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이 말씀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나쁜 일이 안 생길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가 아니라
나쁜 일이 생겨도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 뻔한데 어찌 걱정치 말라는 겁니까?
그것은 걱정꺼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말씀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을 하느님처럼 믿지 말고 조심하여라.
하느님을 믿는다면 조심은 하되 걱정은 하지 마라.
그리고 이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한 정 반대의 두 잘못에 대한 경계입니다.
사람을 하느님처럼 믿다가 속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사람을 너무 의심하고 걱정만 하다 아무 것도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