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연중 제17 주간 수요일, 마테 13,44-46)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밭에 숨겨진 보물로서의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그 말씀을 묵상하면서 성경이야말로 정말 무궁무진한 보물이 뭍혀 있는 보물밭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비유의 이야기들은 때로는 정말 알아듣기 힘든 내용이라, 여러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바로 어제 복음 마테 13,37-38에서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다”라고 하셨다.
스스로 말씀하셨듯이 주님은 여기서 밭갈이 농부이시다.
따라서 오늘 비유에서 해주시는 말씀은 바로 농부이신 당신이 밭을 갈다가 발견하신 보물을 두고 하시는 말씀임을 생각할 수 있다. 세상이라는 밭을 열심히 갈던 농부 예수님은 "나"라는 보잘 것 없는 인간, 그러나 창조주 하느님께서 "좋구나" 하시면서 창조하신 귀한 인간,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인 인간을 발견하신다. 그리고는 "네가 바로 나의 보물이구나!" 하고 외치시고는 달려가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주고 내가 묻혀 있는 세상이라는 밭을 사신다.
당신의 고귀한 성체와 성혈로 속전(값)을 치르고 세상을 구하시지 않았는가!
이렇게 하여 하느님 나라가 다가 왔음을 몸소 당신 삶과 죽음 전체로서 드러내셨다.
나를 창조하신 후에 보시고는 "좋구나" 하신 하신 아버지처럼, 그분의 아들 그리스도께서는 나의 몸값으로 당신의 목숨을 바쳐 구해내시고는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네가 바로 나의 보물이다. 네가 바로 내가 비싼 값을 치르고 산 보물이다"하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렇게 아버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으로 나를 창조해 주셨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성혈을 바쳐 나를 구원해 주셨음에 기뻐하며 감사드리고 살아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이다. 또, 그러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나 또한 다른 이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바쳐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나라, 조금씩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커져 가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겠는가!
진정으로 감사드리는 신앙인이 되기로 하자. 농부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나를 세상이라는 밭에서 찾아내시고, 구해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