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894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거룩하신 아버지,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저희 수도회는 작은 형제회의 정신에 따라

공동체 책임자를 원장Superior이라 하지 않고 수호자Guardian라고 부릅니다.

공동체를 수호하고, 형제들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수련장이면서 동시에 수호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주님 말씀을 묵상하며 수호의 의미를 새겨보고자 합니다.

 

창세기를 보면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뒤

하느님으로부터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추궁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카인은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카인은 모르지 않지요.

모르는 척하고 싶은 거고, 자기와 상관없다고 잡아떼는 거지요.

 

그런데 제가 카인의 얘기를 하는 이유는 한 때 제가

똑 같은 생각을 하고 똑 같은 소리를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신서원을 한 다음 내내 책임자를 했습니다.

그러다 사춘기가 아니라 사추기가 살짝 왔을 때

왜 나만 이렇게 책임을 크게 느끼고 살아야 하고

내내 책임자로 살아야 하는지 억울한 생각,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수도원 회의를 통해 무엇을 같이 결정하였음에도

다른 형제들은 지키지 않고 저만 지킨다고 생각이 들 때,

집안일이 많은데도 형제들이 자기소임만 신경 쓰고 집안일에는 무관심할 때

내가 뭐 집 지키는 똥개인가, 나만 집을 지키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지요.

물론 저희 형제들이 그런 것이 아니고 제가 그렇게 생각한 것이지요.

 

한 집의 어머니들도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남편은 일에 빠져 아이들 문제나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아이들은 컸다고 밖으로 나돌기만 하여 혼자 집을 지킬 때 말입니다.

 

그때 만일 주님께서 남편과 아이들 어디 있냐고 물으시면 자매님들도

카인처럼 “모릅니다. 물어도 얘기도 않고 나다니는 것들,

제가 그들을 지키는 사람이라도 됩니까?”하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저 똥개처럼 집을 잘 지키는 게 아니고,

율법학자들처럼 자기도 법을 잘 지키고 남도 잘 지키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족을 살리는 살림을 함으로써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며,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하고

말씀하시는 주님처럼 주님의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의 수호자 역할로 말하면 형제들이 결정 사항을 잘 지키고,

집안의 여러 가지 소임을 잘 그리고 충실히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의 내면이 주님의 기쁨으로 가득 차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하고

내가 먼저 주님의 기쁨으로 충만해야겠지요.

 

어제는 다음 주에 뛰게 될 마라톤 연습을 위해 유등천을 달렸는데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놀러 나왔습니다.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그때 어떤 젊은 부부가 제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기에

멈춰 서서 들으니 예수를 믿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예수야, 주책이 없구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이내, 젊은 부부가 산책도 하고 전도도 하는 게 기특하게 생각되었고,

더 나아가, 내가 해야 할 것이 저것이구나 하는 깨달음도 주었습니다.

 

얼마나 예수님으로 충만하면 산책을 하면서도 예수 생각이고,

좀 주책없다 싶지만 얼마나 예수님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이 넘치면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도 눈치 보지 않고 예수님을 믿으라고 합니까?

 

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다 싶고,

저도 이런 주책바가지는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0Dec

    대림 2주 화요일-잃은 양이 찾지 않은 양이 되지 않도록

      “이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잃은 양>이란 어떤 양을 일컫는 것일까요?   길잃은 양일까요? 떠나간 양일까요?   불쌍한 양일까요? 괘씸한 양일까요?   ...
    Date2013.12.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4
    Read More
  2. No Image 09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 마리아 축일-완전할수록 사랑은 자유롭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축일의 뜻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오늘 미사의 본기도를 뜻을 새겨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오늘 본기도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느님, 하느님께서...
    Date2013.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53
    Read More
  3. No Image 08Dec

    대림 제 2주일 -받아들임의 기적-

    +그리스도의 평화         지금으로부터 11년전 제 나이 21살때   저는 군대에 있을 때였었습니다.   사실 어느 공동체에서도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군대라고하는 공동체에서도 이런저런 사람   여러부류의 ...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2504
    Read More
  4. No Image 08Dec

    대림 제 2 주일-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나무처럼 되지 말아야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 말씀과 같은 말을 ...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66
    Read More
  5. No Image 08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가브리엘 천사는 이 인사말로 마리아에게 다가갑니다.  '기뻐하여라.'  천사가 찾아와서 한 첫 마디 말은 '기뻐하여라' 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기뻐하라는 말에 마리아는 놀랐다고 복...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015
    Read More
  6. No Image 07Dec

    대림 1주 토요일-거리의 성전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요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얘기가 넘쳐납니다. 새로운 교황님이 탄생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새 교황님이 선대 교황들보다 거침없는 행...
    Date2013.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20
    Read More
  7. No Image 06Dec

    대림 1주 금요일-믿는대로 된다 함은 믿는 것을 허용하기에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많은 것은 믿는 대로 됩니다. 할 수 있다고 믿으면 믿는 대로 됩니다. 그래서 주문처럼 이렇게 말하는 것이 유행이지요. “I can do it!(나는 할 수 있다!)” ...
    Date2013.12.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347
    Read More
  8. No Image 05Dec

    대림 1주 목요일-주님을 부르지 않겠습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들은 얘기입니다. 어떤 자매님이 엄청나게 많이 드시는데도 몸은 빼빼 말라서 병원에 가 조사를 해보니 많이 먹어도 흡수를 못해서 그렇다는 거였습니...
    Date2013.12.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2
    Read More
  9. No Image 04Dec

    대림 1주 수요일-사랑으로 채우시려 사흘을 굶기신

    “빵 일곱 개와 물고기들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지금까지 저는 빵의 기적을 굶주린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빵의 기적을 일으키시는...
    Date2013.12.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05
    Read More
  10. No Image 03Dec

    성 프란치스코 하베리오 대축일-행복하지 않으면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선교의 주보인 하비에르 성인의 축일을 기해 복음 선...
    Date2013.12.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1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5 686 687 688 689 690 691 692 693 694 ... 749 Next ›
/ 74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