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이번에는 미얀마와 태국을 다녀왔습니다.

거기에 우리 형제가 선교사로 나가 있기 때문이고,

이제 한 형제가 나간 정도가 아니라

두 선교단을 우리 한국관구가 맡을 것인지 검토를 하기 위해서 갔습니다.

 

여러 가지 얘기를 하던 중에 선교중인 형제가 얘기하기를

한국에 있는 형제들이 상대적으로 “Old”하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선교지에서 영어를 주로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쓴 것이지만

나중의 그 말의 뜻을 보니까 나이든 사람의 정신을 얘기하는 거였습니다.

 

말하자면 늙은이의 정신이랄까요?

그 형제는 분명 ‘Spirit이 늙었다.’고 덧붙였는데

늙은이의 정신 또는 늙은 정신이란 뭔 뜻일까요?

 

생각이 고리타분하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 않는 정신이란 뜻일까요?

 

제 생각에 두 가지를 다 내포하는 뜻일 겁니다.

 

먼저 고리타분한 생각이란 신사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양성/남녀의 평등을 얘기하는 시대에

여자가 담배 피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리타분하고

이런 고리타분한 생각은 늙은이의 정신이라고 할 만하지요.

 

그리고 늙은이의 공통점이 진보적이지 않고 보수적이라는 면에서

새로운 것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면

그것은 늙은이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볼 때 이 두 가지가 다 있습니다.

되게 진보적인 것처럼 젠체하지만 신사조를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시늉을 할 뿐이지 새것이 거북할 때가 많고, 적어도 저는

‘Early adopter’,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 형제가 얘기한 것은 이런 새로운 것을 빨리 또는 일찍

받아들이는 것보다도 새롭게 살려는 정신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살려는 정신이 없는 것은 안주하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길들여지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것,

안정을 깨는 것을 극히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늙은이의 정신이며

그래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새로운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이 늙은이의 정신이라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늙은이는 종종 그렇습니다.

양로원에서 보면 자기 앉던 자리에 늘 앉아야지,

다른 자리에 앉으면 불안하거나 불안정하고

그래서 그 자리에 집착하고 누가 그 자리에 앉으면 싫어하거나

심지어 다른 데 가서 앉으라고 하다가 결국 다투기까지 합니다.

 

프란치스코가 집을 소유하지 말고

어느 곳, Locus를 자기 것으로 소유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부동산을 소유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처럼 어느 한 곳을

내가 있을 곳이라고 집착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지 못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익숙하고 길들여진 것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Early adopter가 새로운 물건, 예를 들어 새 스마트폰이 나오면

그것을 누구보다 일찍 사는 그런 것이라면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정신이란

새로운 물건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잘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것이며,

그래서 그것은 제가 이해하기에 쇄신과 회개입니다.

 

지금까지 잘못 살았으면 말할 것도 없고,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도 늘 다 시작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그런 정신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생애 말년에 그 유명한 말을 형제들에게 남겼습니다.

형제들이여 지금까지 진전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주 하느님을 섬기기 시작합시다.”

 

이 말씀이 프란치스코가 자신은 빼놓고 다른 형제들이

아직 진전을 못 이뤘으니 시작하자고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 자신을 포함하여 아무리 진전을 이뤘어도

이 정도면 됐다고 안주하지 않는 정신의 표현일 것입니다.

 

그는 다른 곳에서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 나아가면 거기까지 간 것이요,

그 나름으로 완성이라고 생각하는데 프란치스코는

더 나아가지 않는 것은 퇴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자전거와 같습니다.

계속 가지 않으면 넘어집니다.

시작치 않는 안정은 안주이고,

안주는 서서히 죽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풀밭 2017.10.04 18:21:46
    아~ 그러셨군요. 그래서 좀 헷갈렸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 김찬선김찬선 2017.10.01 06:41:20
    프란치스코 축일이 한가위 명절과 겹치는 관계로 올해는 프란치스코 축일을 오늘로 앞당겨 지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축일 강론을 올렸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2Oct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우리는 오늘 마태오 복음의 마지막 부분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전할 것을 분부하십니다.  그리고 그 분부의 말씀은  제자들의 말을 전해들은 이들도 실행해야 하는 말씀으로,  지금 이 시...
    Date2017.10.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21
    Read More
  2. No Image 22Oct

    민족들의 복음화 주일-전교는 땅 밟기가 아니다.

    교회는 10월의 끝에서 두 번째 주일을 전교주일로 정하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런데 전교와 민족들의 복음화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전교傳敎는 천주교를 전한다는 의미로 읽힐 때 공격적인 교세확장의 의미가 됩...
    Date2017.10.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076
    Read More
  3. No Image 21Oct

    연중 28주 토요일-믿음과 희망도 선택이다.

    오늘 로마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 유명한 말을 합니다.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였다.” 저는 이 말을 아주 많이 사랑하여 자주 이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런데 희망이 없어도 희망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뜻입니까? 말이 되는 말입니까?   여기...
    Date2017.10.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357
    Read More
  4. No Image 20Oct

    연중 28주 금요일-우리는 제대로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하는데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오늘 말씀에는 두려워하라는 것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 같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일체 모든 두려움이 안 좋은 거...
    Date2017.10.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83
    Read More
  5. No Image 19Oct

    연중 28주 목요일-예언자의 불행진단을 어찌 탓한단 말인가?

    “너희는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전에 오늘 주님의 말씀을 가지고 한 형제가 강론을 하면서 주님께서 율법교사에게 저주를 퍼 부은 거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더 하게 되었는데 <너...
    Date2017.10.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18
    Read More
  6. No Image 18Oct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나도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나?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 복음은 다른 복음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열 두 사...
    Date2017.10.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65
    Read More
  7. No Image 17Oct

    연중 28주 화요일-욕구가 욕망과 욕심으로 발전하기 전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주님께서는 오늘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내 속에 담긴 것, 내 안에 있는 것은 무얼까 생각해봤습니다.   속이나 안, 곧 내면에 있는 것은 대략...
    Date2017.10.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87
    Read More
  8. No Image 16Oct

    연중 28주 월요일-표징을 요구하는 자와 표징이 되는 자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 주님 말씀을 듣고 제가 저에게 물은 것은 이것입니다. 나는 어떤 자가 될 것인가? 표징을 요구하는 자가 될 것인가, 표징이 되...
    Date2017.10.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64
    Read More
  9. No Image 15Oct

    연중 제 28 주일-행복만 원하고 구원은 원치 않는 자들

    “하늘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연중 제 28주일의 주제는 하느님께서는 구원의 잔치를 베푸는 분이시고 우리는 모두 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인데 이 초대에 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면 어떤 ...
    Date2017.10.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252
    Read More
  10. No Image 14Oct

    연중 27주 토요일-영적인 엄마와 영적인 입덧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제가 매일 기도하는 지향 중에 올해 들어와서 두 자매가 있습니다. 하나는 제 조카며느리이고 다른 하나는 아는 분의 딸입니...
    Date2017.10.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61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14 515 516 517 518 519 520 521 522 523 ... 725 Next ›
/ 7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