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두었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오늘 회당장의 처신은 그리 나무랄 것이 없어 보입니다.
예수님께 회당에서 가르치는 것을 허용한 것을 보면
예수님께 애초부터 적대감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고,
그의 말대로 고쳐줄 수 있는 다른 6일이 있는데
굳이 안식일을 어겨가면서 고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께는 너무 조심스러워,
아니 예수님을 존경하기에
예수님을 감히 직접 공격하지 못하고 대신 군중을 나무랍니다.
그렇다면 안식일이 아닌 다음 날까지 미룰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십팔 년을 기다려왔는데 하루를 더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있었던가요?
실제로 오늘 여인의 치유는 어제 바르티메오의 치유와는 달리
본인이 원했던 것이 아니고
순전히 주님께서 먼저 고쳐주시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여인은 하루를 더 못 기다릴 이유가 없었고
오히려 주님이 기다릴 수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면
주님도 하루 이틀 더 못 기다릴 것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못 기다리신 것이 아니라 안 기다리신 것이고,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사랑하고 생명을 보살피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미룰 이유가 못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은 안식일일지라도 소나 나귀를 먹여 살리는 일을
너희는 할 거라고 회당장과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소나 나귀도 그러하다면 사람은 더욱 그리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또 이런 말씀도 됩니다.
자기 것은 소나 나귀도 안식일에 살리면서
18년이나 앓는 여인의 병 고치는 것을 안식일이라고 하여 반대한다면
그 여인을 자기의 소나 나귀보다 못하게 여긴다는 나무라심입니다.
오늘 주님은 이들을 위선자라고 하시면서
여인은 ‘아브라함의 딸’이라고 하십니다.
사람들이 소나 나귀보다 못한 존재로 무시하는 여인을
주님께서는 ‘아브라함의 딸’로 귀하게 여기시는 것입니다.
18년 동안이나 사람들이, 아니 내가 팽개친 여인을
주님께서는 하루라도 미룰 수 없고 당장 고쳐주시는 겁니다.
“사랑은 하루도 미루지 마라.”는 것을 오늘 가르침 받습니다.
고쳐주신 예수님 제 여동생(기관지 확장증) 고쳐주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저 또한 오래되어서 불쌍함 식어가는 저를 용서해 주시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형제 자매님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