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21.08.12 11:41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조회 수 21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으므로,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이 문장에서 나의 눈길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으므로,’


 이 문장에 눈길이 가기보다는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이 문장에 눈길이 가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자비를 이야기 할 때


 용서를 이야기 할 때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는 것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서는 항상 숙제로만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 문장에 집중하는만큼


 용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매번 경험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답은 이 문장 속에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으므로,’


 이 문장의 시제는 과거입니다.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이 문장의 시제는 현재, 혹은 미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자비를 입은 것이


 자비를 베푸는 것보다 먼저 이루어집니다.


 자비를 입어야지


 자비를 베풀 수 있습니다.


 용서 받은 기억이나 경험이 있어야지


 용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자비를 베푸는 것도


 용서를 베푸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자비를 입은 기억을 떠올리고


 우리가 용서 받은 경험을 찾아야합니다.


 내가 용서받은 기억이 있고


 사랑받은 것이 떠오를 때


 우리도 자연스럽게 남을 용서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고


 그렇게 그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의 어려움은


 상처 받은 기억들,


 내쳐진 기억들은 생생한데,


 사랑받은 기억들,


 용서받은 기억들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말합니다.


 나는 용서받지 못했고 사랑받지 못해서


 내 안에 상처만 남아 있어서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다고.


 이 말이 틀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하면서


 ‘아 내가 그래서 사랑하지 못하는구나’라고


 나 자신을 알아보는


 기회로 삼은 것이 아니라,


 ‘내 모습을 네가 인정해’라는 식으로


 상대방에게 내 공을 넘기면서


 나 자신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사랑받지 못해서


 남을 사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남을 사랑하지 못하는 모습,


 용서하지 못하는 모습,


 그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함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말할 때


 그 사랑 안에는 우리의 부족함도 포함됩니다.


 우리가 남을 사랑하지 못해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가 남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 안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그 사랑을 조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나도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남을 사랑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그럴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남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용서해야 한다고 나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하지 못할 수 있어라고


 나 자신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용서하지 못해도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사랑 안에는 내가 먼저 무엇을 해야한다는


 조건이 없기 때문입니다.


 용서라는 이름으로 남을 먼저 보기보다


 용서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용서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


 용서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에


 더 집중할 때


 우리의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풀 수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30Apr

    부활 졔3주간 목요일

    2020년 4월 30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1324
    Date2020.04.30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89 file
    Read More
  2. No Image 30Apr

    부활 3주 목요일-아버지께 데리고 가는 우리의 큰 형님

    요한복음이 하는 얘기는 이렇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가는 길이시기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없다는 말...
    Date2020.04.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02
    Read More
  3. No Image 29Apr

    [동영상]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교회는 여인에 의해서 움직인다.

    교회는 여인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또한 유럽어에서 교회는 여성명사입니다. 오늘 가타리나 성녀를 보고, 또 다른 여러 성녀의 삶과 신앙을 보면 확실히 교회는 여인에 의해 움직입니다. 모든 자녀들을 한 울타리로 불러 모으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가장 좋은 ...
    Date2020.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박루케시오 Reply0 Views257
    Read More
  4. 29Apr

    성녀 가타리나 동정 기념일

    2020년 4월 29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1312
    Date2020.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25 file
    Read More
  5. No Image 29Apr

    부활 3주 수요일-하느님의 거대한 섭리 안에서

    "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사도들 말고는 모두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한편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   오늘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다가오는 느낌은 하느님의 거대한 섭...
    Date2020.04.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16
    Read More
  6. 28Apr

    부활 제3주간 화요일

    2020년 4월 28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1301
    Date2020.04.28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15 file
    Read More
  7. No Image 28Apr

    부활 3주 화요일-미움과 분노를 단칼에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았다."   살다 보면 꼴 보기 싫고, 보기만 해도 화가 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데 정말로 미치겠는 것이 꼴 ...
    Date2020.04.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105
    Read More
  8. No Image 27Apr

    [동영상] 부활 제3주간 월요일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서 믿으려면 뭐를 해야 하냐고 묻는 이런 이중적인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확신이 하느님의 일이라고 역설하십니다. 믿음과 행함도 한 뿌리에서부터 오는 것이고, 불신과 확신은 같은 뿌리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분법적으...
    Date2020.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박루케시오 Reply0 Views252
    Read More
  9. No Image 27Apr

    부활 3주 월요일-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지만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그렇게도 열성적으로, 아니 극성으로 찾는 것은 표징을 봤기 때문이 아니라 빵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심...
    Date2020.04.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222
    Read More
  10. 26Apr

    부활 제3주간 월요일

    2020년 4월 27일 부활 제3주간 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1282
    Date2020.04.26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22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56 357 358 359 360 361 362 363 364 365 ... 730 Next ›
/ 73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