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대답은 대단히 감동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순발력이 있고 재치가 있을까 그 대답이

놀랍기도 하지만 이것은 순간적인 재치가 아닌 그의 인격이고 믿음입니다.

 

우선 그의 믿음이 감동적입니다.

주님께서 말씀은 그렇게 하지만 꼭 들어주실 거라고 믿은 것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이때의 믿음은 믿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없는,

믿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과 간절함 때문에 믿는 그런 것을 넘어

주님을 꿰뚫어 보고 믿은 것입니다.

 

사실 너무 절박하고 이제 다른 어디에 기댈 곳이 없을 때 우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조건 그리고 누구라도 믿을 수 있는데

그녀는 주님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믿은 것입니다.

 

주님은 인종차별자나 유대주의자가 아니시라는 것을,

자기와 자기의 딸을 유대인 못지않게 사랑하신다는 것을

그래서 말씀은 그렇게 하지만 딸을 구원해주실 거라는 것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에게 이런 직관력이 없었을지라도 이 여인은 대단합니다.

그런 모욕에도 담담하고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자존감이 대단합니다.

자존감이 너무도 약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모욕이나 비난은 물론이고

조심스런 지적이나 관심의 작은 편차에도 크게 상처받고 존재가 무너지지요.

 

이 여인의 자존감은 그리고 무릇 모든 진정한 자존감은

남의 칭찬이나 모욕, 비판이나 옹호에 흔들리나나 좌우되지 않아

자존심을 내세우지도 않고 또 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진정한 위대함은 부스러기 충만입니다.

어쩌면 그의 인생이 처참하게 부서진 부스러기 인생이었을지 모릅니다.

일생 좋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평생가난을 살아야만 했고,

좋을 것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딸이 더러운 영에 사로잡힘으로써

최악의 상태로 지금까지 근근히 살아온 부스러기 인생 말입니다.

 

그런데 실은 이것이 온실에서 큰 사람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그녀의 강점입니다.

 

좋은 것만 누리던 사람은 웬만큼 좋은 것은 만족할 수 없고,

악을 별로 경험치 않고 살아온 사람은 조그만 악에도 너무 고통스러워 하고,

조그만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고 조그만 고통에도 불행해하지만

선이 하나도 없고 최악의 상태인 사람은 그보다 더 나쁠 것은 없고,

조그만 선도 과분한 선이 되지요.

 

저희 가리봉 공동체에는 성체가 없기에 성체 없이 하느님 만나다가

어제는 모처럼 성체 앞에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체 앞에 머물고 있는데 성체를 통해 하느님이 더 가까이 느껴지며

고요와 만족이 마음 안으로 스며들어왔습니다.

 

그리고 ', 좋다!' 하고 그 만족스러움이 입으로 터져나오고

그런데 이어서 '하느님도 좋고 인간도 좋다',

'하느님도 만족스럽고 여자도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느닷없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겐 만유 위에 하느님만을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들이 있어왔고 그래서

이런 강박의 관점에서 보면 저는 어쩌면 양다리 걸치기를 하는 것인데

저는 진정 둘 다 만족하고 있었고 그러나 크게 죄책감이 없었습니다.

 

이어지는 묵상은 그러나 하느님으로 만족하기에 인간 만족은 여분이고,

그래서 인간 만족은 없어도 되거나 없어도 돼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인간의 선이 하나도 없는 최악일 때 그리고 십자가 박에 없을 그때

하느님만이 모든 것 위에 유일한 선이고 만족이 되겠지요

 

그래서 결론은 이렇습니.

부스러진 인생에게는 부스러기도 충분하다.

부스러기 인생에게는 부스러기도 은총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3 06:42:3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3 06:41:19
    19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모욕의 뜻)
    http://www.ofmkorea.org/195196

    18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부스러기 인생)
    http://www.ofmkorea.org/117472

    17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혹시 내가 은둔형 외톨이?)
    http://www.ofmkorea.org/98989

    15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우리는 진정한 협력자일까?)
    http://www.ofmkorea.org/74825

    14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겸손의 내공)
    http://www.ofmkorea.org/60258

    12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부스러기이지만 너무 충분한...)
    http://www.ofmkorea.org/5554

    11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반려자와 협력자)
    http://www.ofmkorea.org/4843

    10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믿음의 시험)
    http://www.ofmkorea.org/3629

    09년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이 믿음을 보라)
    http://www.ofmkorea.org/2105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9Feb

    연중 제 7 주일-악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힘

    “너희는 악인과 맞서지 마라.”   주님께서는 오늘 제자들에게 악인과 맞서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주님의 제자라면 악인과 맞서지 말라는 말씀이고 우리가 만일 악인과 맞선다면 주님의 제자답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은 ...
    Date2017.0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29
    Read More
  2. No Image 18Feb

    연중 6주 토요일-희망하는 것의 시작이요 보증인 믿음

    오늘 제 1 독서, 히브리서는 창세기의 얘기를 믿음을 중심으로 해석하는데 아벨과 에녹과 노아를 믿음의 사람들로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교회의 전례는 연중 4주간까지 히브리서를 계속 듣다가 5-6주간을 창세기 1장부터 노아와 바벨탑의 얘기까지 들...
    Date2017.02.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40
    Read More
  3. No Image 17Feb

    연중 6주 금요일-나는, 우리는 어떤 탑을 쌓고 있을까?

    “자, 벽돌을 빚어 단단히 구워 내자. 자,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   두바이에 갔을 때 이 도시에 대해 처음 든 느낌은 ‘바람난 놈팡이’ 또는 ‘발정난 암...
    Date2017.02.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19
    Read More
  4. No Image 16Feb

    연중 6주 목요일-사탄되기 참 쉽구나!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하신 독설입니다. 그런데 같은 말을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께 한 적이 있지요. 물론 독설은 아니고 그 반대이지만 “주님, 저는 ...
    Date2017.02.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98
    Read More
  5. No Image 15Feb

    연중 6주 수요일-사랑에는 모순이 많다.

    “사람의 마음은 어려서부터 악한 뜻을 품기 마련, 내가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이번에 한 것처럼 다시는 어떤 생물도 파멸시키지 않으리라.”   노아의 홍수 얘기를 깊이 묵상하고 성찰한 분들은 사람이 악하고 죄를 지었는데 하느...
    Date2017.02.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29
    Read More
  6. No Image 14Feb

    연중 6주 화요일-하느님께서 새 창조를 하시도록 우리는 노아가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들과 하늘의 새들까지 쓸어버리겠다.”   몇 년 전 후꾸시마 원전사고가 났을 때 어느 목사님이 말하길 일본이 하느님을 믿지 않아서 그런 사고가 났다고 해서 논...
    Date2017.02.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20
    Read More
  7. No Image 13Feb

    연중 6주 월요일-인간을 죄짓게 하시는 하느님

    “주님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은 기꺼이 굽어보셨으나 카인과 그의 제물을 굽어보지 않으셨다. 그래서 카인은 몹시 화를 내며 얼굴을 떨어뜨렸다.”   드디어 살인죄 얘기가 나옵니다. 최초의 살인죄 얘기입니다.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라는 소설도 있...
    Date2017.02.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77
    Read More
  8. No Image 12Feb

    연중 제 6 주일-능가하는 의로움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주님은 오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는 의로움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능가하는 의로움>에 대해서...
    Date2017.02.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77
    Read More
  9. No Image 11Feb

    연중 5주 토요일-그들처럼 나도, 아담처럼 나도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오늘은 핑계, 탓을 남에게 돌림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오늘 하느님께서는 아담에게 왜 죄를 지었냐고 물으십니다. 아담 자신에게 하느님께서는 죄의 귀책...
    Date2017.02.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19
    Read More
  10. No Image 10Feb

    연중 5주 금요일-프란치스칸 원죄, 좋고 싫음

    “그것을 먹는 날,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창세기는 뱀을 간교한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동물을 하느님께서 만드셨고 만드시고 난 뒤에는 뱀에게도 “보시니 좋았다.”고 하셨을 것이니 하느님이 더 간교하...
    Date2017.02.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2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57 558 559 560 561 562 563 564 565 566 ... 743 Next ›
/ 74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