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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의 얘기는 참 이상합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4천 명을 먹이는 마태오복음의 얘기가 이상합니다.

 

5천 명을 먹이는 빵의 기적은 네 복음에서 다 평지에서 이루어지고,

4천 명을 먹이는 빵의 기적도 마르코복음에서는 평지에서 이루어지는데

마태오복음에서는 산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때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로 가셨다.

그리고 산에 오르시어 거기에 자리를 잡고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다리 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호숫가에 계셨다가 부러 산으로 올라가신 겁니다.

다리 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 등 불구자들이 많은데도

그들에 대한 배려 없이 주님께서는 산 위로 오르신 것이 되는 겁니다.

무슨 주님이 이렇습니까? 이렇게 배려가 없습니까?

 

그런데도 다리 저는 이들과 눈 먼 이들은 기를 쓰고 산으로 오릅니다.

이 사람들도 불구자면 그저 집에나 있지 뭐 있다고 기를 쓰며 올라갑니까?

 

이유가 있는 거겠지요?

그리고 그 이유는 산 위어야만 하는 거겠지요?

 

그렇습니다. 산 위어야만 합니다.

산 위에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이고,

산 위에서 하느님께서 잔치를 차려놓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날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이사 25,6)

 

그런데 다리 저는 이들과 눈 먼 이들이 여기에 올라갑니다.

다리 성한 놈들과 눈이 멀쩡한 놈들은 그 성한 다리로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느라 산 어귀에도 오지 않을 것이고,

눈이 멀쩡한 놈들도 영화구경, 단풍구경 하느라 오지 않고

이 세상의 불구자들만 하느님 계신 곳에 애써 올라옵니다.

 

주님께서 복음의 다른 곳에서 비유 드신 적이 있으시지요.

어떤 사람이 아들의 혼인 잔치가 열고 종을 보내어 손님을 초대했더니

어떤 놈은 소를 샀는데 소를 부려보러 가야 한다고 초대를 거절하고

어떤 놈은 내가 장가들었으니 남의 혼인 잔치에 갈 수 없다 하였지요.

 

하느님의 아드님의 혼인이 남의 혼인이라고 하는 놈이고

하느님의 아드님이 혼인할 때 자기도 혼인하는 놈입니다.

그러니 그 잔치에 초대해도 갈 수 없고,

그러니 자기 장가들 수 없는 불구자들만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사람입니까?

지상의 불구자입니까?

천상의 불구자입니까?

 

천상의 불구자보다 지상의 불구자가 낫습니다.

이 대림절에 계속 읽게 되는 이사야서는 이렇게 외칩니다.

 

,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이렇게 올라가자고 간절하게 초대하는데

하늘로 오를 수 없는 불구가 진짜 불구고, 그것이 진짜 불행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내려오심은 우리를 하늘로 이끄시기 위해섭니다.

하늘로 올라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주시기 위해 산으로 오르시고,

거기서 우리도 올라오라고 초대하십니다. 천상의 불구자가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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