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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대림 제3주일은 <기뻐하라> 주일입니다.

가곡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가 아니라

기다리는 주님의 오심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쁨이란 무엇이고,

누가 기뻐하는 것입니까?

 

기쁨이란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을 때 오는 만족감이고

그래서 소유적인 만족감이고 목표성취적인 만족감입니다.

 

예를 들어 갖고싶던 것을 갖게 되고 사고싶던 것을 사게 되었을 때나

요즘같이 대학입학철이 되었을 때 가고싶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거나

원하던 자녀를 얻게 되고 보고싶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기쁘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원하고, 어떤 사람이 더 원하고 간절히 원할까요?

그것은 배부른 사람이 밥을 먹고싶지 않고 음식을 원치 않듯이

이미 소유한 사람은 원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가난한 사람이 원하며,

가지지 못한 가난과 고통의 기간이 긴 사람이 더 원하는 법이지요.

 

그러니까 돈이나 집이 없어서 너무도 고생을 많이 한 사람,

가방 끈이 짧아서 많이 위축되고 서러웠던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나 자녀가 없어서 늘 외로웠던 사람이

그런 것들이 없어도 전혀 고생스럽지도 서럽지도 외롭지도

않은 사람보다 더 원하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오늘 독서 이사야서에서 광야와 메마른 땅과 사막이 기뻐하고

환호성을 올리라는 말은 바로 이런 뜻인 거지요.

광야나 사막은 정말 메마르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고 참으로 가난하잖아요?

 

이런 면에서 요즘 젊은이들이 이래저래 불쌍하고 불행합니다.

실로 요즘 애들이나 젊은이들은 기쁨이 없고 기뻐할 줄 모릅니다.

 

어렸을 때는 원하기도 전에 부모가 미리 사줘서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성취하는 법도 성취했을 때의 기쁨도 맛볼 수 없었고,

커서는 삶의 환경이 정반대가 되어 그러니까 너무 치열한 경쟁 사회가 되어

여간해서는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없고 그러니 연애도 결혼도 할 수 없고,

혹 결혼을 해도 애를 가질 수 없어 기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요즘 젊은이들에 비해 어른들은 어렸을 때 워낙 가난하고 원하는 것이

많았기에 원하는 것을 갖고자 무진 고생을 하였고 그래서 그것을 스스로

얻는 법도 알고, 원하는 것이 주어졌을 때의 기쁨도 알고 그 기쁨이 컸지요.

 

아무튼 기쁨은 원하는 것을 갖기까지의 고통과 비례합니다.

3년의 고생 없이 대학 입학의 기쁨이 없습니다.

고통이 크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길수록 기쁨이 큽니다.

 

그러므로 이 기쁨을 얻고자 하면 고통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

기쁨의 때가 오지 않고 고통스런 나날이 계속될까 불안해해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오늘 이사야서는 이렇게 우리를 격려합니다.

 

"너희는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우리가 불안한 것은 하느님이 없기 때문이고,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하느님을 보지 않기 때문이며,

우리가 기쁨을 내다보지 못하고 희망이 없는 것은

기쁨과 희망의 하느님을 보지 않고 나와 내가 처한 상황만 보기 때문입니다.

 

나만 보면 절망이고 내가 처한 상황을 보면 더 절망이지요.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나와 내가 처한 상황이 절망적이기에

구원자 하느님이 필요하고 기쁨과 희망의 하느님이 오시길 고대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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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2.15 06:09:4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2.15 06:09:11
    18년 대림 제3주일
    (기쁨과 나눔의 선순환)
    http://www.ofmkorea.org/176369

    17년 대림 제3주일
    (유사 기쁨에 속지 마세요!)
    http://www.ofmkorea.org/115552

    16년 대림 제3주일
    (희망하는 것이 불가한 상황과 희망하는 것이 불가한 사람)
    http://www.ofmkorea.org/96542

    15년 대림 제3주일
    (나는 기쁨의 사람인가? 나의 기쁨은?)
    http://www.ofmkorea.org/85098

    14년 대림 제3주일
    (우리도 기뻐하자!)
    http://www.ofmkorea.org/72845

    13년 대림 제3주일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http://www.ofmkorea.org/58508

    12년 대림 제3주일
    (알곡인가, 쭉정이인가?)
    http://www.ofmkorea.org/46013

    11년 대림 제3주일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http://www.ofmkorea.org/5423

    09년 대림 제3주일
    (우리의 광에는 무엇이?)
    http://www.ofmkorea.org/3394

    08년 대림 제3주일
    (우리 가운데 우리가 모르는 분)
    http://www.ofmkorea.org/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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