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장이 와서 예수님께 딸을 살려달라고 청합니다.
감사하게도 예수님께서는 그 즉시
그와 함께 출발하십니다.
하지만 많은 군중이 그들과 함께 있었기에
예수님께서는 서둘러서 길을 가실 수 없었습니다.
더욱이 중간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를 만나서
예수님께서는 가시던 길에서 지체하시게 됩니다.
그 여자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순간이겠지만,
회당장에게는 한시도 지체할 수 없을 만큼
시간이 촉박하기에
그 지체가 아쉽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딸이 죽었다고 전합니다.
아마 자신이 예수님을 모셔 오겠다고
가족들에게 이야기 하고 집을 떠나왔을 것이고,
집에서도 가족들이 예수님께서 빨리 오시기를
다급히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회당장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지급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입니다.
길에서 치유 받은 여자나
예수님께서 빨리 갈 수 없게 만들었던 많은 군중,
더 나아가 서두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예수님께
원망의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아니 딸이 죽은 이 상황에서
누구를 원망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우리에게 믿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삶의 고비에서 순간순간
우리의 믿음이 흔들립니다.
정말 내가 믿어도 되는 것인지?
내가 믿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믿음에 의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의심을 주님께서는 꾸짖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두려워하지 말고 믿으라고 독려하십니다.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
믿음에 의심이 생기는 순간,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그 순간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믿기 어려울 때
그 믿음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의심의 상황에 머물러 있을 때,
그 믿음은 우리에게 열매를 맺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