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74 추천 수 3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오늘 겨자씨의 비유를 묵상하면서 저를 돌아보니

지금껏 생각조차 않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동물을 키우는 것보다 식물,

그중에서도 나무를 키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리고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개를 많이 키우고 그리고 개에게 정을 준 적도 많았지요.

어렸을 때는 물론이고 옛날 성거산에 있을 때 매일 미사 후

무명 순교자 묘소까지 갔다 올 때면 진순이라는 개가

하루도 빠짐 없이 마치 저의 호위무사처럼 그러니까 제 앞을

정확하게 한발 앞서 가며 저를 호위하듯이 동반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개가 제가 관구회의를 갔다 오니 없어졌습니다.

개장수가 산중까지 와서 잡아간 것이 거의 틀림없습니다.

그 진순이를 비롯해서 많은 개가 그렇게 제 옆에 있다 사라졌습니다.

 

그에 비해 제가 성북동 수도원에 심은 나무들,

특히 소나무와 느티나무는 늠름하게 자라 아직도 수도원을 지키고 있고,

감나무는 여전히 많은 열매를 아직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들은 제가 묘목을 사서 심은 것입니다.

그 나무들이 너무도 대견하고 흐뭇한 것이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내가 사서 심은 나무라는 것이고, 묘목이 자라서 이렇게 큰 것입니다.

 

그때 큰 나무를 살 돈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돈이 있어도 저는 남이 키운 큰 나무가 아니라 내가 심고

사랑으로 키울 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고, 그때 제가

형제들을 양성하고 있었기에 그것들이 형제들이라고 생각하며 키운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자라주니 제 사랑의 보람이었고,

그러니 저를 얼마나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했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비유를 묵상하면서는 '아차!'하고 놓친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지금껏 나무건 채소건 묘목이나 모종을 사서 했지

제가 씨앗을 직접 싹틔우고, 키운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봄에도 <여기 선교의 집>에 모종을 사다 달라고 해서 심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씨를 뿌려서 키워볼 거란 생각은 못 했던 겁니다.

제가 더 작아져야 했고, 더 작은 것을 사랑했어야 했다는 반성이 된 겁니다.

 

물론 이런 반성과 함께 나의 씨앗을 내 힘으로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하느님의 힘으로 키우겠다는 마음도 지녀야겠지요.

 

다음으로 오늘 복음은 누룩의 비유도 들려줍니다.

누룩은 반죽 안으로 들어가 빵을 부풀리는 것으로

공동체 또는 하느님 나라를 성장케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에게는, 특히 지금의 저에게는 제 정원에 씨앗을 심는 것보다

이 누룩의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저는 확연하게 작아지고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제는 마라톤을 할 수 없고,

두 시간 이상의 강의를 하는 것은 무리이며,

일도 큰일은 꺼려지고 추진하는 힘도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제 말씀 나누기도 이런 면에서 고민거리입니다.

전에 썼던 것을 피해서 쓰려다 보니 새로운 얘깃거리가 없기도

하지만 아무튼 제 말씀 나누기가 분명 힘이 떨어졌지 않습니까?

 

그러나 옛날에는 작은 형제이어야 하기에 작아지려고 애썼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이 이미 작아져 있기에 잘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내가 성장하고 건강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와 형제들이 성장하고 건강하도록

작은 역할만 해도 되니 잘 됐다고 생각하는 오늘 저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0.27 07:41:0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0.27 07:40:32
    19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절망을 거스르는 희망)
    http://www.ofmkorea.org/280732

    18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씨앗이 씨앗인 줄 안다면)
    http://www.ofmkorea.org/161265

    17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내조를 잘 하자)
    http://www.ofmkorea.org/113023

    15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우리와 함께 탄식하고 기다리는 피조물)
    http://www.ofmkorea.org/83756

    13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은 사랑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나!)
    http://www.ofmkorea.org/57322

    12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어떤 사람)
    http://www.ofmkorea.org/42847

    11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시작도 과정도 그 결과도 모두)
    http://www.ofmkorea.org/5334

    10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나는 작게, 하느님은 크게)
    http://www.ofmkorea.org/4514

    09년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어떤 사람)
    http://www.ofmkorea.org/3245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1Mar

    사순 3주 목요일-기준의 문제로다!

    사순 3주 목요일-2018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앞을 향하여 있습니다. 내가 동쪽을 향하여 서 있으면 동쪽이 내 앞이고, ...
    Date2021.03.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71
    Read More
  2. 10Mar

    3월 10일

    2021년 3월 10일 사순 제3주간 수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5297
    Date2021.03.1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47 file
    Read More
  3. No Image 10Mar

    사순 3주 수요일-열심히가 아니라 잘

    사순 3주 수요일-2011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율법이나 예언서를 폐지하러 당신이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사람...
    Date2021.03.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75
    Read More
  4. 09Mar

    3월 9일

    2021년 3월 9일 사순 제3주간 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5286
    Date2021.03.0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32 file
    Read More
  5. No Image 09Mar

    사순 3주 화요일-나를 위해서 하는 용서

    사순 3주 화요일-2011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오늘은 복음을 읽다가 “용서해주다”는 말에 새삼 눈길이 갔습니다. “용서하다”가 아니고 “용서해주다”는 표현을 썼는...
    Date2021.03.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21
    Read More
  6. 08Mar

    3월 8일

    2021년 3월 8일 사순 제3주간 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5274
    Date2021.03.0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26 file
    Read More
  7. No Image 08Mar

    사순 3주 월요일-생각에서 믿음으로

    사순 3주 월요일-2011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인도를 방문하였을 때 저는 여러 가지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이나 정서를 뛰어...
    Date2021.03.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49
    Read More
  8. No Image 07Mar

    사순 제3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대해서 두 번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아버지의 집이라고 표현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곳, 그래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성전입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요한 복음사가의 입을 ...
    Date2021.03.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15
    Read More
  9. 07Mar

    3월 7일

    2021년 3월 7일 사순 제3주일 - http://altaban.egloos.com/2245265
    Date2021.03.07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06 file
    Read More
  10. No Image 07Mar

    2021년 3월 7일 사순 제3주일-터키 에페소 기도의집

    2021년 3월 7일 사순 제3주일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성전을 정화 하시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이 성전의 정화는 우리의 성전이라 할 수 있는 영혼을 어떻게 정화해야 하는지 묵상케 해 줍니다. 영혼을 정화케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양심의 가책입니다. 양심안...
    Date2021.03.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19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0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 756 Next ›
/ 75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