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당신 고향에 가셨는데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아
몇몇 병자에게 밖에는 아무 기적을 일으키실 수 없었다고 하며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고 하는데
저는 주님께서 기적을 일으키실 수 없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주님도 하실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말인데
진정 주님도 하실 수 없는 것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산천초목과 삼라만상에게는 주님께서 하실 수 없는 것이 없지만
인간에게만은 인간의 협력 없이 하실 수 없는 것이 있고,
인간의 협력 없이는 전능하신 하느님도 구원하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협력이란 믿는 것인데
주님의 능력과 사랑을 믿지 않으면
아무리 전능하셔도 하실 수 없습니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아무리 명의일지라도
환자가 믿지 않으면 어떤 처방이나 진료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럴 때 그에게는 명의도 명의가 아니고 아무 치료도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의심도 기적을 불가능하게 하는데
불신은 더더욱 기적을 불가능케 합니다.
의심이나 불신은 기적의 문을 걸어 잠그게 하기 때문입니다.
의심하거나 불신하는 사람에게는 문을 잠그고
믿는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고향 사람들은 왜 주님을 믿지 못했습니까?
그리고 왜 주님을 못마땅해했습니까?
그것은 주님을 자기들과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과 똑같이 한 인간인데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고,
자기들과 똑같은 인간인데 자기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고
주님께는 있다는 사실이 화나고 시기 질투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들과 똑같은 인간인데 어디서 그런 능력이 왔을까
그런 것이나 따지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저 사람입니다.
저분이 아니고,
스승도 아니고,
주님도 아니고 저 사람입니다.
주님을 저 사람이라고 하고,
주님께 인간적인 것을 들이대면
주님도 저 사람일 뿐 아무것도 내게 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