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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일을 잘 기억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제가 앞일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지난 일은 금세 잊어버리게 되는 현상이지요.

 

그런 저인데도 저도 나이를 먹는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줄어들고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과의 만남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새로운 영화는 더더욱 보지 않는데

가끔 지난 영화가 TV에 나오면 이 또한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보곤 합니다.

 

그래서 벤허도 봤고, 그저께는 쿼바디스도 봤는데

쿼바디스 장면 중에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장군의 뒤에서

"메멘또 모리/Memento Mori"를 외치는 장면이 눈에 탁 들어왔습니다.

 

지금 성취한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죽을 때를 기억하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보통 과거를 기억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미래 그것도 죽을 때가 있음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요즘 저에게는 큰 관건입니다.

제가 비록 미래지향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미래보다는 과거를 먹고 살게 되는데

과거적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적 현재를 살아가야겠지요.

 

그런데 미래라는 것도 전처럼 새로운 일을 많이 벌이는 그런

가까운 의미에서 미래가 아니라 오히려 벌였던 일도 갈무리하는

그런 먼 의미에서 또는 제 인생의 끝으로서의 미래를 생각해야겠지요.

 

나바호족에게 이런 가르침이 있다고 합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한가위 명절에 왜 이런 얘기를 제가 할까요?

설 명절이 한 해의 시작에 우리 인생의 시작, 근원을 생각하는 명절이라면

한가위 명절은 한 해의 수확을 갈무리하는 시점에 단지 한 해의 갈무리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갈무리를 잘해야 함을 생각하는 명절이기 때문이지요.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부자는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것 때문에

크게 만족하며 창고를 더 늘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님께서는

쌀 창고가 아니라 사랑 창고를 짓고 채워야 한다고 말씀하시지요.

 

제가 그제도 얘기했지만, 우리의 최후가 단지 이 세상에서 끝나고 마는

끝이 아니라 천국에 닻을 내려야 하는 끝이라면 쌀 창고는

천국에서 아무 쓸모가 없고 사랑 창고만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쌀 수확이 아니라 인생 수확을 추구해야겠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곧, 인생의 끝이 가까울수록 내 인생의 끝에

나는 무엇을 많이 수확해야 하는지 성찰하며 살아야 하겠지요.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고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망가지고 도난도 당하는 땅에 보물을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이것을 뒤집어 이해하면 쌀을 이 세상 창고에 쌓으면 똥이 되지만

하늘에 쌓으면 주님과 이웃을 위한 진정한 보물 곧 사랑이 되지요.

 

한가위 명절에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어제 제가 아는 삼회원 한 분이

이 명절에 교통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 때문이었는데

그 교통 사고가 명절이면 오히려 외로운 그 지역분들에게

떡을 나누는 일을 하러 가다가 일어난 것이었다고 합니다.

 

제게도 충격이었으니 가족분들에게는 얼마나 충격일지 같이 마음 아프지만

돌아가신 분에게는 천국의 사랑 창고에 사랑 쌓는 일을 마지막까지 하다가

돌아가신 것이니 복된 죽음이라는 묵상도 하는 이번 한가위 명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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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9.21 06:55:56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9.21 06: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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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자비의 학교에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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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당신의 부르심은?)
    http://www.ofmkorea.org/111494

    16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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