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는 하까이서입니다.
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 상태인데도 이스라엘 백성이
주님의 집을 다시 세우려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나무라는 것이
오늘 얘기인데 프란치스칸인 우리는 이 말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 9월 1일부터 프란치스코 축일인 10월 4일까지 교황님이 제정하신
"창조의 시기(Season of Creation)"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프란치스코가 받은 소명은 “프란치스코야,
가서,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허물어진 주님의 집이 무엇이냐 그것입니다.
프란치스코도 처음에는 그야말로 허물어진 성당들이었지요.
그러나 프란치스코에게 허물어진 주님의 집은 고작 성당건물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들의 모임으로서의 교회이고, 더 나아가
가톨릭 신자나 그리스도교 신자뿐 아니라 이슬람 신자나 무신론자까지
하느님의 자녀인 모든 인류를 포함하는 거라고 깨달음이 확장되었지요.
그런데 깨달음의 확장과 주님의 집의 확장은 이제 인류를 넘어섭니다.
프란치스코의 형제애는 지구뿐 아니라 우주 끝까지 가고,
인류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에게까지 갑니다.
프란치스코는 "가서,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는 사명을 받을 때
"가서"라는 말은 지나치고 "나의 집을 고쳐라."는 말만 중시했는데
깨달음이 확장되면서, 주님의 집을 고치되 "가서" 고치라는 말씀으로
알아 듣게 되었고, 그래서 형제애는 우주까지 그리고 피조물에게까지
가게 되었으며 주님의 집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 함께 이루는 것이 되었지요.
그래서 교황 프란치스코도 우리가 사는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하고,
이 공동의 집을 우리가 함께 잘 가꾸어야 한다고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찬미받으소서>는 잘 아시다시피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찬가 <Laudato Si>에서 가져온 거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공동의 집을 보살피기는커녕 오히려 마구 파괴하고,
프란치스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이에 대해 별 의식이 없이 살아갑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오늘 하까이서처럼 말씀하십니다.
"'이 백성은 ‘주님의 집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데 너희가 지금 판벽으로 된 집에서 살 때냐?"
그런데 우리도 그리고 프란치스칸들도 다른 환경 파괴자들처럼
공동의 집을 파괴한다는 말에 '내가 언제 그랬냐?'고
발끈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분들은 더 그러실 겁니다.
이해합니다.
그래서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지구를 살리지 않으면 파괴하는 것이고,
그런 적극적인 의식 없으면 파괴하는 것이며,
깨달음과 의식이 프란치스코처럼
모든 피조물에게 가지 않으면 파괴하는 것이고,
소비를 지금보다 현격하게 줄이지 않으면
저를 포함하여 모두 파괴자들이라고 저는 오늘 말하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혼자 이 세상을 퇴장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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