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오늘 복음은 살해당하고 무너진 탑에 깔려 죽은 사람들을 예로 들어
그들만 죄의 벌을 받아 그리 된 것이 아니라고 하시며
모두가 제 때에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라고 하신 다음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예를 드시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려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즉시 회개의 합당한 열매가 무엇일까 생각게 되는데
무엇이 그러면 <회개의 합당한 열매>일까요?
그리고 <회개의 합당한 열매> 하니까
저는 즉시 프란치스코가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으십시오.”라고 한 말이 생각나지만
오늘 복음은 루카복음이니 루카복음의 말씀을 가지고 보면 좋을 것입니다.
루카복음 3장 8절을 보면 세례자 요한이 자기에게 몰려온 군중에게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고 일갈을 합니다.
이에 군중들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요한은 세 가지로 답합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군중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세리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군인에게)
그러니까 회개란 하느님께로 돌아섬이라고 보통 얘기하지만 여기서
회개의 열매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고 나쁜 짓 하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진정 하느님께로 돌아선 이들은 하느님께만 머물지 않고
사람들에게 돌아오지만 돌아와서는 전과 달리 행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는 회개의 열매를 당신이 따먹지 않고
인간에게 돌리시는 분입니다.
아기가 쳐다보는데 사탕을 자기 입에 넣는 엄마가 없듯이,
엄마라면 당연히 아기 입에 사탕을 넣어주듯이
회개의 열매인 사랑을 당신이 받으시려 하지 않고
당신께로 향하는 사랑을 당신이 사랑하시는 인간에게 돌리십니다.
부모에게 못된 짓 하고 형제들에게는 더 못된 짓 하던 자식이
뉘우치고 이제부터 부모에게 효도하겠다고 찾아오면
부모에게 효도도 해야겠지만 형제들에게 더 잘하라고 하는 것과 같지요.
이것을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과 연결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오늘 서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모두 성숙한 사람이 되고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됨에 대해서 얘기하고,
모든 면에서 그분에까지 이르럼에 대해서도 얘기하는데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는 것은 무엇이고
그분에게 이르러는 것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이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오늘 독서 말미에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덕분에 각 기관이 알맞게 기능을 하여
온몸이 자라나게 되고, 그리하여 사랑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기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모든 지체들이 사랑으로 성장케 하는
바로 그것이 우리가 회개하여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도달하고
그리스도에게까지 이르렀다는 표시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은 그리스도처럼
그분의 모든 지체들을 사랑으로 성장케 하는 것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