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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그러나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어제는 주인의 오심을 깨어 기다리다가

주인의 지극한 사랑을 받는 행복한 종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다가

주인이 칭찬을 받는 행복한 종에 대한 얘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불충한 종에 대한 얘기도 곁들여 들려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종은 그저 종이 아닙니다.

주인과의 관계에서는 종이지만

다른 종들과의 관계에서는 윗사람이 되는 중간자입니다.

그러니까 주인의 집사로서 아랫사람을 잘 보살펴야 할 사람입니다.

 

이것은 “준비하고 있어라!”고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시자

베드로가 자기들에게만 하신 말씀인지 모두에게 하신 말씀인지 여쭙자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답하신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가로 말하면 대통령이고,

수도원으로 말하면 관구장이나 원장이며,

본당으로 말하면 본당 신부나 사목회장이고,

일반 단체로 말하면 단체장이며,

한 집안으로 말하면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저희 수련소로 말하면 수련장인 저인 것입니다.

 

제가 수련장인데 수련자들을 나의 수련자로 여기고

내 마음대로 하거나 내 마음에 드는 수련자가 되라고 요구한다면

하느님의 수련자를 저의 수련자로 만드는 것이지요.

 

한 집안의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를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라 마치 자기 자녀인 줄 생각한다면

신앙이 없는 다른 부모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자녀가 아니라 내 마음에 드는 자녀로 키운다면

아무리 자녀를 사랑한다 해도 복음의 불충한 집사처럼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한 본당의 본당신부와 한 나라의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와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하느님의 집사에 불과한데

자기의 신원을 잊어버리고 자신을 맨 위에 있는 사람으로 착각합니다.

 

이런 불충한 집사는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이 근본적으로 없어서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받들기보다는 자기 뜻을 받들게 하고

자기가 받들어 봉사해야할 신자와 국민이

오히려 자기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착각을 합니다.

 

또 하느님의 뜻과 다르면 얼마든지 자기가 반대 받을 수 있는 것인데도

누가 자기를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합니다.

그래서 반대자는 다 찍어내고 충성파만 옆에 득실거립니다.

 

지금 우리가 똑똑하게 보고 있고, 여기저기서 보고 있는 풍경이지요.

그런데 주님은 이런 불충한 종에 대해서 분명하게 경고하십니다.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하오니 주님, 저를 비롯하여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집사들이 자신이 당신의 집사일 뿐임을 망각치 말게 하시고,

진정 당신 뜻을 잘 받들어 당신의 백성을 잘 섬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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