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능가하는 의로움
고백성사 특히 판공성사를 줄 때가 되면 참으로 기가 막힐 때가 있습니다.
고백성사 보러 들어와서는 고백할 죄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뭣 하러
들어왔냐고 하면 판공성사는 봐야 한다 하니 어쩔 수 없이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친절하게 이런저런 소소한 죄도 없냐고 하면 있다고 하여,
다시 그런데 왜 없다고 했냐고 하면 그건 죄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분에게 죄란 살인죄니 사기죄 같이 큰 죄,
남에게 크게 잘못한 경우만 죄이고,
작은 죄나 하느님께 사랑을 드리지 못한 죄 같은 것은 아예 죄도 아닙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시는데 이 말씀을 뜯어보면
율법학자나 바리사이가 의롭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의로운 겁니다.
허나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을 비롯해 구약의 10 계명을 잘 지켰다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의 다른 곳에서 부자가 예수님께 달려와 무릎을 꿇고는
아주 진지하고 간절하게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물었을 때
주님께서는 먼저 십계명 중의 대인 계명을 잘 지키라고 하셨지요.
이때 부자는 그 계명을 어렸을 때부터 잘 지켰다고 하지만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주님을 따르라는
말씀에는 따를 수 없어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사실 십계명의 대인 계명만 잘 지켜도 훌륭한 것이고,
그래서 주님도 부자를 대견하게 여기지만
그런 착함과 의로움만으로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습니다.
나쁜 짓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일 하는 것은 아니며
살인하지 않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것은 아니고,
미워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해야 하는데 사랑도 사랑 나름일 것입니다.
하늘나라로 가게 하는 사랑과 그렇지 않은 사랑이 있다는 얘깁니다.
정말 아름다운 순애보일지라도 하늘나라에 갈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을 너무 사랑하고 하늘나라를 사랑하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지만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리 서로 사랑해도 하느님이 계신 하늘나라를 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아버지 계신 하늘나라로 가시며
나를 따라 오라고 하시는데 이 세상을 너무 사랑해
떠나기 싫다면 어떻게 주님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을 믿으라고 하면 착하게 살면 됐지
하느님 믿을 필요가 뭐 있냐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을 사는 데는 악한 사람이 하도 많으니
착하기만 해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그것을 능가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오늘입니다.
"하느님께 사랑을 드리지 못한 죄
나쁜 짓 하는 않는 것이 좋은 일 하는 것은 아니며
살인하지 않은 것이 사람을 살리는 것은 아니고
미워하지 않는 것이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수사님과 달리 제가 열정과 성실이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고해성사를 1년에 한번 보는 것이 원인일수도 있네요
'나는 네가 한 일을 잘 알고 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차라리 네가 차든지, 아미면 뜨겁든지 하다면 얼마나 좋곘느냐!
요한묵시록 3,15)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