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3.29 22:35

사순 제4주일

조회 수 149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에서 눈먼 사람을 보게 됩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누구의 죄 때문에 저 사람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요한 9,2) 구약은 불행의 원인을 죄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질문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전혀 엉뚱합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 된 것이다." (9,3)

 제자들은 눈먼 사람을, 그의 불행을 죄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지만, 예수님은 한 인간, 그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하느님의 자녀로 바라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이기에, 그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기적을 본 사람들은 그를 바리사이들에게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바리사이들 역시, 사랑의 관점이 아닌 죄의 관점에서 그를 바라봅니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기에, 하느님의 계명을 어겼기에 그들의 눈에 예수님은 죄인으로 비춰졌고, 그 죄인이 행한 행동이기에,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실도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사랑의 관점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면, 우선 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축하해 주었을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아니 자신들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그가 거짓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그의 부모를 부릅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 역시, 유다인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의 관점을 포기합니다. 자신들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34절에 가서야 "그를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그는 보게 되기 전에도 죄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버림 받았고, 보게 된 이후에도 죄의 관점을 고집하는 이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버림받게 됩니다. 기적을 처음 본 사람들, 바리사이들, 심지어 그의 부모까지도 그를 자기 품에 안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잘 본다'(9,44)라고 말하는 이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그들은 죄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있습니다. 죄의 관점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너무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예수님께서는 눈먼 자가 되게 하려 하십니다. 그들이 사랑의 관점을 대할 때, 그들은 눈먼 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의 관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그들이기에, 사랑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고, 오히려 눈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위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내 곁의 사람을 사랑 받는, 그래서 사랑 받아야 할, 한 존재로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사람이 보이기에 앞서, 그 사람의 겉모습, 행동, 잘잘못을 먼저 보고 있습니까? 그 사람을, 그 사람 고유의 모습으로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 틀에 맞추어,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죄의 관점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한 명, 두 명, 우리 곁에서 그들을 내쫓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에는 내 주위에 아무도,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약함을 지닌 인간입니다. 죄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 기준선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죄의 관점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외톨이가 되는 지름길에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불행, 그 약함 속에서 하느님이 드러나심을 이야기 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의 정점은, 최악의 불행, 극도의 약함인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이고, 그것을 통해 하느님의 인간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기에 그 약함은 더 이상 불행이 아니고, 불행이 아니기에 죄의 관점으로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약함은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통로이기에, 우리는 사랑의 관점으로만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 그 약함을 견디어 내려 노력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 속에 있음을 알게 되는, 복된 사순 시기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Mar

    사순 2주 수요일-기대와 각오

    “보다시피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넘겨질 것이다.”   각오와 기대. 죽을 각오와 성취 기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주님과 제자들의 대비되는 마음가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
    Date2015.03.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92
    Read More
  2. No Image 03Mar

    사순 2주 화요일-회개, 과거로부터 지속되온 고집을 꺾음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을 따라 하지 마라.”   오늘 같은 말씀은 사제인 저에게 하시는 말씀이기도 한데  듣기에 거북하지요. 그래서 나에게가 아니고 다른 ...
    Date2015.03.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50
    Read More
  3. No Image 02Mar

    사순 2주 월요일-완전한 사람이 아니라 자비로운 사람

    지난 사순 1주 토요일 복음은 마태오복음으로서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루카복음으로서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입니다.   이는 “나, ...
    Date2015.03.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72
    Read More
  4. No Image 01Mar

    사순 제 2 주일-하느님과 인간의 상호 봉헌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 “당신의 친 아드님마저 아끼지 않고 우리를 위하여 내어 주셨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오늘 창세기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요구에 의해 ...
    Date2015.03.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231
    Read More
  5. No Image 28Feb

    사순 1주 토요일-은총으로 받아 은총으로 주는 사랑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늘 독서 신명기에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의 소유가 되고, 당신의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고 선언하시고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처럼 완...
    Date2015.02.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97
    Read More
  6. No Image 27Feb

    사순 1주 금요일-인생 역전

    오늘 독서를 보면 <그러나>가 두 번 나옵니다. “그러나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의인이 계속 의인이었다면 <그러나>란 말은 없었을 것이고 악인이 계속 악인이었어도 <그러나>...
    Date2015.0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22
    Read More
  7. No Image 26Feb

    사순 1주 목요일-외로움

      외로움.   오늘 묵상 주제를 외로움이라고 붙이면서 거룩한 외로움이라고 할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 여기저기 다 거룩함을 갖다 붙이면 식상할까도 싶고 뭐든 거룩한 것만 얘기하면 인간적인 외로움은 발 디딜 곳도 없다싶어 오늘은 그냥 외...
    Date2015.0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805
    Read More
  8. No Image 25Feb

    사순 1주 수요일-우리도 주님처럼 세대 한탄을 해도 될까?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 시대 사람들이 악하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악한 것이 그 시대뿐이겠습니까? 오늘 우리 세대는 악하지...
    Date2015.0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84
    Read More
  9. No Image 24Feb

    사순 1주 화요일-회개의 기도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오늘 독서와 복음의 가르침은 사순절의 3대 실천의 계속입니다. 어제그제의 단식, 자선에 이어 오늘...
    Date2015.02.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32
    Read More
  10. No Image 23Feb

    사순 1주 월요일-하느님이 되어 하느님인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인

    우리는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사순시기 동안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순시기의 3대 실천이라고 할 수도 있고, 회개생활의 3대 실천이라고 할 수도 있는, 바로 단식, 기도, 자선의 실천 말입니다.   ...
    Date2015.02.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56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51 652 653 654 655 656 657 658 659 660 ... 756 Next ›
/ 75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