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41 추천 수 2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요즘의 저는 옛날과 비교하면 그리 가난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그 가난하지 않은 이유가 가난하게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프란치스칸이 되고 처음에는 프란치스코의 가난을 무척

따라 살고 싶었고, 그래서 흉내를 많이 내곤 했지요.

 

그런데 제가 살았고, 지금도 사는 가난이 정말 즐겁고 기꺼운

가난이기보다는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이 늘 군더더기처럼 있는,

그런 가난이어서 오늘 축일을 지내는 클라라 성녀가 무척 부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척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부러운 것이 꼭 클라라 성녀뿐이 아니고,

부끄럽게 하는 것도 클라라 성녀뿐이 아닙니다.

얼마 전 특별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영상을 봤는데

이름하여 Minimal Life를 사는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Minimal Life를 우리말로 바꾸자면 최소로 사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1)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 당연히 2) 과도한

소비를 줄이는 것, 그리하여 3) 시간과 공간을 단순화하고 낭비치 않는 것,

4)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가지고 사는 것, 이로써 5) 환경을 보호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이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 등입니다.


이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가난한 삶이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아무튼, 그들은 제가 서약으로 살고 의무로 살려는 것을 서약 없이도

자유롭게 그리고 기꺼이 살고 그런 사람들끼리 동호회 모임도 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처음 가르치셨고, 프란치스코와 클라라가 그렇게 열렬히 살고자 한

가난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여유롭게 하며,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합니다.

 

문제는 이 자유와 여유와 행복을 실제로 그리고 현재적으로 느끼며 가난을

살아야 하지만 우리는 아니, 저는 종종 그러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우리의 서약과 우리의 선택이 박물관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서약이 갱신되지 않고

우리의 선택이 매일 새롭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난을 여전히 살면서도 서약과 선택은 박물관에 가 있기에

가난이 주는 자유와 여유와 행복도 갱신하지 못하는 것인데 저는

이것들을 박물관에 보내고는 제일 먼저 ''를 다시 소유하였습니다.

 

사실 프란치스코나 클라라가 살았고 그래서 우리가 살아야 할 가난은

물질이 없는 가난에 앞서 내가 없는 가난이고,

물질이 없는 가난에 앞서 욕심이 없는 가난이며,

욕심이 없는 가난에 앞서 사랑이 있는 가난입니다.

 

그런데 그 버린 나를 다시 주워 가짐으로써

물질에는 가난하면서도 사랑이 없고 그래서

당연한 결과로 가난의 자유와 가난의 여유와 가난의 행복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클라라는 유언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께서는 우리가 육신적으로 연약하고 미약하지만

그 어떤 궁핍도, 가난도, 수고도, 시련이나 수치도, 세상의 멸시도

마다하지 않고, 우리가 이를 더없는 큰 기쁨으로 여기는 것을

보시고,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우리도 클라라처럼 프란치스코가 보고 크게 기뻐하는 삶,

가난과 고통과 멸시를 감수, 감당, 감내하는 삶을 살기로

오늘 다시 마음 먹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11 07:06:1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11 07:05:28
    18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내 머무는 곳은 어디?)
    http://www.ofmkorea.org/135212

    17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시선의 강탈, 관상의 상실)
    http://www.ofmkorea.org/109458

    16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가난과 형제적 가난)
    http://www.ofmkorea.org/92486

    15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시선 고정)
    http://www.ofmkorea.org/81143

    10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가난과 사랑의 관상으로 빛나는 여인)
    http://www.ofmkorea.org/4287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1Nov

    성모 자헌 축일-우리가 가야할 곳은 초심이 아니라 완성

    오늘 축일의 우리말 이름이 '자헌'이기에 성모님이 봉헌되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봉헌하신 것처럼 이해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전승적인 차원에서 보면 세 살 때 부모가 봉헌하신 것이지요. 그런데도 오늘 축일의 의미를 성모님이 스스로 자신을 ...
    Date2020.11.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34
    Read More
  2. 20Nov

    11월 20일

    2020년 11월 20일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867
    Date2020.1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92 file
    Read More
  3. No Image 20Nov

    연중 33주 금요일-빈집이 깨끗한 집이 아니듯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저의 어릴 때와 비교하여 요즘 제가 많이 불편해하고 불만인 것이 요즘 성전에서의 모습입니다. 옛날에는 성전이라야 안팎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하였지만 성체가 모셔져 있기만 하면 너무도 엄숙하고 그래서 거룩...
    Date2020.11.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10
    Read More
  4. 19Nov

    11웧 19일

    2020년 11월 19일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858
    Date2020.11.1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88 file
    Read More
  5. No Image 19Nov

    연중 33주 목요일-평안과 평화에 대하여

    오늘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보고 우시는데 두 가지를 예루살렘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다른 하나는 하느님께서 찾아오시는 때를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평화를 가져다주시는 주님이 찾아오셔도 그...
    Date2020.11.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81
    Read More
  6. 18Nov

    11월 18일

    2020년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수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3847
    Date2020.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92 file
    Read More
  7. No Image 18Nov

    연중 33주 수요일-하느님 사랑에 우리 사랑을 더하고 곱하는

    지난주일 우리가 들은 마태오 복음의 달란트 비유와 오늘 들은 루카 복음의 미나 비유는 같은 내용이라고 흔히 얘기됩니다. 받은 돈을 어떻게 활용하여 얼마나 벌었는지 종말에 셈하여 성실히 벌은 자는 상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벌 받는 얘기이기 때문입...
    Date2020.1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95
    Read More
  8. 17Nov

    11월 17일

    2020년 11월 17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3839
    Date2020.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39 file
    Read More
  9. No Image 17Nov

    11월 17일

    2020년 11월 17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3839
    Date2020.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40
    Read More
  10. No Image 17Nov

    연중 33주 화요일-구원받아 행복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

    어제와 오늘의 복음은 모두 예리고에서 있었던 일들이고, 모두 구원을 받은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전례력으로 한해의 끝 무렵에 이 얘기들을 연속으로 듣는 것은 우리 인생의 말년에 이들처럼 구원받는 사람들이 되라는 메시지이겠습니다.   오늘 복음의...
    Date2020.11.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1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26 327 328 329 330 331 332 333 334 335 ... 748 Next ›
/ 7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