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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8.03.25 14:59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조회 수 634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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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는 예수의 모습을 보면서

 백인대장이 이야기 합니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유다인들은

 예수에게 기적을 요구합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기적을 통해서

 자신이 이스라엘의 임금 메시아임을

 증명하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기적적인 일을 보아야만

 믿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기적적인 일을 보게되더라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내려오더라도,

 하느님의 힘을 통해 천사들을 대령해서

 예수를 반대하는 무리들에게 보복을 한다고 해도,

 그들은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미 예수는 수 많은 표징과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그 순간에 사람들은 열광했지만,

 그리고 그 열광은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예수에게

 환호를 보낸 사람들의 모습으로 알 수 있지만,

 그 열광은 어느새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외침으로

 바뀌었습니다.

 자기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 메시아는,

 자기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같지 않은 메시아는

 더 이상 필요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하느님께서

 그것을 원하지 않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것만 요구합니다.

 그 기적은 사람들의 믿음을 성장시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들이 기적만 쫓게 만들어서

 더 이상 기적을 일으키지 못하는 메시아를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더 이상 기적을 보여주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기적 없이도 예수가 메시아임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적이 아닌 십자가 위에서의 나약한 죽음을 통해서

 백인대장은 예수가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세상을 위한 구원자임을 알아봅니다.


 삶의 순간 순간 많은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쉽지 않은 순간들,

 그러한 고통을 없애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 기도가 들어지지 않는 것을

 우리는 더 많이 체험합니다.

 왜 우리 가족에게만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야 하는지,

 왜 나에게만 이런 고통이 찾아오는지

 하느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냥 그 순간 주저 앉아버리고 싶습니다.

 하느님이 계시기나 한 것인지,

 하느님께 능력은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좋습니다.

 하느님을 원망하고

 심지어 하느님께 불만을 터뜨려도 좋습니다.

 그러나 제발 하느님 곁을 떠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무능력한 하느님,

 그 하느님께서 내 곁에 나와 함께 계신다는 것,

 비록 기적은 일으킬 수 없지만,

 나약한 죽음, 그 적막한 침묵 속에서

 우리는 그 하느님이 나를 위한,

 나를 사랑하시는,

 그래서 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 시간을 기다리는 것

 물론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기다릴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드리면서,

 오늘도 침묵 중에 계시는 하느님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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