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795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 모습에서 주인공은 엄마도 아니고 아기도 아닙니다.
엄마와 아기고, 엄마와 아기의 관계입니다.
엄마에게 온통 의지해 있으면서도
평안하고 만족스런 아기의 상태.
자기의 사랑이 아기에게 들어가 생명이 됨을 바라보는
엄마의 흡족한 상태.
이렇게 서로를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관계가 있을까요?
자주 하는 얘기지만,
할 수만 있다면
저도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에 못지않게 아름다운 모습이
아기의 코를 닦아주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자기의 더러움을 인식도 못하고
닦을 줄도 모르는 아이의 백지상태와
그러기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아이의 無爲性.
다른 사람의 코라면 더럽다고 하고,
더러우니 닦으라고 할 터인데,
아기의 코는 더러운지도 모르고
생각 없이 코를 닦아주는 有爲의 無爲性.
젖을 먹이는 관계가
생명을 주고받는 사랑의 관계를 보여준다면
코를 닦아주는 관계는
더러움을 씻어주는 사랑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사랑의 관계를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끝까지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이어지는 말씀은 유다가 이미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다가 배반할 것을 알고 계셨고
그리고 유다 뿐 아니라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도 배반할 것임을 알고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은
죄를 지었어도 끝까지 사랑하시는 그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죄를 씻어주시는 사랑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베드로 차례가 되자 베드로는 완강히 거부합니다.
자기가 주님의 발을 닦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도 주님께서 닦아주신다면 발이 아니라
손이나 머리를 닦아주시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더러운 발을 씻어주겠다 하십니다.
그리고 발 씻김을 거부하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의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발을 씻기고
발을 씻어줘야 같이 몫을 나눈다는 말씀입니다.
씻기고 씻어주는 관계 안에서
공동의 몫을 누리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공동의 몫이란 사랑의 보상이겠지요.

사랑이란 꼭 주는 것만이 아닙니다.
사랑을 잘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입니다.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랑을 요청하는 것도 사랑이요,
사랑이 만족스럽도록 사랑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랑입니다.
죄를 용서하는 것도 사랑이지만
용서할 수 있도록 자기의 죄와 더러움을 내보이는 것도 사랑이요,
씻기고 난 뒤의 그 기쁨과 고마움을 표함도 사랑입니다.
실상 우리와 주님의 관계는 죄와 용서의 관계요,
우리와 주님의 사랑은 씻기고 씻어주는 사랑입니다.
그러니 씻김을 거부하는 것은 단절이고,
사랑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발 씻음에서
죄인도 사랑하시고
죄인의 사랑도 받으시는 주님의 사랑을 보고,
죄인도 사랑 받고
죄인도 사랑할 수 있음을 우리는 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3.20 09:46:15
    신부님 말씀에 너무기쁘고 행복합니다!
    이 죄인도 지금 , 주님의 쏟아지는 사랑을 받고있다니.......
    이웃과 관계가 좋은 사람만이 하느님과의 관계도
    좋겠지요!!!
    " 우리와 주님의 관계는 죄와 용서의 관계"
    감사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1Mar

    3월 22일 성토요일에...

    깊은 침묵이 흐른다... 아주 깊은 침묵이다. 그래서 이 침묵은 억조창생을 뒤흔들어 깨운다. 침묵은 더 이상 말없음이 아니다. 침묵은 더 이상 조용함이 아니다. 침묵은 더 이상 무기력함이 아니다. 침묵은 더 이상 돌무덤이 아니다. 침묵은 일깨움이다. 침묵...
    Date2008.03.21 By마중물 Reply2 Views1405
    Read More
  2. No Image 21Mar

    성 금요일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오. 이보다 더 큰 사랑은 없습니다. 말없이 그냥 침묵하셨습니다. 아무런 원망이 없으셨습니다. 그냥 사랑하셨습니다. 나도 그냥 사랑하라고... 나도 그냥 침묵하라고... 나도 아무런 원망말으라고... 그냥 죽으라 하십니다. 그게 사랑이...
    Date2008.03.21 By마중물 Reply2 Views1453
    Read More
  3. No Image 21Mar

    성금요일-십자가, 피할 수 없는 운명

    몇 년 전 저의 선배 신부님이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유명한 조각가에게 부탁하여 십자가상을 만들었는데 십자가에 예수님이 매달려계시지 않는, 다시 말해서 예수님이 없는 십자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내려오셔서 밑에서 쉬고 계시는 그런 십...
    Date2008.03.21 By당쇠 Reply1 Views1497
    Read More
  4. No Image 20Mar

    성목요일-사랑, 닦아주는 관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 모습에서 주인공은 엄마도 아니고 아기도 아닙니다. 엄마와 아기고, 엄마와 아기의 관계입니다. 엄마에게 온통 의지해 있으면서도 평안하고 만족...
    Date2008.03.20 By당쇠 Reply1 Views1795
    Read More
  5. No Image 19Mar

    성주간 수요일-유다의 운명은?

    어렸을 때부터 유다 이스카리옷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다가 한 행동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유다의 운명이 이해하기 어려웠고 지금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태어나지 않은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주님 말씀하셨는데, 그런 유다...
    Date2008.03.19 By당쇠 Reply4 Views1666
    Read More
  6. No Image 18Mar

    성주간 화요일- 종은 나의 운명

    저의 필명인 당쇠는 마당쇠의 준말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맡은 배역이 흥부놀부전의 마당쇠였습니다. 저는 마당쇠 역에 불만이었지만 선생님이 시키시니 어쩔 수 없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는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하느님의 섭리였다고 생각합니다. ...
    Date2008.03.18 By당쇠 Reply1 Views1572
    Read More
  7. No Image 17Mar

    3월 18일 성화요일에...

    오늘의 무대의 중심인물은 유다와 베드로이다. 예수 수난극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두 인물이다. 유다는 성월요일의 주인공이기도 하였는데, 오늘은 더욱더 그 역할이 분명해 지기 시작한다. 라는 것이다. 유다 또한 일말의 양심은 있었을 것이고 나름...
    Date2008.03.17 By마중물 Reply2 Views151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26 1327 1328 1329 1330 1331 1332 1333 1334 1335 ... 1365 Next ›
/ 136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