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토요일인 어제, 아직 사순시기이고 성삼일 중의 하루이건만
부활을 코앞에 둔 분위기 때문인지
상기上氣, 예 기분이 상기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제와 어제 하루 사이에
제 창문 밖 나무가 잎들을 3cm 정도 싹을 틔우고 있음이 보이고
저의 뒷마당 밭이 생명이 가득 들어선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감옥에서 제가 풀려난 듯한 느낌도 들었고,
많이 먹어도 괜찮고 즐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심지어 죄를 지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나를 들여다보면서 사랑이 부활하지 않고
욕망이 다시 살아나려고 꿈틀대는구나 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과연 이 부활에 욕망이 다시 살아날 것인가, 사랑이 다시 살아날 것인가?
저의 바람은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요즘 줄창 사랑을 외쳐댑니다만
늙어가기 때문인지 생명의 부활은 왠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늙어가고 육신생명이 죽어가도
영적인 생명은 사랑과 함께 살아나야 하고 자랴야 하는데 말입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또 다른 느낌일까요?
밖은 봄이 왔지만 내겐 아직 봄이 아닌 것 같듯
밖은 부활시기이건만 정작 주님은 내 안에서 부활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긴 합니다.
그렇지만 부활과 생명의 꿈까지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줄창 사랑을 외치고 사랑을 좀 더 노력하다보면
사랑이 생명을 견인하지 않을까 하는 꿈 말입니다.
지금 이 단계에서 다른 욕심은 내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부활하고 생명이 부활하면 더 바랄 것 없겠지만
사랑이 부활하기만 해도 대성공이 아닐까요?
너무 구차한 자기 위안이 아닌지 돌아보는 부활 아침입니다.
소스라칠 차가움과 냉기 그 또한 내속에 부는 찬바람 에 놀라며
따뜻한 봄 바람 내 깊은 마음속 어두움 몰아내기를 ,감사드립니다.
비록 젊었을때처럼 격정적인 신앙체험은 줄었지만, 절대자이셨던 주님이 동반자로, 벗으로
자비로우신 분으로 늘 함께하지요. 음 여유로움...이랄까!?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매일 매일 부활하여
주님을 향하여 행복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우리 주님께로 이끌어 주시는 신부님의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