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3.29 22:35

사순 제4주일

조회 수 1492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에서 눈먼 사람을 보게 됩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누구의 죄 때문에 저 사람은 눈먼 사람으로 태어났습니까?" (요한 9,2) 구약은 불행의 원인을 죄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질문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전혀 엉뚱합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 된 것이다." (9,3)

 제자들은 눈먼 사람을, 그의 불행을 죄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지만, 예수님은 한 인간, 그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하느님의 자녀로 바라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이기에, 그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기적을 본 사람들은 그를 바리사이들에게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바리사이들 역시, 사랑의 관점이 아닌 죄의 관점에서 그를 바라봅니다. 안식일을 지키지 않았기에, 하느님의 계명을 어겼기에 그들의 눈에 예수님은 죄인으로 비춰졌고, 그 죄인이 행한 행동이기에,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실도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사랑의 관점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면, 우선 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축하해 주었을 것입니다.

 유다인들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아니 자신들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그가 거짓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그의 부모를 부릅니다. 하지만 그의 부모 역시, 유다인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랑의 관점을 포기합니다. 자신들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고,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34절에 가서야 "그를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그는 보게 되기 전에도 죄인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버림 받았고, 보게 된 이후에도 죄의 관점을 고집하는 이들을 통해 다시 한 번 버림받게 됩니다. 기적을 처음 본 사람들, 바리사이들, 심지어 그의 부모까지도 그를 자기 품에 안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잘 본다'(9,44)라고 말하는 이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그들은 죄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있습니다. 죄의 관점에서 그들은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 너무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예수님께서는 눈먼 자가 되게 하려 하십니다. 그들이 사랑의 관점을 대할 때, 그들은 눈먼 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의 관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그들이기에, 사랑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고, 오히려 눈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위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내 곁의 사람을 사랑 받는, 그래서 사랑 받아야 할, 한 존재로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사람이 보이기에 앞서, 그 사람의 겉모습, 행동, 잘잘못을 먼저 보고 있습니까? 그 사람을, 그 사람 고유의 모습으로 보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 틀에 맞추어,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죄의 관점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한 명, 두 명, 우리 곁에서 그들을 내쫓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에는 내 주위에 아무도,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약함을 지닌 인간입니다. 죄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 기준선을 통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죄의 관점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외톨이가 되는 지름길에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불행, 그 약함 속에서 하느님이 드러나심을 이야기 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의 정점은, 최악의 불행, 극도의 약함인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이고, 그것을 통해 하느님의 인간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드러났습니다.

 그렇기에 그 약함은 더 이상 불행이 아니고, 불행이 아니기에 죄의 관점으로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약함은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통로이기에, 우리는 사랑의 관점으로만 그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 그 약함을 견디어 내려 노력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 속에 있음을 알게 되는, 복된 사순 시기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0Sep

    연중 23주 수요일-불행 불감증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불행하여라,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복음마다 특징이 있듯이 루카복음도 특징이 있습니다. 행복선언에 있어서도 루카복음은 다른 색깔을 갖고 있지요. 곧 행...
    Date2014.09.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78
    Read More
  2. No Image 09Sep

    연중 23주 화요일-오름과 내려옴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산으로 오르심과 산에서 내려오심.   주님께...
    Date2014.09.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53
    Read More
  3. No Image 08Sep

    한가위 명절-우리를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풍성한 수확...
    Date2014.09.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18
    Read More
  4. No Image 07Sep

    연중 제 23 주일-공멸하지 않으려거든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네가 어떻게 되든 나만 구원 받으면 되는 것인가? 그렇게 하고도 나는 구원 받을 수는 있는 것인가?   오늘 독서와 복음은 이런 ...
    Date2014.09.0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26
    Read More
  5. No Image 06Sep

    연중 제 23주일 -사랑은 충고의 완성-

    T.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충고를 합니다.   그러나 그 충고가 충고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에게 충고를 한다고 하지만   실은 그 사람에 대한 미운마음이나   이기적인 생각들, 그리고 오해에서 나오는   ...
    Date2014.09.06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1150
    Read More
  6. No Image 06Sep

    연중 제23주일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기도에 대해서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이야기 합니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
    Date2014.09.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743
    Read More
  7. No Image 06Sep

    연중 22주 토요일-상을 차려주시는 주님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일이다.”   이 말씀은 두 가지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안식일의 주인이 아니라 주님께서 그 주인이라는 뜻과 안식일이 사람의 주인이 아니라 사람이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의 의...
    Date2014.09.0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929
    Read More
  8. No Image 05Sep

    연중 22주 금요일-피흘림과 무두질이 요구되는 새 부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주님의 제자들이 왜 자기들이나 요한의 제자들처럼 단...
    Date2014.09.0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08
    Read More
  9. No Image 04Sep

    연중 22주 목요일-우리가 하느님 체험을 하려면

    오늘 복음은 주님의 첫 제자들이 부르심을 받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첫 제자, 그중에서도 시몬 베드로가 주님체험을 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우리의 주님체험을 위해 오늘 복음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루카복음에 의하면 시몬 베드로는 ...
    Date2014.09.0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94
    Read More
  10. No Image 03Sep

    연중 22주 수요일-사랑의 재생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
    Date2014.09.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5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53 654 655 656 657 658 659 660 661 662 ... 739 Next ›
/ 73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