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공동체에도 성령께서 내려오실까?
내려오시면 우리는 성령으로 가득 찰까?
이것이 이번 성령 강림 대축일에 저에 대해 하는 성찰이고,
제가 우리 공동체들에 던지는 질문입니다.
나는 성령께서 나에게 내려오시길 바랄까?
우리 공동체는 성령께서 내려오시길 바라는 공동체일까?
우리는 영성 생활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고,
감히 영성 생활 공동체라고도 얘기합니다.
그런데 영성 생활이란 무엇입니까?
정신(spirit)을 사는 삶,
성령(Spirit)을 사는 삶이 아닙니까?
성인들 특히 프란치스코는 영을 많이 강조했고 성령으로 살았습니다.
육의 영(spirit of the flesh)이니 주님의 영(Spirit of the Lord)이니
기도와 헌신의 영(spirit of prayer and devotion)에 관하여 얘기했고,
영이 아니면 하느님 아버지도 성체 안의 주님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생애 중요한 순간마다 성령으로 깨달았고, 충만했고, 이끌렸습니다.
육의 영이나 심지어 악의 영에 이끌리는 우리와 그래서 달랐습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 육의 영 또는 더러운 영에 이끌립니다.
그래서 세상 욕망과 세상 욕심이 많고,
게라사의 더러운 영들처럼 이 세상을 더럽게 집착하여
돼지 떼 속에서라도 이 세상을 더럽게 집착합니다.
그래서 순례자와 나그네처럼 떠날 줄 알아야 하는데
훌훌 떠날 줄 모르고 더럽게 집착하고 안주합니다.
또 악의 영에 이끌려 하느님 나라를 거부하는 정도를 넘어 파괴합니다.
하느님의 자녀요 우리의 형제인 한 존재를 파괴하고,
교회를 파괴하고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일치의 정신 또는 사랑과 일치의 영은 아니 계시고,
미움과 분열과 파괴의 영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지 않으면 그렇게 됩니다.
집을 나왔던 악령이 다시 돌아와 보니 집은 깨끗이 비어 있었고,
그래서 일곱 마리의 악령을 더 데려왔다는 비유와 같은 겁니다.
육의 영과 악의 영이 우리를 차지하고 있기에
성령께서 머물 곳이 우리 안에 없기도 하지만
성령을 모셔 들이지 않았기에 육의 영과 악의 영이 설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을 갈망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을 갈망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치를 갈망해야 합니다.
육의 영과 악의 영은 증오해야 합니다.
우리의 분열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좋아하는 사람만 사랑하지 말아야 하고,
잘난 체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 프란치스코가 얘기하듯 덕이 악습을 몰아내게 해야 합니다.
“사랑과 지혜가 있는 곳에 두려움도 무지도 없습니다.
인내와 겸손이 있는 곳에 분노도 동요(動搖)도 없습니다.
기쁨과 더불어 가난이 있는 곳에 탐욕도 인색도 없습니다.
고요와 묵상이 있는 곳에 걱정도 방황도 없습니다.
자기 집을 지킴에 주님의 두려움이 있는 곳에 원수가 들어갈 곳이 없습니다.
자비와 신중함이 있는 곳에 지나침도 완고함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