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말에 '덩치만 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덩치는 이미 어른이지만 다른 것은 아직 애라는 말입니다.
겪어야 할 고통이 있는데 고통에 약하며
알아야 할 것 특히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많은데
아직 그런 것은 모른다는 얘기이겠지요.
비슷한 말로 '머리만 커가지고'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니 심한 말로 '대가리만 커가지고'라고도 합니다.
어른이 됐다고 하며 어른들에게 대드는 아이에게 어른들이 하는 말인데
어른이 보기에 세상에 대해 조금 알기 시작한 것을 가지고 다 아는 양
어른들에게 대들지만 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시건방만 떤다는 말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지혜롭다는 자와 슬기롭다는 자가
주님 눈에는 바로 이런 사람이 아닐까요?
지혜롭다고 하고 슬기롭다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이 세상에서는 실제로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는 진정 지혜롭고 슬기로울지라도
하늘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겸손해야 하고,
특히 주님 앞에서 얘기할 때는 뒤로 빠져야 하겠지요.
하느님 나라 신비와 관련해서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지 말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여기서 그리스도교의 계시론과 조명론이 나옵니다.
세상의 지혜는 세상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도 알 수 있지만
이 세상의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은 거기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모릅니다.
지혜롭고 깨달은 자라는 석가모니도 여기까지이고,
공자나 소크라테스도 그 이상은 모른다고
그러니 그런 자신을 알라고 하였지요.
하늘의 신비와 하늘의 지혜는 계시의 영역이고,
우리 인간의 지혜가 완전한 계시이신 그리스도의 조명을 받아야만 합니다.
이 조명론에 대해서 시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생명의 샘이 당신께 있고 우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니다."
앞의 "당신 빛"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뒤의 "빛"은 모든 빛의 원천이신 하느님이신데
그리스도이신 주님의 빛을 받아야만 우리는 하느님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눈만 있으면 그리고 눈만 뜨고 있으면 다 볼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눈이 백 개 있어도 그리고 그 눈을 다 부릅뜨고 있어도
빛이 한 줄기도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고 그래서 그 눈들은
결국 빛이 없는 심해의 고기들처럼 퇴화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사실 내가 아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를 아는 것이 지혜이고,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적어도 소크라테스만큼은 지혜로워야 하고
소크라테스만큼 겸손해야 함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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