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서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선 어머니를 부르십니다.
여기에서 어머니를 부르는 호칭인 '여인'은
요한복음 2장의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한 번 더 나타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는
요한복음에 나타나는 첫 번째 표징 이야기입니다.
거기에서 성모님의 역할이 두드러지는데
표징은 성모님의 역할로 시작됩니다.
잔치 맡은 이를 걱정하시는 그 마음은
이제 요한을 대표로 하는 교회를
걱정하시는 마음으로 옮겨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를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기십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성모님께서는
이제 당신을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스라엘 문화에서 여자는
누군가에게 속하는데
아버지, 남편 그리고 아들의 순서로
그 돌보는 사람이 바뀌어 갑니다.
결혼으로 요셉 성인이 돌보아 주셨지만
일찍 사별하신 듯 복음서에는
요셉 성인이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께서 돌보아 주셨지만
이제는 그것마저도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기십니다.
요한을 대표로 하는 교회는
성모님을 그렇게 어머니로 맡게 됩니다.
성모님과 요한을
새롭게 모자 관계로 엮어주시면서
성모님과 교회는
서로를 위한 관계를 시작합니다.
성모님께서는
교회를 위해 하느님께 말씀해주시고
교회는 과부가 되어 버림받게 될 성모님을
보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더 이상
우리가 성모님을 보호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역할은 이제
성모님이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더 넓게는 세상 안에 있는,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방향을 옮겨갑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성모님께
교회를 위해서
우리 각자를 위해서
하느님께 말씀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 관계 안에 머물 때
우리도 성모님의 자녀로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