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24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이 말씀은 제가 장례 미사를 주례할 때 자주 하는 말입니다.

고인은 유족을 떠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간 것이고,

그렇기에 유족은 고인을 위해서 슬퍼할 것 없다는 얘기지요.

 

지난주에는 저의 제자가 죽은 지 50일 되는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그때도 같은 취지로 미사에 참석한 남편에게 얘기했지요.

 

제가 그렇게 말했지만, 입관예절 할 때 정작 저는 그의 얼굴을 보고

터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어서 하염없이 울며 미사를 봉헌했는데

그것은 그의 일생을 생각하니 너무 서러웠기 때문이었지요.

 

그렇습니다.

그의 이 세상 삶은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서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 세상 삶을 끝내는 것은 고통을 끝내는 것이고,

장례 미사 때 자주 듣게 되는 것처럼 이제 다시는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없게 되는 것이니 잘된 것이지요.

 

그래서 생전 잘못해준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그의 남편에게도

너무 죄책감 느끼지 말라고, 이제 고통이 끝났으니 잘된 거라고 얘기했지요.

 

그러나 고통이 끝난 것보다 더 잘된 것은 하느님께로 간 것이지요.

저의 제자도 아직 아이들이 다 크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더 살고 싶어 했지만 더 버틸 수 없게 되자

마지막에는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마무리도 잘하고 떠났는데 분명

하느님께로 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리고 평안하게 세상을 떠났을 겁니다.

 

그러므로 내가 태어난 것이 단백질의 합성 작용으로 태어났거나

고아로 태어났거나 육신의 아비와 어미로부터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났다고 분명히 믿는 우리라면 우리도 주님처럼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는 믿음도 확고할 것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 분들, 그중에서도 신앙인들은 분명 그럴 겁니다.

문제는 남아있는 사람들, 곧 우리인데 슬픔, 후회감, 죄책감,

허무감이 들고, 심지어 절망감까지 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하고 그런 것이 없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

그것이 없거나 없기를 바란다면 나쁜 놈이고 사랑치 않는다는 표시이니

그를 사랑한다면 그런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고통은 내가 감내해야 할 몫이고

오늘 주님께서 당신이 아버지께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하신 말씀에는 이런 뜻도 있을 것입니다.

 

감내하는 고통과 몸부림치는 고통,

평화로운 고통과 심란한 고통은 다릅니다.

감내하는 고통은 고통이 마음 한편에 있어도 마음 산란하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마음에 평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옷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지 않고

옷장에 잘 개켜져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대로 날뛰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그런 감정에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사랑이 고통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 평화를 주고 가신다는 것은 이런 뜻만이 아닙니다.

다시 오신다고 하셨으니 버려두고 가시는 것이 아님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은 가고 평화만 남겨두시겠다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평화, 곧 당신도 함께 계시는 평화를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당신이 떠나도 우리와 함께 계셔 주시는 분이 바로 주님의 성령입니다.

그것은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남긴 그 영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를 주시겠다고 하기 전에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그 뜻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하고, 그것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4 05:34:5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4 05:33:47
    20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환난과 환멸의 관계)
    http://www.ofmkorea.org/349587

    19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시험대)
    http://www.ofmkorea.org/219627

    18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성령의 평화)
    http://www.ofmkorea.org/121513

    17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화와 평안은 다르다.)
    http://www.ofmkorea.org/103712

    16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태연도 평화려니.)
    http://www.ofmkorea.org/89058

    15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화에 안주하지 말라!)
    http://www.ofmkorea.org/77766

    13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안 없이 평화 없고, 주님 없이 평안 없다.)
    http://www.ofmkorea.org/53140

    12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나의 평화는, 당신의 천국은?)
    http://www.ofmkorea.org/5823

    11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어려움 가운데서 빛나는 주님의 평화)
    http://www.ofmkorea.org/5098

    10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잔잔하고 잠잠해져라!)
    http://www.ofmkorea.org/3963

    09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그 어떤 것도)
    http://www.ofmkorea.org/2521

    08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참 평화)
    http://www.ofmkorea.org/1178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22Dec

    대림 제4주일

    2019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 http://altaban.egloos.com/2239362
    Date2019.1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75 file
    Read More
  2. No Image 22Dec

    대림 제4주일-빈 구유 만들기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여라.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우리가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기까지 그리고 그 신앙을 사람들에게 확신을 가지고 전하기까지는 해결해야 될 문...
    Date2019.1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52
    Read More
  3. No Image 22Dec

    2019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터키 에페소 기도의 집

    2019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오늘은 주님 성탄의 정점에 와 있는 대림 제 4주일입니다. 제 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부를 것이라는 예언이 복음에서 실현됩니다.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가 ...
    Date2019.12.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325
    Read More
  4. 21Dec

    2019년 12월 21일

    2019년 12월 21일 - http://altaban.egloos.com/2239354
    Date2019.1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57 file
    Read More
  5. No Image 21Dec

    12월 21일-조심스런 은총 관리

    사실 그제 독서와 복음을 읽으면서 이 구절들이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독서에서는 삼손의 엄마가 "앞으로 조심하여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말라."는 천사의 말을 전하는데 조심하라는 것이 비단 태아에게 좋지 않은 포도주와 독주뿐이었을까 하는 점이...
    Date2019.12.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69
    Read More
  6. 20Dec

    2019년 12월 20일

    2019.12.20. - http://altaban.egloos.com/2239335
    Date2019.1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57 file
    Read More
  7. No Image 20Dec

    12월 20일-마리아의 두려움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오늘 이 말씀들 안에서 볼 때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한 분, 총애를 받은 분, 주님께서 함께 계신 분입니다.   그런데 ...
    Date2019.12.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113
    Read More
  8. 19Dec

    2019년 12월 19일

    2019년 12월 19일 - http://altaban.egloos.com/2239323
    Date2019.1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59 file
    Read More
  9. No Image 19Dec

    12월 19일-나의 청이 주님께 가납되길 바란다면

    오늘 독서와 복음은 아이를 낳을 수 없었던 마노아와 즈카르야 부부가 아들을 낳게 된 얘기입니다. 그런데 즈카르야의 경우 그의 청원이 받아들여져서 아들을 낳게 되었다는 뜻으로 오늘 복음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아야. 너의 ...
    Date2019.12.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146
    Read More
  10. 18Dec

    2019년 12월 18일

    2019년 12월 18일 - http://altaban.egloos.com/2239301
    Date2019.12.1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8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5 386 387 388 389 390 391 392 393 394 ... 729 Next ›
/ 72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