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서로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수군거립니다.
분명 예수님께서는
먹는 빵을 말씀하신 것이 아닌데
그들은 누룩이라는 단어 하나로
빵을 연결시켜서 생각합니다.
누룩이라는 말로 빵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제자들은
단순한 연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스승님도 배 안에 빵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고 생각했고
그것으로 자신들의 실수를
스승님도 아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빵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고
스승님께서 뭐라고 하실 것 같은 생각에
그렇다면 자기들은 뭐하고 말씀드려야하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도 깨닫지 못한 제자들을
안타깝게 생각하십니다.
먹을 빵이 더는 문제되지 않는데
제자들은 빵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당신께서 얼마든지 빵을 주실 수 있으시기에
빵을 미리 준비하지 않은 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이 그것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지만
사실과 다른 상상 속의 예수님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빵이 없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자신들인데
스승님께서 그것을
문제 삼으실 것이라고 생각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관계 안에서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이것입니다.
그 사람의 모습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저 사람은 이럴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는 문제 삼지도 않고 불편해 하지도 않는데
오히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엉뚱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그가 원하는 것도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닌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가 불편할 것이라 생각해서
배려한다고 내린 결론인데
그는 내가 생각하는만큼 불편하지도 않고
내가 내린 결론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실제 내 앞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지 못하고
내가 상상하는 사람과 대화합니다.
현실을 직면하기가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마저도
실제 있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쉽지는 않지만
오히려 서로에게 더 좋은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