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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어제는 한 형제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젊은 사람의 잘못된 행태랄까, 독특한 행태랄까

그 행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얘기를 다 들어보니 그것은 그 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하는 일반적인 행태였습니다.

말하자면 신세대의 행태인 것이지요.

 

어제 저와 대화를 나눈 그 형제는 저와 같은 세대인데

그 형제는 모르는데 나는 신세대와 현시대를 잘 알고 있다고

되지도 않는 만족감이랄까 흐뭇함(?)을 어제는 속으로 즐겼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고 하시는데

제가 현시대를 안다면 저는 이 시대를 풀이할 줄 아는 사람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는 이 시대를 아는 사람이라고 하자니 뭔가 찜찜합니다.

 

저는 지난여름 프란치스칸 수련자들 모임에 가서 시대정신을 역설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왜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내주셨고,

왜 새 교황이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프란치스칸들, 특히 젊은 프란치스칸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19세기 말 자본주의의 폐해가 너무도 심해 사회주의가 출현했을 때,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본가의 편을 들던 교회를 떠나 사회주의에 열광할 때

하느님께서 보내신 교황 레오 13세는 이 새로운 사태를 맞이하여

"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이라는 사회회칙을 내시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그 시대의 대안으로 내세우셨습니다.

프란치스코의 ‘가난, 작음, 형제애’ 영성을 시대정신으로 택하신 것이지요.

 

이제, 1980대 말 공산주의의 몰락과 사회주의의 퇴조와 함께

우리가 맞이한 신자유주의(Neo-liberalism) 시대도 그때와 비슷합니다.

아니, 그때보다 훨씬 더 시대상황이 나빠지고 가혹해졌습니다.

 

20%가 대부분의 부를 소유하고 80%가 가난으로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그때와 마찬가지로 있지만

극단적으로 개인주의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가 다른 사람보다 불행하거나 나만 불행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가난하지만 나만 가난한 것 같고,

다 고통스럽지만 나만 고통스러운 것 같으며,

홀로 고통을 감당해야 하며, 홀로 죽어야 합니다.

 

그러나 같이 가난하면 고통은 있어도 불행하지는 않고,

같이 고통을 당하면 사랑이 거기서 싹 트기에 오히려 행복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외로운 시대는 자신의 고통을 함께 나눌 사람을 요청하고,

이것이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요청이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문제는 이 시대의 정신에 제가 깨어있지 못하는 것이고,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어떤 시대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프란치스코는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 가운데로, 특히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수도원은 담장 안의 수도원이 아니라 세상이었고,

수도생활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시대의 정신에 깨어있지 못함은 이 시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수도원이 주는 안정을 깨지 않으려고 요청을 모르는 척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알지만 이 시대를 사랑하지 않는 저를 깊이 반성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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