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296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길을 가시던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부르시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나를 따르라는 말씀에 그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주님을 따랐고 자기 집에서 잔치를 베풉니다. 자신이 받은 자비와 사랑이 넘쳐 타인에게까지 나누게 된 것입니다. 이 나눔의 대상은 사랑과 같이 조건이 없었습니다. 거지나 창녀나 세리와 같은 이들이나 탐관오리와 율법 학자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베풀어졌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그 무조건의 일부라는 것을 모른 채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립니다. 자신과 함께 둘러앉은 이들이 자신들과는 다름을, 정확히 말해 부정한 죄인들임을 불편해 한 것입니다. 이 불편함은 자신들이 위선과 화려한 의복으로 둘러싸 가려놓은 죄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듯 죄를 지니고 사는 것, 죄인으로 산다는 것은 부끄럽고 초라해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 대신 좀 더 화려한 옷과 학력과 직업 같은 이른바 스펙으로 둘러싸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나흘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조금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인정하거나 바라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생긴 감정의 골이 아니라 거의 평생에 걸쳐 만들어진 미움이었고 웅크러든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가슴 한 켠엔 어두움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어두움조차 나로부터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그 탓을 돌리려 부단히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제게 빛을 비추어 주셨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 십자가를 제가 함께 지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성사를 보고 이마에 재를 바르고 묵상을 하는데 제가 그토록 미워하던 누군가의 정체가 바로 제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미워했던 제 이웃과 형제들이 떠오르며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고 이내 괴로움을 지고 온 제 자신이 안쓰러워졌습니다.

 

다시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천년 전의 유다인들이나 바리사이들이 가졌던 분노와 미움, 모략과 중상, 나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은 제게로부터 동떨어진 복음 속 그네들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제 삶이었고 마음이었습니다. ‘이대로 산다면 내가 이 삶을 계속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까지 생각이 뻗어갔습니다.

 

사부님은 권고 5에서 교만에 빠지지 말고 주님의 십자가만을 자랑할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마귀들이 십자가에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마귀들과 더불어 그분을 못 박았으며 우리에게 명석함과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한 마리 마귀보다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곧 우리의 연약함이며 매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제 자신의 연약함과 죄를 정직히 바라보고 마음을 돌려 주님께 향하는 은혜로운 회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주님을 따른 마태오와 같이 주님을 따르는 첫 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세실리아 2013.02.16 09:38:14
    이마에 재를 발라 주시며 사재의 말씀 어찌나 행복하고 감사 한지요
    평화 밀려오면 한줌의재 임을 잊지말자 다짐하며 내 쉴곳 십자가임 을
    홀로 처절히 못박히신 예수님만이 희망이시며 기쁨이십니다, 감사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Mar

    성주간 목요일- O, felix Culpa! (복된 탓이여)

    “그분께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수련소에 와서 느끼는 것이 제가 확실히 전보다 너그러워졌다는 겁니다. 형...
    Date2013.03.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132
    Read More
  2. No Image 27Mar

    성주간 수요일-설혹 배신할지라도 배반까지는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주님은 제자들의 배반, 특히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반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저는 유다를 비난하기보...
    Date2013.03.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025
    Read More
  3. No Image 26Mar

    성주간 화요일-성공을 꿈꾸지 않는자 실패도 없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 버렸다.” 이 말은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자 영광은커녕 쓸데없이 고생만 하고 힘만 썼다고 주님의 종이 실패를 자조하는 내용입니다. 그러...
    Date2013.03.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438
    Read More
  4. No Image 21Mar

    사순 5주 목요일- 자리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자리가 없다” <자리> 제가 경험한 서울 지하철역의 문화는 대부분 부정적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옆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때문이었습니...
    Date2013.03.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4179
    Read More
  5. No Image 20Mar

    사순 5주 수요일- 자유 성찰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어제는 몇 시간 말씀을 묵상해도 글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간신히, 아니 거의 억지로 쓴 글...
    Date2013.03.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74
    Read More
  6. No Image 19Mar

    성 요셉 대축일- 따듯한 정의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복음은 얘기합니다. 하여 저는 제 주변의 구체적인 사람들을 생각하며 의로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지를 묵상해봤습니다. 정의감이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의...
    Date2013.03.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478
    Read More
  7. No Image 18Mar

    사순 5주 월요일-보름달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세상의 빛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는데 세상의 빛이신 주님께서 내게도 빛이신가? “주님께서 나의 ...
    Date2013.03.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3842
    Read More
  8. No Image 17Mar

    사순 제 5 주일-이제까지가 아니라 이제부터

    지난 주 우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에 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해는 아버지를 떠났던 아들이 회개하고 아버지께 돌아오고 아버지는 그 아들을 용서하고 받아들임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화해는 회개와 용서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얘기...
    Date2013.03.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768
    Read More
  9. No Image 16Mar

    사순 4주 토요일- 판단은 다 나쁜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오늘 최고 의회 의원들과 바리사이들은 주님을 잡아오라고 보낸 경비병들이...
    Date2013.03.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09
    Read More
  10. No Image 15Mar

    사순 4주 금요일-모욕과 고통의 뜻

    “그를 모욕과 고통으로 시험해 보자. 그러면 그가 정말 온유한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의 인내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내리자.” 계속되는 복음은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얘기입니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
    Date2013.03.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490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8 689 690 691 692 693 694 695 696 697 ... 725 Next ›
/ 7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