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얼마나 사랑을 얘기해야 사랑 얘기가 그칠 것인가?
이만큼 얘기했으면 이제 그쳐도 좋지 않을까?
지금까지 하도 사랑 얘기를 많이 하여 이런 생각도 들지만
얘기를 하든, 안 하든, 그 얘기에 마음이 설레던 젊을 때든
이제는 더 이상 사랑 얘기를 멈춘 지금이든
우리에게는 역시 그리고 여전히 사랑이 중요합니다.
며칠 전 정동에 강의하러 가기 위해 안양천길을 걷다가
흔히 보게 되는 반려견과 산책하는 분을 또 보았습니다.
반려자를 동반하지 않고 반려견을 동반하는 모습,
아기를 태워야 할 유모차에 반려견을 태우고 가는 모습,
이런 모습에 '쯧쯧' 혀를 차거나 안타까워하기도 하다가
이분들이 사람은 사랑하지 않고 반려견만 사랑하는 분들이 아니라
반려견까지 사랑하는, 어쩌면 저보다 더 진정한 프란치스칸일 거라고
생각을 고쳐먹기도 하는데 며칠 전에는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 똥은 더럽다고 피하는데 반려견의 똥은 치우는 모습을 보고서
사람이 개똥 뒤치다꺼리나 하고 있다고 생각하다가
얼마나 사랑하고 싶으면 개를 저렇게 사랑할까 하고 생각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보통 인간은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 생각에
그것은 잘못 생각하는 것이고 인간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받는 것이
사랑하는 것이고 그래서 제일 원하는 것도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랑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이고,
아무도 사랑할 사람이 없다면 그것이 불행이고,
그래서 사람이 없으면 반려견이라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할 사람이 왜 없겠습니까?
사랑하고 싶은 사람 곧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겠지요.
우리는 선택적 사랑을 하는 것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끌리는 사람, 호감이 가는 사람, 고마운 사람 등
사랑하고 싶은 사람만 사랑을 하지 모두를 사랑하지 못하지요.
그런데 끌리는 사람이나 호감이 가는 사람이나 고마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다 나 중심이기에 엄밀히 얘기해 사랑이라고 하기 어렵지요.
사랑은 나 중심이 아니라 너 또는 그 중심이잖아요?
복음 다른 곳에서 너에게 잘해준 사람만 사랑한다면 그것은
이방인들이나 세리도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도 있잖습니까?
모두를 사랑할 때 상대에 따라 좌우되는 사랑이 아니라
나의 주도적인 사랑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 모두에 원수까지
포함시키라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모두를 사랑할 때 모든 것이신 하느님도 사랑하는 것이고,
뒤집어서 하느님을 사랑할 때 모두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이기에
오늘 주님께서는 하느님 사랑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라고
하시면서 이웃사랑과 관련하여 “둘째도 이와 같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아무튼 사랑이 제일 중요하면서도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나 하느님을 만나리라! 벌거숭이로.)
http://www.ofmkorea.org/279858
18년 연중 제30주일
(알량한 행복 때문에 죽 써서 개 주지 말 것.)
http://www.ofmkorea.org/160741
17년 연중 제30주일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 아니, 하느님의 무자비한 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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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연중 제30주일
(자비를 구하는 사람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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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연중 제30주일
(나를 사랑해야 하느님도 이웃도 사랑한다.)
http://www.ofmkorea.org/71487
13년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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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중 제30주일
(진정한 용기)
http://www.ofmkorea.org/42748
11년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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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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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연중 제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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