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말씀나누기
김명겸요한 2014.08.17 04:57

연중 제20주일

조회 수 1130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자비를 청하는 부인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녀들'이란 '이스라엘 백성'을 의미하고, '강아지들'이란 '이방인들', 이스라엘 백성이 아닌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오늘 복음의 배경은 티로와 시돈 지방이고, 그 부인은 가나안 출신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눈에 그들은 선택에서 제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강아지'라는 표현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듣기에 그리 어색한 표현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해 파견되었다는 말씀에도, 여자의 청에 대한 거부의 표현에도, 여자는 물러나지 않습니다. 급기야 '강아지'라는 표현에도, 어찌 보면 여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표현에도, 여자는 물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비를 청합니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요? 예수님은 그것을 '믿음'이라고 표현하고 계십니다.


 자존심.

 우리의 자존심을 지탱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무엇으로 기를 펴고 살아갑니까?

 먼저,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갑에 돈이 없이 사람을 만나러 나가기가 쉽지 않고,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 앞에서 왠지 내 모습은 왜소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작은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 이상 그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명예가 그렇습니다. 사회의 직책, 학위 등이 나를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박사라는 이름으로 남들 앞에 섰을 때,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느껴집니다.

 거기에 덧붙여, 나이가 있습니다. 내가 너보다 나이가 더 많다면, 나이가 적은 사람을 쉽게 무시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너를 무시하면서, 내가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과연, 돈, 명예, 나이 등이 우리의 자존심을 지탱해 줄 수 있을까요? 물론 전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자존심의 전부를 지탱해 줄 수 없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높아진 자존심은, 돈이 많기 때문에, 직책이 높기 때문에, 혹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높아진 자존심은, 인간의 힘에 의해 언젠가는 다시 낮추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자존심은, 인간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인간 밖의 그 무엇에서 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가나안 부인은 무엇 때문에 자존심의 상처에도 자비를 청할 수 있었을까요? 청하면 들어주실 것이라는 믿음, 사람들은 아니라고 해도, 하느님 자녀로서 아버지께 청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즉, 나 자신이 하느님의 자녀라고 믿는다면, 그 누가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그것은 부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 자녀라는 지위는, 내가 가진 돈이 많던 적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던 낮던,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이, 항상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자녀라는 지위는 무엇을 뜻할까요? 하느님의 사랑 받는 자녀로서, 하느님께서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우리의 어려움, 우리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려 은총을 내려주심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은총은, 우리가 청하고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가나안 부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신 것처럼, 우리 안에서 충만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위대하신 신이듯, 그 신을 아버지로 모시는 우리 또한 위대한 존재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갖는 우리의 존엄성은 무시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천대받고, 모욕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것을 통해 우울증이 오고, 심지어는 자살까지 감행하는 사람도 적지 앖습니다.

 하지만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 하느님의 자녀라는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 그 사실을 기억하면서, 당당하게, 축 처진 어깨를 쭉 펴고 오늘 하루도 살아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1Sep

    연중 제 25 주일-우리의 생각과 너무 다른 하느님

    “내 것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오늘 주일의 주제는 오늘 미사 본기도가 잘 요약한 것 같습니다. 본기도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의로우신 아버지, 늦게 온 일꾼이나 일찍 온 ...
    Date2014.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818
    Read More
  2. No Image 21Sep

    연중 제25주일

     오늘의 비유는 정당함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듯합니다. 품삯을 받는 것에 있어서, 한 시간 일 한 사람에게나 하루 종일 일 한 사람에게나 밭 임자는 똑같이 한 데나리온을 주었습니다. 처음부터 일 한 사람들은 적어도 9시 이전에 왔을 것이고, 저녁 6시까지...
    Date2014.09.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755
    Read More
  3. No Image 20Sep

    한국 순교자 대축일-기억에서 실천으로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저희 수도원에서는 성월 기도를 바치고, 이번에 시복된 복자들의 생애를 매일 한 분씩 읽고 있습니다. 성월기도는 하느님의 종 최양업 신부님과 동료 125위의 시복시성 기도인데 이번에 이 기도를 바치며 문득 이런 생각들이 들...
    Date2014.09.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75
    Read More
  4. No Image 19Sep

    연중 24주 금요일-어느 수련자의 강론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한 사람들은 서로 싸우지도, 남의 험담을 하지 않습니다. 모함하지도 않고 공동체를 분열 시키지도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움직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사랑하기도 했겠지만 하느님을 사랑했기에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하느님...
    Date2014.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982
    Read More
  5. No Image 19Sep

    연중 24주 금요일-구원 사업에 협력한 여인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루카복음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소외자들에 대한 주님의 사랑을 강조하지요. 그래서 다른 복음에는 없는 얘기들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들려주...
    Date2014.09.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85
    Read More
  6. No Image 18Sep

    연중 24주 목요일-햇빛에 너는 빨래처럼 우리의 죄도

    "이 여자는 많은 죄를 용서 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오늘 복음은 뜻밖의 상황을 전해줍니다. 하나는 바리사이가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하여 식사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죄녀가 ...
    Date2014.09.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09
    Read More
  7. No Image 17Sep

    프란치스코의 오상 축일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써 세상은 나에 대해서 죽었고 나는 세상에 대해 죽었습니다."     인간적으로만 보면 상처를 받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며 그러므로 상처를 받았다면 가능한 빨리 치유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 상...
    Date2014.09.1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2220
    Read More
  8. No Image 16Sep

    연중 24주 화요일-주님은 공동체의 기도를 들어주신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고 말하였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돌고돌아 드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느님은 어떤 기도는 들어주시고, 어떤 기도는 안 들어...
    Date2014.09.1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547
    Read More
  9. No Image 15Sep

    고통의 성모 축일-성모 마리아와 같은 공감 능력을.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가 서 계셨다.”   이번 고통의 성모 마리아 축일에는 세월호 희생자 어머니들을 생각합니다. 이들이 성모 마리아이고, 성모 마리아가 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께서 저 대신 이...
    Date2014.09.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777
    Read More
  10. No Image 14Sep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어서 무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어느 한 순간 고통이 아닌 순간이 없습니다. 물론 삶의 고통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행복한 기억보다는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더 ...
    Date2014.09.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17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37 638 639 640 641 642 643 644 645 646 ... 725 Next ›
/ 72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