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404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어제오늘의 주님 말씀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씀이 꽤 있습니다.

어제는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는 말씀을 하셨고,

저는 이 말씀을 가지고 강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귀 있는 사람이라니, 그러면 귀 없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래서 마르코와 루카 복음은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하는데

마태오복음은 그저 귀 있는 사람은 들으라고 합니다.

같은 뜻일까요?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것일까요

 

아직까지 저는 이 두 말의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귀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쓴 표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당연히 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나는 귀가 있는가?’하고 질문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나는 귀가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귀가 있고, 없다면 어떤 귀가 없는 것입니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를 얘기해주시는데

이 말씀에 견주어 볼 때 이 세상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있지만

하늘나라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 것에 대한 얘기를 듣는 것이 귀라면

하늘나라의 신비를 듣는 것은 영적인 귀인데

어제의 말씀은 영적인 귀가 없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오늘 말씀은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는 오늘 말씀도

같은 맥락에서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영적인 감각과 영적인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람에게는

주님께서 어쩔 수 없이 비유로 말씀하실 수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무시나 질책의 말씀이라기보다는

영적인 이해력이 너무도 떨어진 우리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알아듣게 하려고 애쓰시는 주님의 사랑 말입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영어를 너무 못하여

저와 형제들 사이에는 통역자가 있었는데

그 통역자는 한국계가 아니라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미국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형제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제 말을 그 형제는 알아듣고 통역하고,

말을 빨리 하거나 어려운 표현을 하여 제가 못 알아듣는 형제들의 말을

그는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통역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그 형제는 그랬고,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저에 대한 사랑 때문인데 왜 저에 대한 사랑을 그 형제가 가졌냐면

제가 너무 불쌍해서 그런 사랑을 가진 것이고, 왜 제가 불쌍했냐 하면

자기도 남미에서 선교사 생활 10년을 했고 저와 같은 때가 있었기에

말 못하는 사람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형제는 그래서 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으려고 애를 썼고,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을 하려고 무척 애를 썼습니다.

발음을 똑똑하게 내주고, 쉬운 단어를 쓰거나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그런데 이런 통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아기의 말을 알아듣는 것은 어미의 사랑인 것과 똑같습니다.

아기가 말을 알아듣고 말을 할 수 있기까지는 엄마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수없이 조잘대는 아이의 말과 질문들을 귀찮다고 하지 않고 다 들어주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알아들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음식을 씹어 입에 넣어주듯 알 수 있게 얘기를 해준 그 사랑의 결과입니다.

 

엄마가 일 나가기 때문에 키울 수 없는 탈북자 애들을 위한 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애들 중에 몇이 말을 영 못합니다.

돈 벌기 위해 엄마가 나가 있는 동안 아이를 집에 가둬 키웠는데

결국 집에서 혼자 놀았기 때문에 말을 배울 수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배울 수 있기까지는 이런 사랑이 있었던 것인데

영적인 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당신 말씀을 열매 맺지 못하는 길바닥이나 돌밭인데도 주님께서는

포기치 않고 당신 말씀의 씨를 우리에게 계속 뿌리시고

비유를 들어서라도 하느님 나라에 대한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십니다.

 

그러니까 당신 말씀을 알아듣게 하시려고 갖은 애를 쓰시는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랑에 감사하며 무딘 마음과 귀를 섬세하게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9Aug

    연중 18주 수요일-무모함인가, 믿음인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앞두고 파란 광야에 진을 쳤는데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미리 정찰대를 보내 가나안을 정탐하고 와 보고를 하게 합니다.   12 지파를 대표하는 수장들은 정탐을 하고 와서 똑같은 보고를 합니다. 곧 가나안은 과연 젖과 ...
    Date2017.08.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29
    Read More
  2. No Image 08Aug

    연중 18주 화요일-가슴까지

    모세가 이집트 여자를 아내로 맞은 것 때문에 친 형제들인 아론과 미르암은 모세를 비방하며 “주님께서 모세를 통해서만 말씀하셨느냐? 우리를 통해서도 말씀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아론과 미르암을 나무라고 미르암은...
    Date2017.08.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502
    Read More
  3. No Image 07Aug

    연중 18주 월요일-불평보다 불평의 기도가 좋지만

    오늘 독서와 복음을 굳이 공통점으로 묶는다면 먹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모세의 백성은 매일 먹는 만나에 싫증과 신물이 나서 불평을 하고, 복음에서 주님을 찾아온 군중은 하루 종일 굶주려 허기져 있는 상태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모세의 백성은 ...
    Date2017.08.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699
    Read More
  4. No Image 06Aug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주님께서는 왜 세 제자들에게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저희 어머니는 저한테만 유언을 남기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다른 자식들은 가까이 있고 저는 미국에 있으니 혹시 제가 ...
    Date2017.08.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35
    Read More
  5. No Image 05Aug

    연중 17주 토요일-사라지기를 바라지 말고 두고두고 미워합시다.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죄를 짓거나 잘못을 한 사람은 누구나 그 죄와 잘못을 숨기려고 합니다. 죄와 잘못이 드러나 모든 사람이 아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오늘 헤로데와 헤로디아도 이런 우리와 다를 바 없...
    Date2017.08.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63
    Read More
  6. No Image 04Aug

    연중 제17주간 금요일

     질투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좋은 것을 알아보지 못하게  우리의 눈을 가리곤 합니다.  그저 목수의 아들에 지나지 않는 사람이  기적을 행하고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목수의 아들도...
    Date2017.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929
    Read More
  7. No Image 04Aug

    연중 17주 금요일-믿음은 우연이라고 하지 않는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하면서 영해 읍을 지나는데 읍내로 들어서니 경축 현수막이 여러 곳에 걸렸습니다. 그 지역 출신의 축구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이 되었는데...
    Date2017.08.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16
    Read More
  8. No Image 03Aug

    연중 17주 목요일-나의 곳간에는 무엇이?

    연중 17주 목요일-2011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 것도 꺼내고 헌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주님께서는 오늘 곳간 얘기를 하십니다. 이참에 저도 저의 곳간에 대해 성찰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나의 곳간은 어떤 곳간...
    Date2017.08.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86
    Read More
  9. No Image 02Aug

    포르치운쿨라의 천사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마리아를 찾아온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를 표현할 때 '은총'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합니다.  첫 번째 표현은 '은총이 가득한 이'이며,  두 번째 표현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동사로 표현되고,  다른 하나는 명사로 표현...
    Date2017.08.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59
    Read More
  10. No Image 02Aug

    포르치운쿨라의 성 마리아 축일-변명할 수 없는 그래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정성 없음

    오늘은 강론을 정말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행진을 끝내고 너무 피곤해서가 아닙니다.   오늘은, 아니 지금 저의 상황과 저의 마음은 누구에게 나설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나를 진실 되게 들여다봐야 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
    Date2017.08.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25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21 522 523 524 525 526 527 528 529 530 ... 725 Next ›
/ 7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