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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3.12.20 17:01

어느 수련자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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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평화를 빕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일을 겪게 됩니다. 특히 어려운 일, 고난이 닥칠 때 더 그렇습니다. ‘왜 나에게 말도 안 되는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인가.’ 그럴 때마다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신세를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그 때가 바로 중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 말씀 중에서도 루카 복음 21장 28절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라는 말씀과 예수님의 수난 예고 때 베드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때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고 말씀하시며 꾸짖습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아무도 모릅니다. 죽음과 고통의 상징인 십자가가 구원의 가장 확실한 사건이 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참으로 오묘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일을 당할 때 오히려 우리는 믿음의 고개를 들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예수님 잉태 소식을 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눈에 보이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믿기 힘든 현실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 말씀에서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님의 믿음의 자세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으며 받아들이는 성모님의 태도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느님의 현존 앞에 보이는 첫 반응은 놀람입니다. 까마득히 높은 하느님과의 격차를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일 것 입니다. 그런데 성모님의 반응은 즉각적인 것으로 수선스럽거나 공포에 질린 모습이 아닙니다. 놀라면서도 ‘곰곰이 생각하였다.’는 성모님의 전형적인 모습은 수용적인 태도로 보입니다. ‘하느님이 나를 통해서 무슨 일을 하시려나?’ 이 태도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됩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남자를 모르지만 아이가 태어나리라는 충격적인 계시를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로 시사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하느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불가능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함께하시기 때문에 불가능이 없다는 믿음, 그러한 믿음을 성모님께서는 간직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러한 굳은 믿음을 간직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의 어머니, 천주의 모친”이라는 영적인 영예를 얻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러한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처녀인 마리아를 선택하시고 십자가를 선택하셨는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말도 안 되는’ 그런 일을 통해 하느님께서 어떤 일을 하시려는지 우리에게 보여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그 일에 대한 성모님의 대답은 그래서 중요한 응답이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응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 동료 전기 2장 6절을 보면 사부님께서도 아뿔리아로 가던 중 스뽈레또 근교(몬떼루꼬)에서 열병에 걸려 고통을 받는 체험을 하시며, 강렬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 환시를 듣게 됩니다. “누가 너를 보다 훌륭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겠느냐? 주인이겠느냐 아니면 종이겠느냐?” 라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그 뒤, 정신이 들자 이 환시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라고 나옵니다. 그저 꿈이나 환시가 ‘말도 안 되는 것’ 이라고 생각 할 것이 아니라, 성모님과 사부님의 모범을 따라 그 말씀을 곰곰이 생각하고, 이 말씀이 무엇일까 묵상하며 하느님의 뜻을 찾고 응답 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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