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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서의 다음 얘기를 소재 삼아 가볍게 얘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들은 시기심에 가득 차 사도들을 붙잡아다가 공영 감옥에 가두었다.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밤에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데리고 나와 말하였다.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데리고 나왔다는 것이

실제의 역사적인 사건인지, 아니면 영적인 의미의 상징적인 사건인지

제가 처음에는 이것을 가지고 생각을 시작했는데

더 생각해보니 제게는 이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제게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어도 큰 문제가 아니고,

사실일지라도 그 자체에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게는 이것이 얘기하고자 하는 영적인 의미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담겨있는 영적인 의미는 무엇입니까?

 

요점만 말한다면 사람은 감추고 가두고,

주님의 천사는 풀어주고 열어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감추고 가두는 것은 아닐 겁니다.

주님의 천사와 같은 사람은 갇힌 사람을 풀어주고,

닫힌 마음은 열어주겠지요.

 

그러면 어떤 사람이 천사 같지 않고 가두고 감출까요?

그 사람은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요?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는 사람 말입니다.

 

제가 참으로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간은 야경을 좋아하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인간 말고 야경을 좋아하는 존재가 있을까요?

 

하느님은 어둠이 없으신 빛이시니 야경을 좋아하실 리 없고,

다른 짐승들은 밤에 잠을 자니 야경을 좋아할 리 없고

밤에 활동하는 짐승이라도 밤을 좋아하지 야경을 좋아하지 않지요.

 

그러므로 인간만이 밤을 좋아하면서 빛을 좋아합니다.

왜 인간은 어쩌면 정 반대 개념인 밤과 야경을 동시에 좋아할까요?

 

제 생각에 인간이 원래는 빛을 좋아하는 존재이고

밤을 두려워하는 존재이지만 숨고도 싶은 존재기에

그래서 선택적으로 밤과 야경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혼자이고 싶을 때와 죄를 지어 자신을 감추고 싶을 때는

어둠 속에 숨어 자신을 감추지만

어둠만 있으면 두렵기에 어둠 속에 빛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자신을 비추지는 않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는 빛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을 감추고 싶어 어둠 속에 있는데

그런 자신을 비추는 빛과 자신의 죄를 폭로하는 빛이 등장하면

그 빛을 가두려고 들 것이고 오늘 대사제들이 바로 그들이지요.

 

그들은 빛을 가둘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입니다.

권력이 있어서 사람을 가두면 빛을 가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이것이 가난하고 힘없는 자와 돈 많고 힘이 있는 자의 차이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죄인입니다.

그러나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은 빛을 가둘 수 없고

그래서 빛 앞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벌을 받습니다.

 

그러나 돈 많고 힘 있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죄악을 범하고는

어둠을 밝히려는 빛이 나타나면 돈의 힘이건 권력의 힘이건

힘으로 그 빛을 가두고 자신의 죄를 숨기려고만 합니다.

 

그런데 사람을 가둘 수는 있지만 빛을 가둘 수는 없습니다.

빛은 하느님의 것이지 사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자신을 성찰합니다.

나는 야경을 좋아하나, 빛을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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