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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인과 종의 비유 얘기입니다.

주인과 종의 관계에 빗대어 하느님과 우리가 어떤 관계여야 하는지

가르침을 주고 있는 건데 오늘 저의 묵상 나눔은

오늘 주제와는 조금 벗어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급격히 변화하는 우리 시대에 이런 얘기, 그러니까 인간이 하느님의

종이라는 얘기가 어떻게 통할 수 있을지 성찰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이가 그 이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고,

우리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도 많고 염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성찰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사실 코로나만이 아니고,

A.I, 곧 인공 지능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도 함께 봐야 합니다.

 

사실 코로나는 우리 모두에게 큰 고통과 함께 큰 충격을 줬기에

이 변화에 실감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공 지능으로 인한 변화는 변화는 우리에게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편리함을 주는 것, 이로움을 주는 것으로 다가오기에 이로 인한

변화에 별 경각심도 없고,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수용해도 될까요?

 

어쨌거나 코로나와 인공 지능으로 인한 변화의 공통점은 언택트입니다.

언택트란 우리말로 하면 비대면이지요.

 

언택트란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작동이 되는 것까지 의미하는 말인데

인공 지능을 이용한 기술들이 이것을 가능케 하고,

코로나로 인해 이 기술들이 더 유용하게 쓰이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 지능과 로봇을 이용한 원격 치료,

비대면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고, 위험한 곳에는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대신 투입돼 불을 끈다든지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고,

강의도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앞으론 문제없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에 얘기한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근자에 충격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제 집에 T.V가 있는데 미사를 드리는 중에 그리고 제가 아무런 작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소리가 나오니 깜짝 놀랐지요. 그런데 더 놀란 것은

그 소리의 갑작스러움 때문이 아니라 나중에 그것이 인공 지능 지니가

제 말을 알아듣고 대구한 것임을 알게 된 것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저의 형제가 '지니야'하고 부르면서 'T.V !'하면 키고,

'무엇에 대해 알아봐 줘'하면 알아보고 답을 해주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형제는 그 지니를 막 부려먹는데

저는 미안해서 아직 그 지니를 부려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와 저의 형제가 이렇게 다르고,

더 후대의 사람들은 더 달라져 비 인격적인 대면이 인격적인 대면을

대신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고 거리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반려견이 반려자를 대신하는 요즘 풍조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더 미래에는 반려견도 필요없이 '지니야, 나 좀 위로해줘!'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앞서 앞으로는 비대면으로 강의도 할 수 있게 됨을 봤는데

이론 강의는 비대면으로 가능하겠지만 양성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인간 관계를 맺는 법을 비대면으로 어떻게 양성하고,

대면하지 않고 어떻게 인간 관계를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렇게 비대면으로 살고, 관계를 살지 못하는 우리가

하느님과의 사랑의 관계는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며,

오늘 비유에서 얘기하는 주인과 종의 충성스러운 관계를,

지니를 종처럼 부려먹을 줄만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인격적으로 살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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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20.10.21 07:30:38
    네, 완전공감!
    감사합니다ㆍ^^*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0.21 06:03:2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0.21 06:02:10
    19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품위를 잃어도 안 되지만 겸손도 잃어서는 안 되는)
    http://www.ofmkorea.org/278448

    18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시대착오적인 하느님?)
    http://www.ofmkorea.org/159871

    16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신자들이 원하는 때가 제 때이고 하느님의 때이다.)
    http://www.ofmkorea.org/94692

    15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죄의 종과 순종의 종)
    http://www.ofmkorea.org/83606

    14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실천적 무신론)
    http://www.ofmkorea.org/68667

    13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주님, 당신의 집사들이)
    http://www.ofmkorea.org/57172

    12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맡기신 일에 충실한 것 이상으로)
    http://www.ofmkorea.org/42600

    10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많이 받고 많이 맡은 사람은)
    http://www.ofmkorea.org/4496

    09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忠誠스러운 忠實)
    http://www.ofmkorea.org/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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