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오늘 제 2 독서에서는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되었으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대낮의 행동을 하라는 말씀을 듣고
복음에서는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러니까 공통적으로 우리가 듣는 것은 깨어있으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잠에서 일찍 깨어나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제가 물리적인 면에서는
오늘 바오로 사도의 대낮의 삶을 잘 사는 편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일찍 자는 것은 사실 저의 생체리듬이기도 하지만 밤문화가
야기할 수도 있는 밤의 행실을 아예 차단하려는 의지의 결과이기도 하지요.
사실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저는 밤늦게까지 형제들과 술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것이 많은 경우 우리의 프란치스칸 이상을
형제들과 나누는 것이었기에 좋아했던 것이었고 그래서
그렇게 늦게까지 술마시고 대화하는 것을 열정이었다고 미화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사랑이 미움으로 어느새 바뀌듯
열정은 또한 욕정으로 쉽게 통하는 것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열정이든 욕정이든 에너지이기에
그 에너지가 어디로든 향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 인간의 것은 그것이 무엇이건 불순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죽을 때가 되어 기력이 다 떨어지게 되면
열정이건 욕정이건 다 사라지게 되지만 조금이라도 기운이 남아 있으면
그 에너지가 열정으로 향할 수도 있고 욕정으로 향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는 우리 안에 열정만 있지 않고 욕정이라는 불순물도 있다는 표시지요.
얼마 전에 저는 영적인 감각이 예민한 분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는데
제가 선교 협동조합과 관련하여 하는 것에서 세속적인 면이 있음을
느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저는 즉시 저의 열정 안에 욕심이라는
불순물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분이 그것을 지적하지 않아도 그것을 늘 주의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비록 아주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깨어있음이 아니고
오늘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는 그런 부정적인 측면의 깨어있음,
곧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와 같은
죄와 죄의 경향성에 대한 깨어있음일지라도 아무튼 이것이 저의 깨어있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깨어있어야 하는 것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깨어있음이고,
주님의 오심과 오시는 주님께 대한 깨어있음이어야겠지요.
그러니까 마귀나 도둑한테 깨어있음은 마귀나 도둑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침범을 막기 위한 깨어있음이고 불행해지지 않기 위한 깨어있음이지만
주인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깨어있음은 기꺼이
맞이하기 위한 깨어있음이고 행복하기 위한 깨어있음인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듯
마귀나 도둑에게 깨어있음보다 주님께 깨어있음이 더 좋고,
그래서 저는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내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리나이다."(시편 29)라는 시편을 좋아합니다.
사실 주님께 깨어있으면 저절로 악마에 대해서도 깨어있게 되겠지요.
그런데 깨어있기만 하면 그렇게 되지만 문제는
우리 인간이 약하다는 것이고 늘 깨어있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자신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전서 12장에서 서 있는 사람은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말씀하시듯 우리의 약함에도 늘 깨어있어야 하고,
열정은 언제든지 욕정으로 바뀔 수 있음에도 깨어있어야 합니다.
이제 정리를 하면 우리가 깨어있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마귀와 세상의 유혹, 사랑하는 주님, 우리의 약함과 죄의 경향성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깨어있을 뿐 아니라 기도해야 하고,
프란치스코의 말대로 기도와 헌신의 영을 끄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깨어 다시 맞이하는 주님)
http://www.ofmkorea.org/169963
17년 대림 제1주일
(<과거 사랑>이 되지 않도록 사랑의 타성을 경계해야지.)
http://www.ofmkorea.org/115058
16년 대림 제1주일
(하느님을 잃지 않으려면)
http://www.ofmkorea.org/96234
14년 대림 제1주일
(우선 깨어나는 것부터)
http://www.ofmkorea.org/72465
13년 대림 제1주일
(한낮의 햇빛이 폭포처럼 쏟아져도)
http://www.ofmkorea.org/58120
12년 대림 제1주일
(보고 있어도 보고픈 주님을 기다린다.)
http://www.ofmkorea.org/44417
11년 대림 제1주일
(기다림은 갈망이고, 갈망은 사랑이다.)
http://www.ofmkorea.org/5398
10년 대림 제1주일
(대림 시기는 자명종)
http://www.ofmkorea.org/4609
09년 대림 제1주일
(예민하고, 명징하고, 정갈하게)
http://www.ofmkorea.org/3349
08년 대림 제1주일
(아줌마의 주님 기다리기)
http://www.ofmkorea.org/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