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5.23 07:36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3743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맛있는 작은형제회? 멋있는 작은형제회?’

    

+평화를 빕니다.

 

오늘 복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멀쩡한 몸으로 지옥에 가는 것 보다 불구자로 하느님 나라에 가는 것이 더 나은 것임을 말하는 부분입니다.

즉 죄를 단호하게 물리치라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부분은 소금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이야기 중에서 두 번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피천득 씨가 쓴 맛과 멋이라는 글을 먼저 나눌까 합니다.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맛과 멋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 있고

맛이 없더라고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오늘 복음의 두 번째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소금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소금을 먹으면 짠 맛이 납니다. 왜냐하면 소금은 짜기 때문입니다.

이 짠 맛이 소금의 맛이고, 더 나아가 소금의 멋입니다.

짠 것은 바로 소금의 ‘맛’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 무엇도 짜지 않고 오직 소금만이 짠 맛을 가지고 있음 이것이 바로 소금의 ‘멋’입니다.

짠 맛이 바로 소금의 정체성이고 소금의 멋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소금의 멋을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하고 말씀하십니다.

이러한 말씀을 하신 뒤에 예수님께서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며 살아갈 때 멋이 생깁니다.

바로 마음속에 나만이 할 수 있는 나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 즉 멋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한 때 저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에는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었고,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이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마치고 머리를 샛노랗게 물들였습니다.

졸업식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고, 대학교 입학 때도 검은 머리 가운데 노란 머리였습니다.

저는 노란 머리를 하면 사람들이 저를 더 잘 기억해주고 좋아해줄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노란 머리를 한 저를 보고 저의 맛을 알아주기는 커녕 다름을 넘어 틀린 눈으로 저를 바라보았고 대했습니다.

그렇게 생활을 계속하다가 머리를 뽀글머리로 파마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가 검은 머리를 다시 평범하게 자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햇살이 저에게 환하게 비춰졌습니다.

저는 그때 따스한 햇살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 염색을 하고, 파마를 하고 하지 않아도 나는 하느님 안에서 충분히 특별한 존재이구나.

하느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햇살을 비춰주시는 구나.

그런데 나는 왜이렇게도 무엇인가를 꾸미려하고 치장하려 했을까? 나는 충분히 멋있는데...’

이런 생각을 한 뒤로는 사람들에게 저의 맛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작은형제회에서 살아갑니다. 작은형제회도 맛과 멋이 있습니다.

작은형제회 수도자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맛’입니다.

수도복을 입고, 매일 기도를 하고 미사도 드립니다.

성프란치스코가 작은형제회를 만들 때의 그 정신대로 사는 것 이것이 ‘멋’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3.05.23 07:40:38
    오늘도 저희 수련자의 강론을 올립니다. 그러나 다른 때와 다른 의도로 올립니다. 같은 복음을 이렇게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것, 주님의 말씀이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소금"을 무엇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오늘 복음 전체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성서주석가들이 이 소금이 뜻하는 것을 각기 달리 얘기하고 있음을 참고로 말씀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4Dec

    대림 2주 토요일-미행을 오신 주님의 뜻?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우리가 쓰는 미행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尾行과 微行이 그것인데 미행尾行은 남의 뒷조사를 몰래 한다는 ...
    Date2013.12.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85
    Read More
  2. No Image 13Dec

    대림 2주 금요일-장터의 어린이같은 마음

    예수님께서는 당신 세대의 사람들을 장터에서 노는 아이들에 비유하시며 아이들이 놀며 부르는 다음의 노래를 들려주십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즉...
    Date2013.12.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24
    Read More
  3. No Image 12Dec

    대림 2주 목요일-누가 큰 사람인가?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데 폭행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폭행을 하는 ...
    Date2013.12.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30
    Read More
  4. No Image 11Dec

    대림 2주 수요일-마음이 무거운가, 짐이 무거운가?

    오늘 주님께서는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고 하시는데 이것이 무슨 뜻일까요?   안식을 주겠다는 것이 짐 진 자의 어깨에서 짐을 벗겨주겠다는 뜻일까요? 더 이상 무거운 짐은 지지 않게 해주...
    Date2013.12.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27
    Read More
  5. No Image 10Dec

    대림 2주 화요일-잃은 양이 찾지 않은 양이 되지 않도록

      “이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잃은 양>이란 어떤 양을 일컫는 것일까요?   길잃은 양일까요? 떠나간 양일까요?   불쌍한 양일까요? 괘씸한 양일까요?   ...
    Date2013.12.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44
    Read More
  6. No Image 09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 마리아 축일-완전할수록 사랑은 자유롭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축일의 뜻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오늘 미사의 본기도를 뜻을 새겨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오늘 본기도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느님, 하느님께서...
    Date2013.12.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53
    Read More
  7. No Image 08Dec

    대림 제 2주일 -받아들임의 기적-

    +그리스도의 평화         지금으로부터 11년전 제 나이 21살때   저는 군대에 있을 때였었습니다.   사실 어느 공동체에서도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군대라고하는 공동체에서도 이런저런 사람   여러부류의 ...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2504
    Read More
  8. No Image 08Dec

    대림 제 2 주일-잎만 무성하고 열매가 없는 나무처럼 되지 말아야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 말씀과 같은 말을 ...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666
    Read More
  9. No Image 08Dec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가브리엘 천사는 이 인사말로 마리아에게 다가갑니다.  '기뻐하여라.'  천사가 찾아와서 한 첫 마디 말은 '기뻐하여라' 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기뻐하라는 말에 마리아는 놀랐다고 복...
    Date2013.12.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015
    Read More
  10. No Image 07Dec

    대림 1주 토요일-거리의 성전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요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얘기가 넘쳐납니다. 새로운 교황님이 탄생했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새 교황님이 선대 교황들보다 거침없는 행...
    Date2013.12.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02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5 686 687 688 689 690 691 692 693 694 ... 749 Next ›
/ 74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