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러분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간청하고 있습니다.
곧 여러분이 모든 영적 지혜와 깨달음 덕분에 하느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해져 주님께 합당하게 살아감으로써 모든 면에서 그분 마음에 들고
온갖 선행으로 열매를 맺으며 하느님을 아는 지식으로 자라기를 빕니다.
또 하느님의 영광스러운 능력에서 오는 모든 힘을 받아 강해져서
모든 것을 참고 견디어 내기를 빕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힘도 약해지고 실수도 많아지지만 전보다 나아지는 것은
나의 약함 때문에 다른 사람의 약함을 더 공감하고, 무엇보다도
병자, 외로운 사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더 절실하게 기도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오늘 골로새서를 보면서 저의 기도지향을 바꿔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바오로 사도처럼 끊임없이 간청하고 있지만
간청의 내용이 바오로 사도는 영적 지혜와 깨달음인데 비해
저는 솔직히 병이 낫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뭣을 기도하건 사랑이기는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제가 개떡같이 기도해도
하느님께서 찰떡같이 알아들으셔서 제가 기도해드리는 그분들에게
제일 좋고 필요한 것을 주시겠지만 저의 수준이 그렇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그저께는 옛날 제가 야학할 때의 제자 병문안을 다녀왔는데
혈액 암 중에서도 아주 고약한 거여서 그 통증이 엄청나고
의사들마저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삶의 의지를 잃지 않고
그야말로 병과 싸우고 있는 그에게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라는 등의
말은 할 수 없었고 안수해주면서 치유의 은총 주십사고만 기도했지요.
물론 저도 머리로는 알고 있기에 지금도 치유의 은총을 주십사고
기도하면서도 이 투병의 과정을 통해서 오늘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듯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영적인 지혜가 자라기를 기도하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고통을 사랑으로 견뎌낼 힘을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제 생각에도 영적인 지혜는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해서 생기고 자랍니다.
전에도 자주 얘기했지만 상실의 은총이 없으면 깨달음의 은총도 없고,
이런 힘든 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귀한 영적 지혜는 얻을 수 없습니다.
생활의 지혜나 삶의 지혜도 마찬가지잖아요?
버리는 기름을 가지고 비누를 만들고,
버리는 천들로 그럴듯한 가방을 만들듯
건강을 잃고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고
재산을 잃고 참된 행복을 깨닫게 되는 우리이지요.
사실 잃어버리는 것이 얻는 것이고,
다른 것이 아니라 잃어버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깨달음이고 지혜입니다.
움켜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버려야 새로운 뭐를 잡을/얻을 수 있고,
이것을 버려야 저것을 잡을 수 있는데
놓지 않고 버리지 않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잃어버리게 되고 나서야 잃은 것이 아닌
다른 것을 그제서야 보게 되고 얻게 되는 거지요.
이것이 모든 것의 이치이고,
이 모든 이치를 깨닫는 것이 지혜이며,
상실의 고통을 통해서 이 지혜를 깨닫게 하신 것이 하느님이시고,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을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이 영적인 지혜입니다.
하나를 잃을 때마다 그것의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아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하고 영적인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는 보통 모든 것을 잃거나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나서야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되니 우리는 확실히 늦둥이들입니다.
늦둥이라도 전혀 깨닫지 못하는 사람에 비하면 일찍 깨달은 것이니
이것이라도 위안삼고 감사도 드리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
(주님의 작전과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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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내게도 수작을 거시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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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사람을 낚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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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우리가 하느님 체험을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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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사람을 잘 낚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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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밤새도록 애 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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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베드로의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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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스승에서 주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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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나는 세상의 중심,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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