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13.07.11 22:13

어느 수련자의 강론

조회 수 2297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이 은총은 한 번에 하나밖에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은총을 또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럴 때 사람이 행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은총을 계속 가지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은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은총을 버리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을 받는 것입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첫 번째 방법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을 처음에는 은총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지나면서 그 은총이 내가 이룩한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룩한 것에 집착하게 되고, 그것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 번째 방법을 택하라고 말합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다시 은총을 주실 것을 알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베네딕도 성인 축일인데, 우리 사부님이야기하기가 좀 그렇지만

오늘 복음은 사부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복음이었습니다.

첼라노 전기 1생애 1부 9장을 보면 프란치스코는 마티아 사도 축일날 이 말씀을 듣고

즉시 하느님의 영 안에서 기뻐 외쳤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 온 정성을 기울여 하고 싶어 하던 바다.

그리고 사부님은 환희에 넘쳐 자신이 방금 들은 영혼에 유익한 말을 완수하기 위해 서둘러 댔다.

 그리고 자기가 들은 바를 심혈을 기울여 이룩하는 데에 있어서 시간이 경과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부님은 왜 이 말씀을 듣고 이것을 실행하는데 시간이 경과하는 것을 참지 못했을까요?

사부님은 모든 것이 다 하느님에게서 왔음을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일을 해서 샀다고 생각하는 나의 집, 내가 돈을 벌어서 샀다고 생각하는 나의 옷, 먹을 것.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우리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만드신 그분에게서 왔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주관하는 것이 우리가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심을 알았고, 믿었던 것입니다.

 

청원소에서 무전여행을 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머리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전여행을 할 때 형제들은 우산을 챙기고, 비옷도 챙기고, 할 때 저는 아무것도 안 챙겼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베풀어 주시는데 비올 때 우산이나 비옷하나 못 챙겨주실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루 이틀은 좋았는데, 삼일째 되는 날 비가 엄청 왔습니다. 우산도 비옷도 없어서, 비를 엄청 맞았습니다.

 

비를 쫄딱 맞고, 어느 기사식당에서 밥을 얻어먹고 가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비가 오는데 어떻게 가냐면서 비옷도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떤 기사분께서 익산까지 차도 태워주시면서 만원까지 주셨습니다.

‘와! 하느님께서 나에게 모든 것을 베푸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든 생각은 이제 돈으로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이 있으니까 적어도 오늘 저녁 자는 것은 걱정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정이나 어디서 재워달라고 하고, 정 안되면 찜질방에 가서 자면 되지 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산에 도착해서 여러 군데 노인정에 들어가서 재워달라고 했지만 번번히 쫓겨났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당에 갔습니다.

성당에서 재워달라고 했지만 성당에서도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찜질방에 가서 자면 됐기 때문입니다.

 

성당까지 퇴짜를 맞으니 이제 밤이 되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만원을 들고 찜질방을 향했습니다.

그랬더니 찜질방에 이런 문구가 붙어있었습니다. 몇 일까지 내부 수리중, 쿵. 하고 주저앉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믿었던 찜질방마저 안 되니 밖에는 비도 오는데 잘 곳은 없고, 노숙을 해야 됐습니다.

그래서 갈 곳이 없어서 다시 성당으로 갔습니다. 성당에 갔더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화장실에 가보니 화장실 문이 열려 있어서 성당 화장실에서 비를 피하면서 잠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화장실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느님의 자비를 믿지 않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풀어 주신, 내가 가진 돈 만원을 믿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돈이 없었다면 정말 더 간절하게 재워달라고 청했을 텐데...

이렇게 무전여행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것임을 체험한 적이 있습니다.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가진 것들을 버려두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리며 살아가는 하루를 살아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아가다 2013.07.12 12:41:30
    지금 청원생님들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무전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 만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실 것을 굳세게 믿기를 기도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Sep

    연중 제 22 주일-물과 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누가 오르려 할까요? 자신이 낮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입니다. 낮은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이고 낮은 곳에 있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르려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르려 하는 사람은 ...
    Date2013.09.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29
    Read More
  2. No Image 31Aug

    연중 21주 토요일-나의 신관은?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모진 분이셔서”   주인에게 각기 다른 달란트를 받은 종들의 처신에 대한 오늘의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신관神觀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오늘 복음의 한 달란트 받은 사람처럼 하느님은 모...
    Date2013.08.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14
    Read More
  3. No Image 30Aug

    연중 21주 금요일-사랑의 슬기

    “하늘나라는 등불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다.”   비유란 것이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고 저렇게도 이해할 수 있어서, 그것이 묘미이기도 하지만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비유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참으로 ...
    Date2013.08.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165
    Read More
  4. No Image 29Aug

    침묵하는 손님들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마르 6,17-29) 오늘 교회는 세례자 요한의 수난을 기념한다. 그는 헤로데라는 당시 유다 지방의 사악하고 비겁한 영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요 한이 정의를 대변하는 인물이라면, 헤로데는 불의를 대변하는 자이며, 요한이 하...
    Date2013.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1919
    Read More
  5. No Image 29Aug

    세례자 요한 수난 기념-운명이란 있다

    “너는 그들 앞에서 떨지 마라. 그랬다가는 내가 너를 그들 앞에서 떨게 할 것이다.”   운명이란 있다? 조심스런 얘기지만 오늘은 운명이란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운명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아주 당차게 얘기하는 분도 있...
    Date2013.08.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5238
    Read More
  6. No Image 28Aug

    연중 21주 수요일-겉꾸밈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겉꾸밈>   겉꾸밈에 두 가지가 있습니다. 외모를 꾸미는 것, 소위 화장이나 옷차림이 그 하나이고, 자기 됨됨이를 위장하는 것, 위선이라고 일컫는 ...
    Date2013.08.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38
    Read More
  7. No Image 27Aug

    더 중요한 것들

    성녀 모니카 기념일(연중 제21 주간 화요일: 마테 23,23-26) 최근 개신교 모 교단에서 "십일조 헌금을 하지 않는 교인은 권리가 자동 중지"되게 하는 등 장로와 교인의 권리는 축소하면서, 목사에게만 유리한 헌법 개정을 추진하여 해당 교회 내외에서 비판을 ...
    Date2013.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신대건안드레아 Reply0 Views2240
    Read More
  8. No Image 27Aug

    연중 21주 화요일-무지에 대한 무지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을 읽다가 문득 의문이 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명색이 율법 학자인데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무시...
    Date2013.08.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44
    Read More
  9. No Image 26Aug

    연중 21주 월요일-하늘문은 여닫는 것은 우리가?

    “불행하여라.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버리기 때문이다.”   오늘과 내일의 복음은 주님께서 유대 지도자를 꾸짖으시는 내용입니다. 얼마나 호되게 꾸짖으시는지 이들과 같은 부류인 제가 사뭇 듣기 거북하고, 어떤 것은 너무하다...
    Date2013.08.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313
    Read More
  10. No Image 25Aug

    연중 제 21 주일-성당 문이 곧 천당 문은 아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오늘 복음은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구원 받을 사람은 적겠냐고 여쭈니 주님께서는 구원의 문은 좁으니 그리로 들어가려 애쓰라고 대답하시면서, 만일 구원의 문으로 들어가지 못한 어떤 사람이 주...
    Date2013.08.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4 Views370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0 681 682 683 684 685 686 687 688 689 ... 732 Next ›
/ 73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